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범죄가 범죄이다 보니 운영자라고 불린 놈들은 기본이 구속이고, 형사사건 변호사료로 기본 3,000–5,000만 원 이상 소요되기 시작하면 집안은 박살 날 것이고, 미성년자 대상 범죄에 다수가 엮였기에… 사선 변호사가 포기해서 국선 변호사가 변호하면 거의 법정 최고형량의 1.5배까지 두들겨 맞을 것이고, 민사소송은 죽기 전에 빚이 얼마나 될지 알 수는 있을까.
설령 나중에 감옥에서 나오더라도 기초생활수급자 통과도 어렵고 성범죄자 조회에 걸릴 게 뻔해서… 중년이나 노년의 남성이 반려자, 가족, 친지, 친구에게 버림받고, 종교단체에 구원을 청할 수도 없다면 삶에 남은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뭐 그리 열 낼 게 있나 싶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남의 일이니까. 그런데 주범은 빼고, 나머지 범죄자들에 대한 연결고리가 하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노골적으로 범죄행위가 포함된 일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분노에 앞서, 이런 일을 계획하고, 돈을 지불하는 인간들에 대한 마음 속이라든지 동기 따위는 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범죄자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 하지만 이들이 표출한 행동을 되짚어 볼 때,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합니다.
- 대놓고 밝힐 수 없는 일이다.
- 서로가 서로를 알고 싶지 않아 한다.
- 150만 원이란 돈은 큰돈이 맞다.
- 단번에 지불하기에는 큰돈이기에, 유사 경험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2. 너무 많다
오늘 오후 내내 26만 명이란 사람 숫자가 너무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범죄는 미국이나 타국에서는 영상 파일의 존재 자체만으로 무기징역형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방을 여러 개 파서 누적 합계가 26만 명이고, 실제로는 2–3만 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사라는 놈이 노골적으로 신상정보를 수집했다는 것도. 그러면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될 수 있을 겁니다.
3. 아마 전부 같은 피의자일지도 모른다
손정우가 운영한 다크웹 기반 아동 불법 촬영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elcome2Video, W2V)는 128만 명의 범죄자가 얽힌 것으로 압니다.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더 처벌을 못 하고, 신상 공개도 못 하고, 원칙적으로는 미국 같은 곳에 보낼 수도 없다는 점에서 화낼 요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면, 여기에서도 돈을 내면서 영상을 구하려고 했던 놈들이 걸리지 않았다면, 다른 곳에서도 영상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아마 개인적인 추측일지 모르겠지만… 3만 명이든, 26만 명이든 범죄와 직접적으로 대화방에 알음알음 접근하는 건 굉장히 느릴 것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정보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을 겁니다.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알 아마 그 커뮤니티. 이를 통해 한국에서 컴퓨터 이용이 가능한 소아성애자 같은 범죄자는 거의 다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W2V만으로 만족했을 리가 없으니까 N번방을 찾았을 가능성도 높고, 박사를 찾았을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겁니다. 한 번이면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세 번이면 진짜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수익으로 역추적하는 멤버 수
일반적인 서비스 구성에서도 유료 과금까지 가는 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 친구들과 먹는 술값 4–5만 원은 쉽사리 지불해도 게임 아이템 1,000원은 쉽사리 지불 못 하는 게 사람입니다. 10–150만 원 가입비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범죄 수익이 4억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합니다.
보통은 코어 유저가 80% 정도 과금하기 마련인데, 50%까지 낮춰서 생각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200명 정도가 과금을 많이 하는 코어 멤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W2V의 한국인 멤버 숫자와 비슷한 수준일 겁니다. 제 버릇 못 잊은 동일 멤버이거나, 저런 범죄자도 저 코어 멤버 이상은 관리하기도 어렵고, 수익을 내는 것을 두려워했을지 모릅니다.
마치며
이 사건은 수많은 여성을 협박한 그 자체로도 심각하지만, 무엇보다 미성년자라는 단어가 나올 때부터 이미 용서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런저런 추적이 너무 잘되어서 일반 도둑이 전멸한 무시무시한 경찰국가니까. 여자아이들은 ‘스폰알바’란 것에 걸린 것이고, 남자아이들은 ‘몸캠피싱’이란 걸로 걸립니다.
남자든 여자든 아이들 이용하려는 범죄자는 세상에 차고 넘칩니다. 아이들 이용하려는 범죄자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이런 걸로 성별 투쟁을 한다면, 그건 심연으로 빠져드는 지름길입니다. 안 그래도 증오해야 마땅할 범죄자 숫자가 차고 넘치는데, 뭐 하러 애꿎은 사람들까지 끼워 싸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