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요’ 의도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이미 상대방의 머리에는 그림이 그려졌다.
– 박신영 이사
좋은 것, 멋진 것 말로는 쉽다. 하지만 대화에서 내가 의도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내가 중심이 되어선 안된다. 상대방의 머리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고민해야 한다.
일본 환경 장관은 최근 큰 논란에 휩싸였다. 환경단체가 개최한 행사에서 한 그의 발언이 논란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 Fun하고 Cool하고 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
기자들이 “그게 대체 어떤 대처냐”고 묻자 그는 답했다.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 촌스러운 설명은 필요 없다.
이게 뭔소리야
장관의 무책임한 대답은 많은 논란이 되었다. 장관의 머릿속에는 섹시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상대방의 머리에는 무책임이 그려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그림을 상대방의 머리에 그릴 수 있을까?
내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감정싸움이 벌어지면,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멈춰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지만,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상대방보다 내가 해야 할 말을 하겠다는 ‘나 중심적’인 대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으로 알겠지만, 싸움에서 내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고 했도 전혀 소용이 없다.
‘근데’와 ‘그리고’
- 너무 좋아! ‘근데’ 이 부분은 아닌 거 같아.
- 너무 좋아! ‘그리고’ 이 부분만 수정하면 더 완벽해질 것 같아.
2개의 문장 모두 지금 상태로는 부족하고 조금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같은 의도를 가진 말이라고 해도, 상대방의 머리에 그려지는 그림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 ‘근데’를 쓰면 ‘이 부분은 아닌 거 같아’가 확대된다.
- ‘그리고’를 쓰면 ‘더 완벽해질 것 같아’를 부각한다.
학창 시절에 ‘근데 그거는 좀’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뭔가 말하려는 사람에게 저 말로 태클을 걸었다. 시작은 장난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 말만 들어도 힘이 빠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섣부른 단어 선택이 상대방의 머리에 다른 그림을 그려낸다. 내 의도대로 사람을 유도하고 싶은가? 내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단어를 선택해 보자.
원문: 마인드샤워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