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음, 짧음, 놀랍기만 함. 이 세 가지는 안 팔리는 콘텐츠의 공통점입니다.
1. 같다.
‘같다’는 것은 이 페이지, 저 페이지를 클릭해도 내용이 똑같다 혹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비교하려 이 쇼핑몰, 저 쇼핑몰 돌아다녀도 보이는 것은 똑같거나 비슷한 콘텐츠라면 고객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요? 모두 비슷하다면 고객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가격’ 또는 ‘후기 숫자’ 빼곤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경우에선 처음 시장에 진입한 선배 쇼핑몰들이 가격과 후기 숫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선배 쇼핑몰은 처음 판매가 되기 시작하면 마치 눈길에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판매가 쌓이고, 후기가 쌓이고, 다시 판매가 쌓여갑니다. 당신의 쇼핑몰이 시장에 진입했을 때쯤엔 거대한 바위처럼 판매와 후기가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선배 쇼핑몰의 콘텐츠와 당신의 콘텐츠가 ‘같다’ 면 당신의 쇼핑몰은 경쟁이 될까요? 0과 1의 잔인한 온라인 마케팅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요? 그래서 ‘같음’은 안 팔리는 쇼핑몰들의 공통점입니다.
물론 패기 넘치는 후배 쇼핑몰들은 이익도 남기지 못할 파격적인 가격으로 저가 경쟁을 펼치기도 합니다. 그들은 800원도 안 되는 박스 마진(배송료와 실제 배송료의 차이로 버는 작은 마진) 정도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배고픈 거지의 시간을 꾹꾹 참아내고 일단 판매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면 판매가 쌓이고 후기도 쌓이고 단골들도 쌓여서 결국 선배 쇼핑몰들이 백기를 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출혈 할인 정책은 선배 쇼핑몰에게 두 가지 이유로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 선배 쇼핑몰들이 대개 돈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선배 쇼핑몰들은 위협이 된다고 하면 순식간에 후배 쇼핑몰들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더 낮게 가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더 오래 저가를 버틸 수도 있습니다.
- 어렵게 만든 단골 역시 가격이 변하는 순간 등을 돌립니다. 그들에겐 저렴해서 샀던 쇼핑몰이 상대방에 비해 비싸지는 즉시 후배 쇼핑몰에서 사야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막강한 자본력의 뒷받침이 없다면 후발주자들의 저가 경쟁은 망하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오늘도 수많은 후발 쇼핑몰들이 이미 저가 경쟁을 합니다. 신규 쇼핑몰들이 손쉽게 꺼내 드는 카드가 바로 ‘할인’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할인 전쟁을 시작하는 순간 선배 쇼핑몰뿐 아닌 다른 신규 쇼핑몰과의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립니다. 보통 저가 전쟁의 승자는 지마켓이나 옥션 등과 같은 오픈마켓들입니다.
2. 짧다.
안 팔리는 콘텐츠의 두 번째 공통점은 짧음입니다. 온라인 고객들은 ‘만질 수도 없는’ 제품을 사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고객들은 끝도 없는 안심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최저가 제품들도 사고 싶어 하지만 꼭 최저가라고 사지 않은 이중성을 보입니다. 한 번에 선택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쇼핑몰과 상세 페이지를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프로젝터 마니아와 캐시워치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남들보다 더 많이 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에 멈춥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초보보다 전문가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싶어 하죠. 비슷한 제품이나 비슷한 서비스라도 콘텐츠를 읽었을 때 조금 더 디테일하고 많은 이야기를 가진 쪽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더 전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당신의 콘텐츠가 다른 쇼핑몰의 콘텐츠보다 짧다면 고객들은 당신을 초보라고 생각할까요? 전문가라고 생각할까요?
짧다의 기준은 철저히 경쟁업체입니다. 예를 들어 경쟁업체에 비해 한 파트라도 고객들에게 이야기를 더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당신은 경쟁업체에 비해 한 걸음 더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배송 장면을 찍어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트공구는 1년 만에 305%(2016년 카페 24 쇼핑몰 내부 매출 기준)의 매출 상승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아트공구는 유아 미술도구나 교육재료들을 유통 판매하는 쇼핑몰입니다. 가위나 칼과 같은 공작 도구부터 도화지, 물감 같은 미술도구, 연 만들기나 코딩 로봇까지 매우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며 그 수는 약 2만 2,000개입니다. 하루 70–80개의 새로운 제품이 올라오고 마찬가지로 그만큼의 제품이 사라집니다.
이런 쇼핑몰은 상세 페이지들을 직접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제조업체에서 만든 상세 페이지를 게시하고 상품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바쁘게 지나갑니다. 이런 상황은 유아미술도구를 판매하는 모든 쇼핑몰들이 같습니다. 즉 이 쇼핑몰들의 고객들은 어떤 쇼핑몰을 들어가도 모두 똑같은 상품과 똑같은 상세 페이지만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트공구는 타 쇼핑몰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체류 시간을 타 쇼핑몰보다 늘리는 전략을 썼고, 그중에서도 자사의 배송 장면을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주요 고객인 미술 선생님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콘텐츠들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자 이제 이 콘텐츠들은 쇼핑몰 어디를 클릭하면 볼 수 있을까요? 정답은 ‘모두’입니다. 이 배송 장면은 모든 상세 페이지 하단에 노출되어 있으며 매우 고객들에게 지겹게 똑같은 장면만 보여줍니다. 고객들은 포장을 잘해준다는 것을 지겹게 알게 되어 결국 아트공구에서 구매합니다.
다른 경쟁 쇼핑몰의 상세 페이지에는 상품 내용밖에 없다면, 아트공구는 사은품+상품 내용+배송 장면 3단 구성을 모든 상세 페이지에 적용해 기본적인 상세 페이지의 길이 타 업체의 약 3배 이상입니다. 3배 긴 상세 페이지에 계속 머물다 보면 고객들은 아트공구의 장점을 결국 알게 됩니다.
단 두 개의 콘텐츠를 무한 반복함으로써 상품과 상세는 같지만 체류 시간은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아크 공구는 지난 2년간 유아미술도구 쇼핑몰 업계에서 가장 큰 성장을 이룬 쇼핑몰(2016–2019년 네이버 트렌드 기준)입니다.
3. 놀랍기만 하다.
안 팔리는 상세 페이지의 마지막 특징은 놀랍기만 함입니다. 놀랍기만 함은 말 그대로 창의적이고 웃기고 놀라운 콘텐츠들을 말합니다. 수많은 온라인 마케터가 그 누구보다 창의적이고 웃기고 놀라운 콘텐츠들로 고객의 ‘시선’을 뺏어서 자사의 쇼핑몰이나 가게에 방문하게 하려고 날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기획하고 실행합니다.
어떤 쇼핑몰은 인형에다 명품시계를 매달아 우주까지 날리며, 어떤 쇼핑몰은 조명을 일부러 깨뜨리며 깔깔대며 조명 설치의 위험함을 유머로 풀어내기도 합니다. 어떤 온라인 마케터들은 고객들의 ‘시선’을 뺏을 수만 있다면 나룻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널 것처럼 날마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놀라움을 찾아 헤맵니다. SNS 콘텐츠 전쟁의 희박한 성공확률을 뛰어넘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시선’을 뺏으면 판매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애초에 고객들은 이미 검색을 통해 당신의 쇼핑몰 안에 들어와 있는데 말이죠.
모든 상업적인 온라인 콘텐츠는 반드시 상품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당신이 쇼핑몰 영상을 만든다면 영상의 목적이나 영상의 내용도 철저히 상품과 연관되어야 하며 이야기의 끝은 판매여야 합니다. 온라인 마케터가 만드는 모든 그래픽과 사진과 글들은 상품과 연관되지 않으면 무의미합니다. 이미 알아서 쇼핑몰을 찾아서 들어온 고객들에겐 놀랍고 신기한 이야기보단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가 판매에 도움이 됩니다.
배송과 포장을 잘해준다는 아트공구나 좋은 원단으로 만든 옷만을 골라서 판매한다는 얀스토리, 이 브러시를 사용하는 사람 중 전문가가 많다는 피카소 브러시처럼 철저히 상품과 서비스에 관련된 뻔한 이야기에 사람들은 쇼핑몰을 신뢰하고 구매를 확정합니다. 만약 온라인 콘텐츠에 상품과 관련된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가 없다면 창의성과 유머는 잠시 접어두셔야 합니다. 쇼핑몰은 판매를 위한 공간이지 당신의 SNS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문: 조얼의 브런치
[조얼] 1위를 만들어주는 쇼핑몰 컨설턴트가 말하는 고객 유혹의 기술: 이커머스 편
내 쇼핑몰은 왜 안 될까?
온라인 쇼핑몰은 진입하기 쉬운 시장이지만 막상 제대로 준비하고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상품을 차별화하고 싶어도 내 쇼핑몰과 경쟁 쇼핑몰이 파는 상품이 똑같고, 가격도 비슷하며, 유통 경로도 뻔하고, 할 수 있는 판매 촉진 방법도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마케팅은 흔히 박리다매, 저가 경쟁이 대부분이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런 현실에서 탈피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쇼핑몰 콘텐츠입니다. 쇼핑몰 콘텐츠란 말 그대로 고객을 구매하게 만드는 쇼핑몰 내의 콘텐츠, 즉 상세 페이지나 사이트 메인 화면 등을 이야기합니다. 이 쇼핑몰 콘텐츠는 고객의 구매 전환율을 결정하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저히 쇼핑몰에 들어 온 고객들만을 상대합니다. 즉 쇼핑몰 콘텐츠란 고객의 구매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여기, 쇼핑몰이 스토리텔링의 집합체라고 10년 전부터 외치던 분이 있습니다. 2020년에도 경쟁사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우리만의 브랜딩과 철학이 담긴, 그리고 꾸준히 재구매가 이뤄지는 꿈의 쇼핑몰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8년간의 노하우를 딱 하루, 4시간 만에 핵심만 정리해서 드립니다.
강사 소개
조얼
- 머니 콘텐츠 대표
국내 유일의 쇼핑몰 콘텐츠 전문가가 과감하게 공개하는 8년간의 실전 노하우! 단 4시간의 그룹 과외를 통해 당신의 온라인 커머스를 흔해 빠진 일반 커머스에서 톱 클래스로 이끄세요.
커리큘럼
1부: 고객 분석의 기술 (2시간)
1. 고객은 무엇인가?
- 온라인 고객들의 특성
- 당연하지만 커머스마다 고객 특성이 다르다
- 고객들은 유혹에 빠지고 싶어 한다.
- 100%의 고객을 유혹할 것인가? 1%의 고객과 연애할 것인가?
2. 유혹이 매출이다.
- 체류 시간이 만드는 매출의 마법들
- 온라인, 보이는 것이 전부다
- 고객의 극단
3. 데이터로 보는 유혹 가능성
- 단어를 잡는 싸움, 온라인 마케팅
- 검색어는 온라인의 전부다.
- 예측 가능한 매출, 예측 가능한 성공률
2부: 고객 유혹의 기술 (2시간)
4. 누구에게나 썸이 있다: 경쟁자 파악의 기술
- 경쟁사 분석하기
- 경쟁사 선택의 기술
- [고전] 포지셔닝
5. 지루함을 진부하게 공략하기
- 고객들은 모두 양자역학적 감성을 가지고 있다.
- 새로움과 지루함은 세트 상품이다.
- 유혹의 방법은 수천 년간 변하지 않았다.
6. 고객과 연애하는 15가지 방법
7. 깊은 생각이 만드는 엄청난 매력
- 웹 콘텐츠 전략이 만드는 시장 파괴적인 매력들 1–3
강연 안내
- 일정: 2020년 2월 11일(목) 17:00–21:00
- 장소 : 위워크 삼성역 2호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