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면 음료를 알 수 있다. 아, 모델 이야기다.
우리는 광고의 바닷속에 산다. 매일 같이 쏟아지고 변화하는 음료 광고 속에서 한결같음을 유지하는 음료 모델이 존재한다. 너무 오래 보다 보니 이 사람이 음료를 광고하는지, 음료가 이 사람을 광고하는지 모를 정도. 이들은 그냥 인간 카누, 인간 맥심, 인간 티오피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오늘 마시즘은 ‘음료가 곧 나이자, 내가 곧 음료인’ 음료일체의 상태! 음료계의 장수모델 순위를 알아본다.
13. 트와이스 X 포카리스웨트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포카리 모델을 떠올리면 그 사람의 나이대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혜수, 고현정, 심은하, 한지민, 손예진, 이연희, 박신혜, 김소현 등 당대의 청순 스타가 포카리스웨트의 모델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새 역사를 쓰는 ‘포카리스웨트’ 모델은 ‘트와이스(26대)’다. 기존의 모델들보다 더 발랄해진 것 또한 변화다. 광고만 보았는데도 포카리스웨트를 마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
12. 박보검 X 코카콜라
2020년이 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함께하기로 발표가 났다. 배우 ‘박보검’과 ‘코카콜라’의 이야기다.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코카콜라처럼, 박보검 역시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세상에. 인성부터 연기력, 그 모든 장점보다 더 위에 있는 빛나는 외모까지 코카콜라와 가장 가까운 남자. 박콜라(죄송합니다)의 활약을 올해도 기대해본다.
11. 박보영 X 토레타
드라마 도깨비의 신스틸러(?) ‘토레타’. 토레타의 광고모델은 로코퀸 ‘박보영’이다. 비슷한 계열의 수분 보충 음료인 포카리스웨트가 청순하고 청량한 느낌이라면, 토레타는 맑고 싱그러운 느낌이랄까? 함께한 지 어느덧 4년. 올해도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얼굴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토레타 말고 박보영…)
10. 아이유 X 참이슬
이미 너무나 대단한 가수 ‘아이유’에게는 이런저런 기록이 많이 있지만, 이영애, 김태희, 김아중, 이민정을 제치고 ‘역대 최장수 참이슬 모델’이라는 기록을 가졌다. 1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는 주류 모델을 아이유는 4년을 했다(현재는 아이린이다). 참이슬은 아이유와 계약 종료가 아쉬웠는지 아이유와 함께한 1,440일의 기록을 헌정 영상으로 만들고, 소주병 모양의 감사패까지 주는 등 감사를 표했다.
9. 이효리 X 처음처럼
하지만 주류 브랜드 전체를 보았을 때 ‘역대 최장수 모델’은 ‘이효리’와 ‘처음처럼’이다. 처음처럼의 시작을 함께하고 성장을 이끈 개국공신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며, 5년 동안 8번의 계약을 했다. 당시 신입이었던 처음처럼이 효리주, 회오리주로 불리며 주당들의 사랑을 받았다. 솔직히 이 정도면 처음처럼 평생 무료권 같은 것을 줘야 하는 게 아닐까.
8. 수지 X 비타500
현 처음처럼의 모델인 ‘수지’는 과거에 ‘비타500’을 상징하는 모델이었다. 2001년에 탄생한 비타500은 일찌감치 많은 스타를 광고모델로 삼았는데 비, 이효리,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을 거치며 ‘최애의 얼굴을 모으기 위해 비타500을 산다’는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국민 여동생이었던 수지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비타500의 모델을 하며 활력 넘치는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7. 송혜교 X 아이시스
삼다수와 아이시스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바로 패셔너블(?)하다는 것이다. 핑크빛 디자인도 그렇지만 역시 모델인 ‘송혜교’의 이미지가 크다. 단지 물 광고인데 이게 물 광고인지, 화보인지, 뷰티 광고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어느덧 ‘아이시스8.0’의 브랜드 이미지가 되었다. 그나저나 6년 동안 아이시스8.0 모델이었다는데 그녀는 변한 것이 없고 나는 왜… 어째서…
6. 김연아 X 맥심 화이트 골드
‘김연아’는 이미 여러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광고 모델. 그중 ‘맥심 화이트 골드’는 2012년부터 김연아와 오랫동안 동행하는 브랜드다. 사실 맥심 화이트 골드라는 이름보다 ‘연아커피’로 더 많이 불리기도 했다. 출시 첫해에 김연아의 힘을 받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다음 해에는 2,000억 원으로 돌파하면서 흥행의 트리플 악셀을 보여줬다. 맥심 화이트 골드에 이어 강원 평창수 모델도 론칭 때부터 함께했다고 하니, 괜히 연느님이 아니다.
5. 공유 X 카누
인스턴트커피의 새로운 2막. 카누의 개국공신(?), 그리고 인간 카누! ‘공유’는 카누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 이미지를 두고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이제는 공유 자체가 커피계의 거장이 된 느낌이다. 함께한 지 8년이나 되었지만 ‘2019년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광고모델’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로 선정되는 등 열기가 식지 않는다. 체감이 돼. 우리 엄마, 누나, 여동생이 다 좋아하거든.
4. 김태희 X 프렌치카페
연아커피의 라이벌 태희커피. ‘프렌치카페’ 커피믹스의 얼굴은 다름 아닌 ‘김태희’다. 그녀가 나온 영화 〈중천〉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프렌치카페 광고들은 아주 대단했다. 보통 커피 브랜드의 모델은 배우의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가는데 프렌치카페 광고에서 김태희는 청순하기도 했다, 도발적이기도 했다가 이미지 변신도 참 많이 했다. 뭘 해도 장르가 김태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3. 원빈 X TOP
보통의 연예인들이 커피 모델이라면, 원빈은 TOP다. 그는 2008년 TOP의 시작과 함께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원빈은 30살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너무 멋지고. 왜 똑같이 생긴 음료인데 원빈이 들고 마시면 멋있는데, 내가 들고 마시면 예비군 수통이 되는지 13년째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아는데… 모를게요.
2. 이나영 X 맥심 모카 골드
그런 원빈도 ‘이나영’ 앞에서는 아직 부족하다. 2000년부터 20년 동안 맥심 모카 골드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짧게는 6개월 단위로 계약하고 또 바뀌는 음료 시장에서 20년을 같은 브랜드 모델이라니. 연금이 나올 것만 같은 계약 기간이다. 생각해보니 원빈과 이나영은 부부다. 둘은 그럼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면 무엇을 사서 마실까?
1. 안성기 X 맥심
부동의 음료 광고모델 1위는 바로 ‘안성기’ 선생님이다. 1983년부터 동서식품 맥심 모델을 36년간 하고 있다(올해도 하면 37년). 맥심은 물론, 맥스웰하우스, 프리마 등 브랜드의 전반의 이미지를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커피를 좋아하고, 맥심만 마신다고 한다. 선생님의 “커피는 맥심이지”란 말씀은 단순한 광고 카피가 아닌 삶의 가르침이었던 것이다.
사람을 보면 그 음료의 맛과 분위기가 연상된다
한 브랜드의 모델을 선정하는 것은 단순히 ‘인기도’나 ‘유행어’로 결정이 나는 것이 아니다(물론 결정 나기도 하지만 빨리 바뀐다). 음료 브랜드의 맛과 분위기, 즐겼으면 하는 장소와 감정을 가진 모델을 찾는 것이 ‘음료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푸는 것’에 도움이 된다. 광고를 본다고 음료의 맛을 볼 수는 없지만, 어떤 느낌을 전달하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원빈이나 공유와는 종을 다르게 구분해야 할 것 같은(?) 우리지만, 마시는 음료에 따라서 이 사람의 분위기를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음료를 추측할 수도 있다. 광고 속에 나오는 모델은 아니지만 우리는 어떤 음료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일까?
원문: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