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이라는 과제
3년 전 「100퍼센트의 규칙」이라는 글을 발행했다. 수지 무어(Susie Moore)의 「The 100-Percent Rule」이라는 글을 번역하고 내 생각을 짧게 달아 브런치에 공유한 글이었다.
이 글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그중 “하나에 100% 전념할 수 없는 환경에서 한 가지 일이 아닌 두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할 경우에 대해서도 글로 다루어 주면 좋겠다”(@Yooni Kim)는 제안과 “가정과 일, 이 두 가지 때문에 어느 것도 100%가 될 수 없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재수)이라는 고백이 있다.
두 댓글을 보니 이 전에 「지속을 방해하는 2가지 착각」에서 다룬 적 있었던 에밀리에 왑닉(Emilie Wapnick)이라는 작가가 떠오른다.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온 「How to Multitask Effectively as a Multipotentialite」이라는 글을 소개하며, 하나가 아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나와 같은) 당신과 댓글로 제안해주신 독자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멀티태스킹은 주로 나쁜 평을 받는다. 비효율적인 데다 한 가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을 테니 그저 하지 말라는 조언 같은 소리. 대체 멀티태스킹이 무엇이관데 이런 홀대를 받는 걸까? 그리고, 멀티태스킹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으로 다시 구성될 순 없는 걸까?
잠깐, 멀티태스킹이 존재하기나 하나?
멀티태스킹이 무엇인가? 사실 우리가 멀티태스킹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떤 일에 소요되는 기간에 달려 있다. 만약 우리가 두 가지 일을 1년 안에 해내야 한다면, 이것이 멀티태스킹일까? 그렇다면 1주는? 아님, 1시간이나 1초는 어떤가? 부여하는 의미 나름이다.
나는 아침 시간 동안 다섯 가지의 활동을 하는 것을 멀티태스킹이라 부르겠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나는 한순간에 한 가지 활동밖에 할 수 없다. 컴퓨터도 한 번에 음악과 비디오를 재생하고, 웹사이트를 로딩하며, 숫자 계산을 할 수 없다. 현실은, 각 활동이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연속적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보이는 이유는 컴퓨터의 프로세서가 이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며 이것에서 저것으로 재빨리 전환하기 때문이다. 규칙을 중요시하는 나와 같은 친구들은 다중 코어 프로세서야말로 동시에 한 가지 이상의 과제를 처리하는 것이지 않으냐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다중 코어 프로세서야말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증명해준다. 우리는 멀티태스크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개의 두뇌를 가진 특별한 하드웨어를 개발했어야만 했다! 두뇌는 의식적으로 하나의 시간에 한 가지의 일만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친구들. 우리의 뇌는 숨 쉬는 것과 심장 박동을 처리한다.
그렇지만 나는 바로 이것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가 멀티태스킹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저 재빠른 과제 사이의 전환이다. 이것은 중요하고 유용한 기술이다. 다른 사람들이 여러 활동 사이에서 고생하는 동안, 멀티태스킹을 더 잘하는 사람들은 한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더 빠르게 옮겨간다.
하루의 리듬을 만든다
만약 우리가 멀티태스킹 대신 하루 안에 끝내야 하는 일거리들을 신중히 고르고, 그 일거리들을 서로 교체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어떨까? 리듬이라고 생각해보자. 한 시간은 이 일을 하고, 다음 한 시간은 저 일을 한다. 혹은, 포모도로 스타일로, 5분은 이 일을 하고 30분은 다음 일을 하는 것.
최근 들어 나는 나의 근무일을 내가 즐길 수 있는 여러 리듬 시리즈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대신해서, 타자를 치는 시간 사이에 짧은 집안일 시간을 배치한 것이다.
물론, 나의 시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리듬, 아니면 가장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도 할 수 없지만, 이런 시각은 내게 동기를 부여해서 지속적으로 활기를 가지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게 해 준다.
인생의 리듬을 만든다
사람들은 때때로 멀티태스킹이 하루는 괜찮지만, 긴 시간 동안 하기에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침 동안 집안일과 작업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10년을 창의적인 작업과 학업 사이를 교차해가며 보내는데 무엇이 날 가로막을 수 있겠는가?
가족, 하찮고 소소한 일, 혹은 내가 그 시간에 우선순위로 두고 싶은 어떤 일도 포함될 수 있다. 여러 역할 사이를 번갈아 가면서 해내는 속도가 인생의 리듬을 좌우한다. 인생의 리듬은 긴 시간 한 가지의 직업을 유지하는 긴 맥박일 수도 있고, 좀 더 빠르고 불규칙적이며 여러 가지가 뒤섞여서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맥박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리듬을 뒤섞을 수도 있다. 1년 동안 일주일의 반은 직장생활을 하고 나머지 반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지 않은가? 아니면 반은 일을 하고, 반은 공부를 하거나. 부분적인 일부 시간에는 또 다른 것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지금 원하는 리듬을 골라보자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은 때때로 스트레스가 많지만, 마음속으로 잠시 동안의 리듬 변화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몇 년을 한 일에 집중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낄 필요는 없다. 단지 개인이 즐기기로 결정한 리듬의 부분일 뿐이니까. 물론 여러 과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리듬의 한 부분이다.
부담스럽다고 느끼기보다는, 내가 잠시 빠른 리듬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나 자신에게 상기시키면 된다. 후에 언제든 리듬의 속도를 늦추면 된다. 개인에게 잘 맞는 리듬은 느릿느릿할 수도 있고, 굉장히 빠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다, 정해진 시간 동안 지속되는 것이고, 그 후에는 새로운 속도를 정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라는 매직
하나가 아닌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과제를 처리해야 하는 바쁜 일상을 가졌다면, 무엇이 더 중요하냐를 따지는 것보다 올바른 리듬, 즉 일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몸은 하나요 마음도 하나라서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한다는 의미의 멀티태스킹은 실제로 실현 불가능하고, 많은 이의 희망 사항이긴 하나 먼 미래에나 이루어질 환상일 것이다.
무조건 동시에 두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하루의 리듬(short-term)과 인생의 리듬(long-term)을 만들어 자신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일 하나로 삶의 100%를 채워 살고자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두 가지로 삶의 100%를 이루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70%, 무엇이 30%를 차지할 것인지는 본인이 정해야 한다.
게다가 얼마만큼의 주도권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지 또한 당사자에게 달려 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각양각색이라서 모두가 동등한 위치와 공평한 자리에서 삶의 무게를 견딘다고 말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육아와 직장생활, 살림과 프리랜싱을 도맡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안다. 그래서 위 글을 번역해 공유하고자 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쌓여 여유가 없는 누구라도 한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멀티태스킹의 올바른 정의를 이해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작은 도전, 바로 일상의 리듬을 정하는 시도가 지금, 이 순간에 시작되길 바란다.
원문: Yoona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