요즘 코로나 때문에 여유 시간이 다들 있으시리라. 초/중/고교도 그렇고, 많은 나라의 대학에서도 등 떠밀려 온라인 강의를 한다. 내가 속한 학교도 이번 학기는 온라인으로 전체 수업 및 시험을 대체하기로 했다. 여러분의 여유 시간을 위해 내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교육 사이트들을 소개할까 한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사이트들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유튜브 채널이나 코세라 등 유명한 온라인 교육 사이트는 아니다. 그보다는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학부 및 대학원 수준에 해당하는 사이트들이다. 이 사이트들은 특정 학문을 대학교 수준으로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거나, 관련 전공을 한 학부/대학원생에게 유용할 것이다.
1. Yale Open University
예일대학교에서 운영했던 사이트다. ‘했던’이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관련 강의가 2011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이트를 가장 처음 언급한 이유는, 비록 얼마 되지는 않지만 과목마다 실제 수업과 이에 준하는 양질의 콘텐츠 및 보조자료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목들이 한 학기 전체를 기준으로 짜여 있고, 실제 학기 수업을 녹화한 형태인지라, 끝까지 듣는 것 자체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끝까지 듣고 나면 정말 많이 남는다.
경제학과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론 수업이다. 게임이론의 기초부터 특수한 형태의 게임(Duel Game, Voting Game)을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과목이다. 이 과목을 보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말을 실로 실감할 것이다. 내가 게임이론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하던 시절, 이 강의를 듣고 탐구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최근 논문으로 등재된 블록체인 점령게임(Blockchain Govenance Game) 역시 이 과목을 들은 이후 만들어진 이론이다.
신약성경 Introduction to the New Testament History and Literature
종교학과 1학년 교양수업이다. 신약성경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객관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다. 특히 이 과목은 국내 목사님들께 강력하게 추천해 드리는 과목이기도 하다. 신학은 “학문”으로서의 관점보다는 “종교”로서의 관점이 더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이 학문(역사 및 문학)으로서의 관점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종교적인 관점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사실들을 다수 포함하기에, 아직 종교적 믿음과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초심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는 주제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신앙관과 역사적 사실을 잘 전달해야 할 목사님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 드리는 과목이다. 혹은 종교적 믿음과는 별도로 학문적 호기심이 충만한 이들에게 흥미진진한 수업이 될 것이다. 이 과목 또한 실제 수업을 녹화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1학기 분량으로 되어 있다. 끝까지 들을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 성경 용어에 익숙한 이들은 영어로 된 용어들이 생소할 수도 있기에 조금 더 버거울 수도 있다.
구약성경 Introduction to the Old Testament
신약성경과 마찬가지로 종교학과 1학년 교양과정으로 개설된 과목이다. 구약성경 특히, 그중에 모세 5경을 주로 다룬다. 조건은 신약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충격적인 내용이 많기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 중 성경, 특히 구약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이들에게는 다소, 아니 무척 불편할 수 있다.
강의 때도 교수가 언급하지만, 성경의 신학적 접근과 학문적(역사적/문학적) 접근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이 강좌 역시 목사님들이나 신학을 전공한 전도사님들께 강력히 추천 드리는 과목이다. 우리나라 신학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 물론 늘 그렇듯이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2. MIT OpenCourseware
그 유명한 MIT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좌 사이트이다. 거의 모든 과목에 걸쳐 학부/대학원생 수준의 강좌를 제공한다. 2019년 것들도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보아 지금까지도 업데이트하는 사이트다. 공대답게 다양한 STEM 과목을 제공한다. 특히 학부 수준의 수학이나 물리를 공부해보고 싶은 이들은 이 사이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Sloan MBA의 수업들도 제공이 되는데, MBA에 관심이 있는 이들 또한 양질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다.
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같은 과목이라도 연도별로 오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같은 과목이더라도 여러 교수의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가 있다. 다만 열린 과목이 많은 대신 모든 과목이 동영상 수업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많은 과목은 동영상 수업이 없이, 수업자료(Lecture Note) 및 보조자료(Supplimentary documents)만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동영상이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일부 토픽으로만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 점은 감안하고 원하는 과목을 찾아야 한다. 여기의 과목 또한 한 학기 수업을 기준으로 하기에 완전히 끝내려면 여전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전공하려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다. 비단 인공지능뿐 아니라 물리나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이는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과목에는 다양한 수학적 개념이 등장한다. 자연/공학 계통을 전공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볼 만한 과목이다. 혹시 선형대수에 나오는 수학적 개념이 궁금한 이들은 3Blue1Brown의 선형대수학을 참조하시라.
고전역학은 물리학을 전공한 학생이면 반드시 들어야 하는 2학년 1학기 과목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학은 기계공학 및 건축(토목) 과목의 기초가 된다. 하지만, 공학을 전공한 이가 고전 역학 자체를 배우는 경우는 드문데, 기계공학이나 건축 등에는 빠져 있는 운동에 관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3. 유튜브에 있는 강좌들
위에 언급한 사이트는 대학교 1학기 준하는 강좌를 들을 수 있는 무료 사이트들이다. 그 외에도 양질의 사이트가 많지만 대부분 유료다. 그럼에도 유료 사이트조차 특정 주제에 대한 짧은 강좌 형태의 무료 강좌를 제공한다. 특정 주제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이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부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짧은 강좌 형태로 된 유튜브 채널을 몇 군데 소개한다. 일반인 대상 강좌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위에 언급한 3Blue1Brown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일 것이다. 특히 초/중/고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라면 반드시 추천한다.
또 추천하는 곳은 스탠퍼드대학교의 유튜브 채널이다. 스탠퍼드대학의 경우, 온라인 과정을 아예 학위 내지는 인증 과정으로 진행한다. 그렇기에 한 학기에 준하는 형태로 들으려면 돈을 내거나 학위 등록을 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에는 이 과정 중 일부를 짧은 과정 형태로 제공한다. 아래는 스탠퍼드에서 제공하는 10세션짜리 고전역학(Classical Mechanics) 강좌다.
최근 재미있게 보는 국내 교육 채널은 니나 채널(Nina’s Life School)이다. 한국인에게 영어는 언제나 인기 있는 교육 콘텐츠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조금만 검색을 해봐도 수많은 교육 채널들이 뜬다. 물론, 사람마다 수준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르기에 선호하는 것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맞는 채널을 보면 된다. 내가 이 채널을 선호하는 이유는 영어에서 생기는 어감의 차이를 한국어로 가장 잘 설명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채널 강사의 정확한 배경은 모르겠지만, (배운) 한국말을 잘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어 또한 별도로 공부를 했다는 느낌도 있다. 물론, 그냥 내 느낌일 수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다음 주 사실상 모든 학기가 마무리가 되기에 나에게도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내가 심심할 때마다 들렸던 Yale Open University에서 듣다가 포기했던 과목을 다시 들을까 생각 중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창궐하는 요즘 많은 비즈니스와 생활이 나쁜 면으로 영향을 받게 되었지만, 이런 절대적인 상황이 아니었으면 시도해보기조차 불가능했던 많은 변화가 좋은 면으로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간들은 또 이렇게 적응을 할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원문: Amang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