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케터들은 콘텐츠를 만듭니다. 상품 페이지를 만들고, 쇼핑몰 이벤트를 만들고, SNS 콘텐츠를 잔뜩 만듭니다. 하지만 그 콘텐츠들은 팔립니까? 정말 그 콘텐츠들은 돈을 확실히 법니까?
온라인 마케팅이 정말 쉬운 이유?
온라인 마케팅은 정말 정말 쉽습니다. 심지어 16살 중학생도 언제나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쉽습니다. 얼마나 쉽냐면 30살까지 국악을 전공한 제가 딱 3년만 직장생활을 하고 컨설팅업체를 만들어 지금까지 대표로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될 정도입니다.
온라인 마케팅은 말 그대로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게 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은 검색 광고라는 게 있습니다. 검색 광고는 ‘특정한 단어’를 검색하는 고객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보여주고 사게 만드는 광고이며 연 108조 원 벌어들이는 구글(2017년 기준, 구글 자체 발표)과 한 주당 72만 5,000원이 넘는 한국의 공룡기업 네이버(2018년 9월 주가/ 코스피)의 핵심 수익원이기도 합니다.
검색 광고는 오프라인 마케팅이 가진 큰 약점인 비효율성을 한 번에 날려버린 혁명적인 광고였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은 바쁘게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내 고객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예를 들어 내 고객이 오전 9시 12분에 강남 거리를 걸어가는지, 저녁 9시 30분에 9번 채널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는지, 낮 12시 45분에 식사를 마치는지, 퇴근길에 3000번 버스를 타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 고객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싶어도 지금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수많은 사람 속 내 고객이 누구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마케팅은 TV, 라디오, 영화, 잡지와 같은 ‘매스미디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거대한(Mass) 미디어로 길거리와 집에 있는 아무에게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은 그 누군가가 내 고객이길 바라며 허공에, 길거리에, 24시간 365일 미친 듯이 방영되는 수많은 TV 채널과 프로그램에 끝없이 돈을 써야 합니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일까요?
그래서 오프라인 마케팅은 노출률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이 노출될수록 사람들이 광고를 ‘알아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자극이 중요합니다. 광고 소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놀라운지에 따라 사람들이 ‘주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가격 염탐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가격이 얼마인지, 또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변하는지 경쟁 매장 안으로 들어가 매일같이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격은 고객의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마케팅에 있어 상대방의 가격과 전략을 모른다면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 가지 중요한 핵심이 오프라인 마케팅의 비효율성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이런 세 가지에 대한 핵심에 대한 기존 마케팅 책과 마케팅 교육들은 세상에 넘쳐납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의 효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막대한 돈과 시간을 0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많은 마케팅 교육과 책들은 ‘내 고객 찾기’와 ‘주목’에 집착했습니다. 즉 어딘가에 있을 내 고객이 광고를 볼 확률을 높이는 데 많은 마케터들과 기획자들은 집중했습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이 만드는 지식의 저주
하지만 검색 광고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광고(특히 매스미디어 광고)가 가진 약점들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광고였습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에서 수많은 사람 중에 나의 고객을 찾아내는 데 사용하는 엄청난 돈과 시간을 검색 광고는 고객이 ‘검색을 한다’라는 행동 하나로 그 비용을 몇십 원, 몇백 원으로 줄여버립니다.
고객에게 인식되기 위해서 ‘노출률’이 중요하고 더 주목시키기 위해서 ‘자극’이 중요했다면 이젠 고객들이 스스로 원하는 단어를 찾아 검색해서 쇼핑몰로 알아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모든 것이 공개되는 온라인 시장 특성상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남의 매장을 ‘염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클릭 한두 번이면 상대방이 고객에게 어떤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즉 온라인 마케팅에선 오프라인에서 탁월했던 마케팅 해법들이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내 쇼핑몰과 관계가 없는 무의미한 고객들에게 강제로 쇼핑몰을 노출하려고 한다든가, 최근 유행하는 유머나 단어들을 조합해서 그리 재미있지도 않은 배너나 이벤트를 사이트 메인에 게시한다든가 하는 것들로 말이죠. 실제로 많은 마케터가 온라인 쇼핑몰을 마치 길거리의 광고판이나 시장에 있는 좌판처럼 다룹니다.
하지만 온라인 고객들은 내가 원하는 단어를 ‘검색’해서 들어오는 고객들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구입할 제품을 알고, 심지어 매스미디어에서 광고한 제품을 봤거나 큰 대형매장도 이미 다녀온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고객들이 굳이 검색을 통해 보고자 하는 것은 노출과 자극이 아닌 당신의 제품이 기존 제품들에 비해 왜 다른지에 관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입니다.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제품보다 더 저렴한데 비슷한 기능을 하는 제품을 찾거나 내 강아지에게 딱 맞는 강아지 하네스 전문점이나 키가 작은 남자들을 위한 쇼핑몰을 찾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주저 없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즉시 결제를 합니다. 우리의 고객들은 광고 노출을 충분히 당해서 제품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자극적인 광고들도 이미 보고 온 고객이며, 심지어 가장 저렴한 곳이 어딘지도 아는 고객들입니다. 그런 고객들이 다시 노출과 자극을 원할까요? 노출과 자극이 효과가 있을까요?
‘검색’이라는 행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온라인 마케터들은 고객들이 ‘검색한다’라는 행동의 위대함을 무시하거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래서 심플하고 짧게 쇼핑몰을 만들까 고민을 하거나 또는 주목받을 수 있는 놀라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생각하려 365일 노력합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건 내가 검색한 상품에 대한 그저 친절하고 자세하고 비교가 잘 되어있는 설명일 뿐인데 말입니다.
빔프로젝터 등을 취급하는 프로젝터매니아라는 쇼핑몰은 오직 친절하고 자세하고 비교가 잘 되어 있는 설명에 집중하는 쇼핑몰입니다. 프로젝터매니아가 취급하는 상품 중 LG 빔프로젝터 PH550의 경우 설명이 어찌나 긴지 세로 6만 6,445픽셀에 달합니다. 똑같은 제품을 파는 오픈마켓의 페이지가 평균 6,000픽셀 정도니, 프로젝터매니아는 같은 제품으로 약 10배 더 많은 설명을 고객에게 합니다. 그 결과 연 매출 161억 원(2017년 기준, 자체 발표),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 1위라는 타이틀을 가졌으며 현재까지도 업계에서 가장 긴 상세 페이지를 자랑합니다.
당신이 오프라인 마케팅의 시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보는 순간 지식의 저주에 빠지게 됩니다. 당신의 쇼핑몰이 누구보다 주목받고 싶고, 고객들에게 내 쇼핑몰이 자주 보이게 하고 싶다는 욕심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입니다. 고객들은 길거리에서 내 쇼핑몰을 발견하지 않고 검색을 통해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어쩌다가, 잠시 짬을 내서, 어떤 제품에 호기심이 생겨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내 쇼핑몰을 잠시 검색하고 구매할 뿐입니다. 그래서 대다수 고객은 평생 한 번 내 쇼핑몰에 들어오는 고객들이며 만약 자주 들어오더라도 최소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타깝게도 내 고객들은 쇼핑몰을 집 앞 슈퍼처럼 자주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어떤 온라인 쇼핑몰들에게 신제품조차 중요하지 않습니다. 후기 하나 없는 신제품을 빨리 진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후기가 많은 베스트 제품을 메인에 올려놓는 것이 매출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고객들에겐 내 쇼핑몰 자체가 NEW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마존이나 옥션 같은 초대형 오픈마켓이나 유행에 민감한 의류 쇼핑몰이 아니면 신제품보다 오랫동안 인기가 있는 스테디셀러를 메인에 진열하는 게 더 낫습니다.
사실 대부분 온라인 마케팅은 내 쇼핑몰에 스스로 들어온 고객들에게 설명만 잘해주면 팔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고, 불안하지 않게 해 주고, 경쟁사들과 명확하게 비교해주면 고객들은 생각보다 쉽게 구매를 합니다. 여기 증거가 있습니다.
증거 1: 6개월 만에 매출 1,500%의 기적, 피카소브러쉬
피카소브러쉬는 1990년대부터 메이크업 브러시를 제작한 전문회사입니다. 메이크업의 성지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메이크업 브러시를 전문으로 판매한 회사로 수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사랑과 선택을 받아 온 전문적인 브랜드입니다. 이러한 오프라인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지만 2010년대 초반 몇 년 동안 성장세는 지지부진했고 매출이 더욱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신제품을 올려보기도 하고 블로그를 통해 고객들이 관심 있을 만한 다양한 뷰티 팁이나 정보들을 올려봐도 매출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쇼핑몰은 흔히 브랜드 사이트들이 그렇듯 심플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월 2,500번(2014년 6월 기준, 네이버 검색 광고)가량 네이버에서 ‘피카소브러쉬’를 검색할 정도로 오프라인 인지도가 있어서 쇼핑몰에는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아도 매월 4,000명 이상의 방문자가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쇼핑몰에서 구매를 안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당시 온라인 총괄을 맡았던 피카소브러쉬의 박태윤 실장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일반 메이크업 브러시에 비해 최대 10배 비싼 전문가용 제품이라 검색 광고를 해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에 대한 문제가 커서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힘든 제품이라고 체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게 피카소브러쉬 브랜드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와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 2시간이 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부터의 한 길만 걸어온 역사, 단 하나의 특수한 모를 위해서 세계의 장인을 만나러 갔던 이야기는 물론 방송에 나오는 유명한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99.9%는 피카소브러쉬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또한 피카소브러쉬가 운영하는 탑투토 뷰티아카데미가 얼마나 실용적이고 트렌디한지부터 지금까지 제작된 전문적인 브러시 개수가 120개에 달한다는 사실까지 많은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자부심 넘치게 브랜드 이야기를 하던 박태윤 실장이 온라인 쇼핑몰에 이야기를 할 땐 속상했는지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남들보다 10배나 비싼데… 품질을 떨어뜨리면서 가격을 낮출 수도 없고… 방법이 없네요…’라고 할 때 저는 그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왜 이 멋진 이야기들이 쇼핑몰엔 없나요?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질문은 피카소브러쉬에게만 던진 질문만은 아닙니다. 저를 만나는 많은 대표님께 똑같이 하는 질문입니다. 대부분의 쇼핑몰에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상품 하나를 만들기까지의 노력과 열정들,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을 하기 위해 매일매일 벌어지는 포장, 배송, 상담 같은 전쟁 같은 일상들, 대표를 힘내게 했던 고객들의 사랑스러운 메시지와 고객들을 향한 대표의 사랑과 꿈까지도 다 감춰져 있습니다.
고객이 알게 된다면 참 사고 싶게 만들 이런 이야기들이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쇼핑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가격과 사용 방법, 간략한 설명만 들려주고 최대 10배 비싼 전문가용 제품을 팔 수 있을까요? 우리 고객들이 생애 한 번 들어올까 말까 한 고객들에게 단지 멋진 제품 사진만으로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까요? 피카소브러쉬의 쇼핑몰 리뉴얼 작업을 맡게 된 저희는 가장 먼저 박태윤 실장의 이야기들을 머니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첫째로 피카소브러쉬 소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자기소개이자 피카소를 자세히 모르는 고객들에게 1990년부터 아티스트의 선택과 사랑을 받아왔고 매우 정밀하고 유일한 제품들을 만들어 왔으며 한국 뷰티 시장에서 매우 잘 알려져 있다고 라고 적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는 블로그 등에 이미 있었지만 쇼핑몰에도 하나의 코너로 넣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이렇게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피카소브러쉬를 이용해?’라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페이지를 최대한 길게 하나의 페이지로 고객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메뉴의 이름은 ‘스페셜 원'(현 ‘피카소브러쉬 아티스트’)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지금까지 제작되었던 약 120여 개의 피카소브러쉬의 제품들을 설명과 메이크 컵 아티스트들의 코멘트들을 달아 17만 2,280픽셀(2018년 9월 기준, 계속 증가 중)의 압도적인 길이의 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고객들이 클릭만 해도 압도적인 길이에 존경을 표할 수 있을 정도였죠.
네 번째로 고급 브러시 VS 일반 브러시라는 메뉴를 만들어 일반 브러시와 전문가용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다섯 번째로 방송 출연 99.9%라는 갤러리 게시판을 만들어 실제 방송 출연했던 증거들을 보여줬으며, 여섯 번째로는 탑투토 뷰티아카데미의 전문성과 트렌디한 교육과정들을 모아서 보여주었습니다.
일곱 번째로 올 오브 뷰티(All of Beauty)라는 메뉴를 만들어 기존에 블로그에 올려놨던 뷰티 팁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쇼핑몰로 담았습니다. 그렇게 피카소브러쉬는 자기소개 하나 없던 쇼핑몰에서 자기 자랑이 넘치는 쇼핑몰로 변신했습니다. 심지어 로고 밑에도 SINCE 1990이란 문구를 넣어 고객으로 하여금 피카소브러쉬의 역사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메인 페이지는 이 모든 이야기를 한 구절씩 들어가게 만들어서, 기존 페이지의 약 8.3배에 달하는 1만 2,033픽셀의 긴 메인 페이지를 가졌습니다. 피카소브러쉬 소개, 스페셜 원, 피카소브러쉬의 역사, 고급 브러시 VS 일반 브러시, 방송 출연 99.9%, 탑투토 뷰티 아카데미, 올 오브 뷰티 등 돈 냄새나고 맛깔스러운 메뉴들은 상품으로 채워져 있던 메뉴를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메인 상단 전체를 차지하던 쇼핑몰 상품 메뉴를 왼쪽 구석에 몰아넣을 정도로 피카소브러쉬 박태윤 실장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들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충실하게 대필작가로서 일반 고객들이 놀라워하고 클릭할 만한 이야기들을 잔뜩 만들어 사이트에 곳곳에 놔두었습니다. 기존의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저희가 굳이 창의적인 이야기를 생각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죠. 그렇게 감춰져 있던 피카소브러쉬의 이야기들을 쇼핑몰로 꺼낸 것만으로도 매우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고객들은 놀러 온 게 아니다.
2014년 7월 리뉴얼이 끝나자마자 고객들은 사이트 곳곳을 탐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피카소브러쉬에 ‘놀러’ 온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피카소브러쉬를 어느 정도는 알고, 더 알고 싶어서 들어왔고, 또한 사고 싶어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매월 2,500회가량 네이버에서 조회하던 사람, 광고를 하지 않아도 한 달에 피카소를 방문하던 4,000명의 스쳐 지나가던 사람이 순식간에 열정적이고 지갑이 두둑한 고객으로 돌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망스러운 매출로 우울했던 피카소브러쉬는 한 달 만에 231% 매출 상승을 이뤄냈고(메이크샵 집계 2014년 6월과 7월 비교) 6개월 후인 11월에는 약 1,500%가 넘는 매출 상승이 나타났습니다. 사이트의 체류 시간이 급증하기 시작하고 페이지뷰 역시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이 흐름은 단기적인 것이 아녔습니다. 성장을 멈추지 않았고 광고 채널과 제휴업체의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2017년 2월에는 그전에 비해 약 3,300% 상승한 매출을 기록한다고 박태윤 실장은 밝힙니다. 심지어 2019년 7월에는 청담 명품거리에 멋진 사옥이 생겼습니다.
마치며
여러분은 오늘의 방문자 한 명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저 길 가던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타인처럼 느껴지시나요? 저는 지금까지 웹 콘텐츠에 관련된 다양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적도 있고 5년 차 이상의 쇼핑몰 대표들을 위한 강의도 있었고 하나은행 등 대기업 상대로 한 강의들도 있었지만 시작하는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저기 길거리의 사람들이 우리 쇼핑몰에 평생 몇 번이나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평생 한 번이나 들어올까요?
이 질문을 하면 청중들은 사람들이 내 사이트를 방문할 낮은 가능성에 모두 숙연해지곤 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에게 단 한 명의 방문자는 정말 소중합니다. 그들은 시간이 남아서, 어쩌다가, 내 쇼핑몰에 방문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수많은 시간을 들여 자신이 구매하고 싶은 상품들을 찾아 해 맨 조심스러운 맹수들입니다.
그들의 취향은 매우 특별해서 대지에 많은 수많은 사냥감을 검색하고 또 검색하면서 자기만의 사냥감을 찾아내고 조심성 있게 한 클릭, 한 클릭 깊이 들어가 당신의 쇼핑몰을 찾아낸 것입니다. 자 이제 당신은 사고 싶어서 유심히 당신의 쇼핑몰을 쳐다보는 맹수에게 당신은 어떤 콘텐츠를 주고 계시나요? 사고 싶게 만드는 머니 콘텐츠를 주나요? 아니면 아무런 특색이 없이 지나치게 만드는 콘텐츠들을 보여주나요?
심지어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는 고객들을 ‘증거 중독자’라고 할 만큼 고객들은 PC 시대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은 쇼핑몰을 찾아다닙니다. PC 시대에는 고객들이 책상에 앉아야만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눈 뜨자마자 침대에서,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일하는 틈틈이, 점심을 먹는 중에도, 심지어 화장실 안에서까지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쇼핑 여정을 즐깁니다.
그렇게 사고 싶어서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고객들을 사게 만드는 일은 정말 정말 쉬운 편입니다. 보통은 피카소브러쉬와 같이 자신들이 가진 이야기보따리를 쇼핑몰에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매출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 좋은 대화 상대가 되어 주는 일뿐입니다. 바로 피카소브러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일반인의 입장에서 쉽게 표현해줍니다. 그러면 ‘사고 싶어’ 들어오는 월 4,000명의 고객은 머니 콘텐츠들을 마음껏 음미하고 먹어 치우며 자신들의 오랜 쇼핑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원문: 조얼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