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In every democracy, the people get the government they deserve.”- 알렉시스 드 토크빌 (Alexis de Tocqueville)
요 며칠 세월호 사건에 분노하여 글들을 좀 올렸는데, 공유 숫자도 많지만 수준이하의 댓글들도 많이 달렸다. 주로 사람들이 하는 비판을 정리해서 답변해본다.
1. 목숨걸고 구조활동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라
당연히 그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문제는 구조사들이 아니라 구조활동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그들이 정말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충분히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가? 이건 엄연히 다른 문제다. 전쟁이 나면 전투에서 총을 쏘는 말단 병사를 탓해야 하는가, 아니면 전쟁을 일으킨 정치인들을 탓해야 하는가?
같은 논리다. 헌법에서 우리의 주적을 북한의 노동당과 군부로 지정하였지, 북한 정권의 피해자인 인민들까지 미워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잠수사는 존경하지만 해경과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충분히 비판받기에 마땅하다.
2. 지금은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기이니 정부에 대한 비판은 구조 이후에 하자
이것처럼 바보같은 의견이 또 없다. 얼마전 디스패치에서 이 주장에 대한 논리로 축구팀이 경기가 잘 안풀린다고 경기중간에 감독을 바꾸면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물론 축구경기라면 가능하다. 그런데 자기 가족이 물에 빠졌고 범정부적 재난상태에서 최선을 하다고 있지 않은 정황이 속속들이 들어나는데 그걸 보고만 있는게 정상인가?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하루이틀 점잖게 기다리라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 디스패치 기사도 양쪽의 의견을 반반으로 썼지만, 온전한 진실이라 할 수는 없다. 전쟁이 나서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는데 갑론을박할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는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눈에 보이면 바로 응사해야 하는게 바로 현장이다. 현장 지휘관이 아군을 몰살시키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교체해야 한다.
3. 너무 감정적으로 말하지 말라
내가 감수성이 높은 게 죄라면 죄겠다. 만약 자신의 가족이 죽어가는데 그 옆에서 침착하게 대응하라는 게 말이 되겠는가. 요즘 심각한 상황에서 쿨한척 있는 게 미덕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공동체 사회에 무관심한 것이기도 하다.
세상 천지에 3백명이 넘는 사람이 침몰하는 배에 남겨진 채 단 한명도 구출되지 못했는데, 거기서 침착한 사람이 정상이라 할 수 있을까. 분노할 일에는 분노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역사를 바꿔왔다. 이건 냉정하게 관망할 일이 아니다. 내가 강도를 당하거나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데, 혹은 교통사고로 죽어가는데 옆에서 덤덤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끔찍한가.
4. 왜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살이 돌아가야 하는가
그것이 리더의 운명이다. 그리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 사람만이 리더의 자리에 올라가야 한다. 리더십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이 말이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라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시절 유행어처럼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더군다나 단순한 조난사고가 아니라 국가의 시스템 전반이 통째로 썩어버린 것이 곪아 어린 생명들 수백명이 죽는 대참사가 났다. 이런 일에 발뺌한다면, 이건 정말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5.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맞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커뮤니케이션상에서 벌어지는 오해는 부딪히지 않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른게 우리 말이다. 운동선수가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지만 경기의 룰은 지켜야 한다.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투, 조롱하고 냉소적인 말투, 욕설, 폭언 등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매너만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도 떨어뜨린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정작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그런 말을 싸지르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만 맞다고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도 공감능력의 부족이다.
6. 색깔론
가장 한심한 부류다. 나는 정통 보수 기독교 커뮤니티에서 자랐고, 육군 장교로 전역하고, 지금은 기업인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나조차 현 정부 비판만 하면 종북세력으로 몰리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다. 비판도 애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고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서는 몸을 칼로 째는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 냉정하게 종양이 곪든 암이 전이되든 옆에서 말로만 조심하라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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