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ance ARMS 2기
연세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3학년 유형석
3줄 팩트 체크
- 운동 3–4시간 전에 영양소가 골고루 든 식사를 했다면 운동 직후에 단백질을 즉시 섭취하지 않아도 근육을 합성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 만약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했다면 운동 직후에 3대 영양소가 모두 포함된 보충제 섭취 및 양질의 식사를 해주는 것이 근육 합성에 큰 도움이 된다.
- 근육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운동 전후 3시간 정도에 양질의 식사를 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운동 후에 샤워도 못 한 채로 단백질 쉐이크 먹으러 달려갈 필요는 없다
헬스장을 다녀 본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운동을 마무리한 후 바로 정수기로 달려가 단백질 쉐이크를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과연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운동한 직후에 바로 먹는 단백질 쉐이크가 더 맛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고강도의 운동을 마무리한 후 허기가 져서일까? 개인의 특성과 처한 상황에 따라 해석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겠지만, 위와 같은 사람들은 대체로 ‘기회의 창’ 이론을 믿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기회의 창’ 이론이란, 저항성 운동 후 근육의 합성을 최대화하키기 위해서는 운동 종료 후 제한된 시간(30–60분) 이내에 단백질 및 탄수화물을 꼭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이 ‘기회의 창’ 이론은 얼핏 듣기에 굉장히 신빙성 있게 들린다. 운동 후에는 우리가 운동하며 쏟아부은 에너지들을 빨리 보충해주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기회의 창’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체내에 저장된 영양소들을 에너지원으로써 활용하며 운동을 수행한다.
- 저항성 운동 과정 속에서 우리의 근섬유는 미세한 손상을 입는다.
- 따라서 고갈된 에너지원을 보충하고 손상된 근섬유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영양소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회의 창’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제한적이지 않다. 단백질 섭취 시기와 근육 합성량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25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에 의하면, 저항성 운동 전, 후에 단백질을 섭취한 그룹 간의 근육 합성량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운동 후 한 시간 이내에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한 그룹과 3시간 후에 섭취한 그룹 역시 근육 합성량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특수한 상황이란 어떤 상황을 지칭하는 것일까? 이는 공복 상태에서 저항성 운동을 수행한 경우를 의미한다. 공복 상태에서 운동했을 시, 체내에 저장된 에너지원들이 더 빨리 고갈되고 근섬유의 손상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운동 직후에 바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해주는 것이 근육 합성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이제 운동을 끝낸 후 급하게 단백질원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어졌다. 운동 전에 양질의 식사를 했다면, 운동 후 (한껏 펌핑된 자신의 몸을 보며) 샤워를 느긋하게 한 후에 귀가해서 밥을 챙겨 먹어도 된다는 소리다. 이와 더불어 만약 본인이 근육의 성장(근력 및 근 비대)을 목표로 한다면 운동 전후 3시간 이내에 3대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양질의 식사(보충제)를 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여기까지 본 글의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한 것이며, 바로 뒤에 설명되는 검증 과정은 더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작성했다.
1. 검증과정
A. 근거 자료 채택
- Sportdiscus에 protein intake AND after exercise or post exercise AND timing 포함 28개 논문
- 인간에 관련한 논문 추출 (동물 실험 5개 논문 제외)
- 필자가 23개의 논문 초록 및 결론을 읽고 부적합한 논문 제외 -’ 3개 논문 채택
- 초록에 anabolic window를 포함하는 논문 중 5개 추가 채택
2. 본문
A. ‘기회의 창’이란?
‘기회의 창’ 이론이란, 단백질 동화 작용을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운동 후 한 시간 혹은 30분 이내에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 시간 내에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했을 경우, 추가적인 단백질 동화 작용을 불러일으켜 근육 합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기회의 창 내에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일일 단백질 섭취 총량을 준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운동 과정을 거치며 우리 몸속에 있는 영양소들은 소비되고 근섬유들은 손상을 입기 때문에, 운동 직후 빠른 시간 내에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기회의 창’ 이론은 매우 신빙성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이론의 과학적인 근거들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기회의 창’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기회의 창’의 존재 유무에 대해 논해볼 것이다. 더 나아가 기회의 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근육 성장을 위한 최적의 영양 섭취 방법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B. ‘기회의 창’ 이론과 그 한계점
기회의 창 이론은 운동 직후에 아미노산을 섭취했을 시 근단백질 합성(Muscle Protein Synthesis, MPS)이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논문들로부터 기인한다.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각각 5명의 성인 남녀들이 유산소 운동을 실시한 후, 각기 다른 시간대에 단백질을 섭취한 결과를 분석한 논문이 존재한다.
이 연구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은 각각 운동 직후 1시간 이내 그리고 운동 3시간 후에 단백질과 탄수화물로 구성된 보충제를 섭취했다. 그 결과 운동 후 한 시간 이내에 보충제를 섭취한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3배 더 높은 (타깃 근육의) 근단백질 합성 결과를 보여주었다2.
하지만 위와 같은 실험 결과는 피험자의 수(10명)가 매우 적을 뿐만이 아니라 저항성 운동이 아닌 유산소성 운동 후의 단백질 대사 과정을 측정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다수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저항성 운동을 진행했을 시’와 같은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 실험은 각각의 피험자들이 저항성 운동인 레그프레스(Leg Press)와 레그 익스텐션(Leg Extension)을 3주간 수행한 후 각각 1시간, 그리고 3시간 후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의 근단백질 합성 결과다3. 아래 보이는 차트와 같이 단백질 섭취 시기는 근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다른 연구1에서는 운동 직전에 단백질 및 아미노산 보충제를 섭취한 것이 운동 직후에 섭취했을 때보다 더 많은 근단백 합성(MPS)이 일어났다. 앞선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고려해보았을 때 현존하는 ‘기회의 창’ 이론의 근거는 매우 빈약함을 알 수 있다.
C. 단백질 섭취 시기와 근 성장의 관계
상기 제시한 논문의 연구는 모두 단기간의 실험을 그 근거로 한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 시간과 근단백질 합성 간의 더 정확한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실험이 행해질 필요가 있다. 다음 연구를 살펴보자. 이 연구는 운동 전 그리고 후의 단백질 섭취 시기와 근육 합성 간의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방법을 실시했다.
- 1년 이상의 저항성 트레이닝 훈련 경험이 있는 성인 대학생 59명 모집, 총 21명 연구
- 피험자들을 벤치프레스 및 스쿼트 1RM 중량에 따라 1대1 매칭
- 매칭된 피험자들은 임의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짐
- 한 그룹은 운동 시행 직전에 보충제(A 그룹)를 마시고 나머지 한 그룹(B 그룹)은 운동 시행 직후 보충제를 마심(보충제 구성: 단백질 25g + 탄수화물 1g)
- A 그룹은 운동 직후 3시간 동안 모든 음식 섭취가 제한되었으며 B 그룹 역시 운동 전 모든 음식의 섭취가 제한되었다. (이와 더불어 일일 총 칼로리 및 섭취 단백질 양도 모두 동등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 각 그룹은 지정된 전신 운동을 8–12reps의 무게로 3세트씩 주 3회 10주간 진행했다 (지정된 전신 운동: flat barbell bench press, barbell military press, wide grip lat pulldown, seated cable row, barbell back squat, machine leg press, and machine leg extension, dumbbell biceps curl, triceps pushdown)
- 그리고 이들의 신체 조성, 근육 두께, 최대 근력은 연구 전(T1), 연구 중간(T2), 연구 마지막(T3) 이렇게 3번 측정되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아래의 표에 제시된 바와 같이 실험군과 대조군의 총 지방량, 스쿼트(1RM), 벤치 프레스(1RM), 상완이두근, 상완 삼두근, 내측 대퇴 사두근, 측면 대퇴 사두근들의 두께 모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8.
이와 더불어, 단백질 섭취 타이밍과 근단백 합성에 대한 20여 개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다른 변수들을 모두 제한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행해진 단백질 섭취 시기와 근단백 합성에 대한 논문에서는 단백질 섭취 시기와 근육의 성장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석 범위를 좁혀 다른 변수을 제한(일일 단백질 섭취 총량 일치)한 실험의 결과에서는 단백질 섭취 시기와 근육 성장과 관련한 모든 긍정적 상관관계가 제거되었다5.
D. 운동 후 최적의 단백질 섭취 방법은?
우리 신체 내의 근육량은 근단백 합성(MPS)과 근단백 분해(Muscle Protein Breakdown, MPB)의 균형을 통해 유지된다. 즉 근단백 합성의 수치가 근단백 분해의 수치보다 높아질 때 순수한 의미의 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은 운동 중, 운동 후에 근단백 분해(MPB) 수치가 상승하는 것을 우려하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운동 직후에 바로 단백질을 섭취해주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운동 후 근육의 대사활동에 대해 조사한 논문6에 따르면 근단백 분해 수치는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진행했을 시에만 유의미하게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된다.
그렇다면 운동 후에 최적의 근육 합성을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해주어야 할까? 아래의 그림은 운동 직후 12시간 동안 Bolus 그룹은 40g씩 2번, Intermediate 그룹은 20g씩 4번, Pulse 그룹은 10g씩 8번 단백질을 보충한 후 각 그룹의 근원 섬유량의 증가율을 나타낸 그림이다.
결과를 측정한 모든 구간에서 intermediate 그룹의 근 합성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운동 후에 다량의 단백질을 한 번에 많이 먹거나 소량의 단백질을 자주 먹는 것보다는 20g 정도의 단백질을 3시간 정도 간격으로 나눠 먹는 것이 근단백 합성에 가장 유리함을 보여준다.
3. 결론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운동 직후 단백질을 섭취해주는 것은 근 합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회의 창’은 우리에게 알려진 제한된 시간(30–60분)만큼 짧지 않으며, 신체 내의 근육은 운동 후에 12시간 정도까지 근단백 합성 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와 더불어 운동 직후에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 조건은 운동 수행 전의 식사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운동 전 식사 시간이 운동시간과 가까울수록 운동 직후에 단백질을 섭취해줄 필요는 적어진다. 하지만 만약 공복 상태라면, 운동 후에 근단백 분해가 활발히 일어나므로 운동 직후 필히 단백질을 섭취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운동 직후의 단백질 섭취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운동 후 최적의 근육 합성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한 끼에 20g 정도(0.4–0.5g/kg)의 단백질이 들어있는 식사를 운동 전후 3–4시간 간격으로 먹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원문: ARMS의 브런치
참고문헌
- Tipton KD, Elliott TA, Cree MG, Aarsland AA, Sanford AP, Wolfe RR. Stimulation of net muscle protein synthesis by whey protein ingestion before and after exercise.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2007;292(1):E71-E76. http://search.ebscohost.com/login.aspx?direct=true&db=mdc&AN=16896166&lang=ko&site=ehost-live. Accessed October 25, 2019.
- Levenhagen DK, Gresham JD, Carlson MG, Maron DJ, Borel MJ, Flakoll PJ. Postexercise nutrient intake timing in humans is critical to recovery of leg glucose and protein..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2001;280(6):E982. http://search.ebscohost.com/login.aspx?direct=true&db=a9h&AN=5342069&lang=ko&site=ehost-live. Accessed October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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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ton KD, Rasmussen BB, Miller SL, et al. Timing of amino acid-carbohydrate ingestion alters anabolic response of muscle to resistance exercise.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2001;281(2):E197-E206. http://search.ebscohost.com/login.aspx?direct=true&db=mdc&AN=11440894&lang=ko&site=ehost-live. Accessed October 25, 2019.
- Schoenfeld BJ, Aragon AA, Krieger JW. The effect of protein timing on muscle strength and hypertrophy: a meta-analysis.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2013;10(1):53. doi:10.1186/1550-2783-10-53.
- Kumar V, Atherton P, Smith K, Rennie MJ. Human muscle protein synthesis and breakdown during and after exercise.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Bethesda, Md: 1985). 2009;106(6):2026-2039. doi:10.1152/japplphysiol.91481.2008.
- Areta JL, Burke LM, Ross ML, et al. Timing and distribution of protein ingestion during prolonged recovery from resistance exercise alters myofibrillar protein synthesis. The Journal Of Physiology. 2013;591(9):2319-2331. doi:10.1113/jphysiol.2012.244897.
- Schoenfeld BJ, Aragon A, Wilborn C, Urbina SL, Hayward SE, Krieger J. Pre- versus post-exercise protein intake has similar effects on muscular adaptations. Peerj. 2017;5:e2825. doi:10.7717/peerj.2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