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날 때마다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을 운영한다. SNS 강사로 활동하면서 나눌 수 있는 지식이나 인사이트를 올리기도 하고, 패션 쪽에도 관심이 많아 패션 관련 해시태그를 활용해 게재하는 콘텐츠도 가끔 올리곤 한다. 잘나가는 인플루언서처럼 자주 포스팅은 못 해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서 확보한 팔로워가 약 4,500명을 넘어섰다. 4K라는 귀여운 수치지만, 개인 계정을 직접 운영해보면서 느낀 3가지 소소 인사이트가 있어 공유해보려고 한다.
1. 인기 게시물은 내 계정을 구독해준 팔로워들이 만들어준다.
인스타그램에서 양질의 콘텐츠라고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는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콘텐츠 반응(좋아요, 댓글, 저장)을 확보했는가다. 팔로워가 1,000명도 안 되던 시절에는 물론 어느 정도 검색량이 있는 해시태그를 공략했으나 어떤 해시태그를 쓰더라도 인기 게시물에 노출되지는 않았다.
팔로워가 4,500명을 넘어가는 지금, 보통 15분 안에 좋아요 100–150개 정도를 받는 편이고 30분 정도가 지나면 250–300개 1시간 안으로 평균 400–500개를 받는 편이다. 사실 1시간까지 볼 필요도 없다. 10분 안에 내가 발행한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이 보기에 양질의 콘텐츠인지 아닌지 이미 판별이 난다.
그렇기에 10분 안에 좋아요, 댓글 등 내 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줄 팔로워분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행동을 해야 한다. 조금은 힘이 들더라도 직접 그들의 콘텐츠에 좋아요와 함께 댓글을 달고 상대방의 맞팔 충동을 가장 크게 유도할 수 있는 팔로우에도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2. 내 계정의 점수에 맞는 해시태그를 공략해야 한다.
내가 예측해보는 계정의 점수 구성 요소는 10–15분 내 평균 좋아요 개수와 작업을 제외한 진성 팔로워 수다. 계정의 점수에 따라 인기 게시물로 등재되는 해시태그는 달랐다. 2–4번 사진은 각각 규모가 7.9만, 4.3만, 1.1만 정도인 패션 관련 해시태그다.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3개의 해시태그에는 모두 인기 게시물로 등록되었다. 내 계정 점수로 저 정도 규모의 해시태그까지는 공략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왼쪽 상단의 마지막 사진처럼 24만 규모의 해시태그에는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최근 게시물을 클릭했을 때 아련하게 세 번째 줄에 있었다. 계정 점수가 낮은 상황인데 몇십만 규모의 해시태그에 승부를 거는 행동은 마치 스스로 몇만 명이 몰린 올림픽 경기장 들어가서 나를 찾아달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지금 나의 계정 점수가 낮다고 판단하면 그에 맞는 해시태그를 여러 가지 시도해보는 게 낫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쓴다고 해서 #소통 #좋아요 #맞팔 같은 해시태그를 사용하기보다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2가지다.
- 해당 해시태그를 사용하면 단기간 팔로워는 늘 수 있지만 품질이 낮은, 즉 내 계정의 콘텐츠나 콘셉트에 반응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추후 유의미한 팔로워로 작용하기 어렵고 추후 콘텐츠 포스팅 시 반응을 안 할 가능성이 높다.
- 과연 나의 잠재 고객이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나기 위해 #소통 해시태그를 치고 계정을 찾아오냐는 것이다. 계정의 콘셉트 혹은 계정에서 발행하는 콘텐츠와 관련성 있는 해시태그 사용이 실질적인 콘텐츠 반응에도 도움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콘텐츠, 포맷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
최근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노홍철의 마이크 임팩트에 반해 영상을 보자마자 피피티를 키고 만들었던 콘텐츠였다. 내 가슴에 닿은 이 뜨거움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유해주고 싶었다. 페이스북에서도 평소 게시물보다 댓글 수가 많긴 했지만 인스타그램에 이 카드뉴스를 게시했을 때는 평균 좋아요 수(500–600)보다 2배 정도 넘은 수치였고, 댓글도 평소 거의 없는 게시물보다는 훨씬 더 많이 달렸다.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카드뉴스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편이 아닌데도 둘러보기 탭에 수많은 카드뉴스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다. 팔로워 기반으로 추천하는 콘텐츠 중 대부분이 카드뉴스형임을 보면 아마도 내가 팔로워 한 사람이 그런 콘텐츠 소비 성향이 있어서 많이 보이는 듯하다.
트위터나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던 소재가 페이스북 카드뉴스로 변신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변신한 페이스북의 콘텐츠가 또 변신한 형태로 발견된다. 사람들이 공감하는 요소를 충분히 가진 콘텐츠는 어떤 플랫폼에 가더라도 중박은 친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이미지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이지만 사람들을 설득하는 요소만 갖추면 충분히 글 기반 콘텐츠가 먹힌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 인스타그램도 편협한 시야를 벗어나야 좋은 콘텐츠가 탄생한다.
마치며
꾸준하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해볼까 한다. 서서히 팔로워가 늘어나는 재미도 있고, 특정 시간대에는 팔로워가 평소보다 2–3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도 꽤 규칙적으로 일어난다. 소셜 마케팅 관련 팁과 자기계발 팁을 얻을 수 있는 계정으로 콘셉트를 입혀 볼 계획인데 콘셉트가 적용되고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원문: 진민우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