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매된 나이키 파라노이즈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인 점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신발이라고 하면 지드래곤 피스마이너스 원과 나이키가 협업한 파라노이즈 에어포스 원일 것이다. 우리는 왜 파라노이즈에 열광할까? 단순히 전역 이후 첫 활동인 지드래곤의 행보라는 점과 나이키와 협업했다는 사실 때문일까?
그보다는 지드래곤이 살면서 느껴온 자신만의 가치관과 철학을 신발에 녹여 하나의 예술품으로 탄생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 신발에는 어떤 메시지가 숨겨져 있을까? 파라노이즈(Para-Noise)의 뜻을 지드래곤은 이렇게 말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소리들이 모여서 새로운 소리를 다시 만들어낸다. 그게 지금의 제 모습이기도 하고, 저 또한 어렸을 때 영감과 영향을 받은 소리들에 의해서 계속 발전을 했고, 그러면서 저만의 소리를 또 만들어내고, 그 소리가 대중분들 혹은 저 외의 사람들에게 또 영향을 주고, 그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또 나중에는 그 소리를 넘어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이런 것들이 다, 지금 이 모든 현상을 ‘파라노이즈’라고 정의하고 싶다
지드래곤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받은 영감으로 확고한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드래곤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본인이 영향을 받은 것처럼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또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파라노이즈라는 단어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 신발에 파라노이즈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표현한 몇 가지 콘텐츠가 있다.
에어포스원
왜 하필 수많은 나이키 신발 중 에어포스원을 선택했을까? 나이키 에어포스원은 1982년에 최초로 출시되어 40년 가까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신발이다. 40년이란 세월은 한 세대를 훌쩍 넘는 시간이다. 아버지 세대부터 지금의 젊은 세대까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은 것이다. 이는 지드래곤이 얘기하고자 하는 파라노이즈의 의미와 통하는 부분이 많다. 즉 시공간을 초월해 계속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신발이 바로 에어포스원인 것이다.
색상
이 신발의 가장 큰 특징은 검은색으로 칠해진 페인트가 벗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신발을 신고 걷다 보면 스크래치가 나게 되고 페인트가 조금씩 벗겨진다. 그때야 비로소 벗겨진 사이로 지드래곤이 직접 그린 진짜 신발의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여기서 검은색은 세상에 묻은 때를 의미하는 것이다. 각박한 현실에 치여 자신만의 색깔을 점점 잃어가고 인생에 스크래치가 나지만 그 스크래치 사이로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 조금씩 보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또 미드솔에 붓으로 슥 칠한 듯한 검은색 페인트 자국처럼 그 스크래치를 다시 검은색으로 채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파라노이즈할 수 있도록 계속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데이지
데이지는 태양의 눈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해를 비추면 꽃이 되고 흐린 날이나 밤에는 피지 않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또한 아름다우며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이 꽃은 평화를 뜻하기도 한다.
즉 신발 혀 부분에 놓인 데이지는 언젠가 본인만의 색깔을 찾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평화의 날을 기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떨어진 한쪽 꽃잎과 만나 피스마이너스원이 된다.
그냥해 나이키 로고
파라노이즈 신발의 포장지를 살펴보면 특이하게 한글로 적힌 ‘그냥 해’라는 글자와 나이키의 로고가 결합한 패턴이 프린팅되어 있다. ‘그냥 해’는 영어로 ‘just do it’이며 이는 나이키의 유명한 브랜드 카피이기도 하다.
결국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것이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고 본인만의 색깔을 찾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just do it, 그냥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000만 원까지 치솟는 미친 리셀가로 비록 나이키 파라노이즈를 만져볼 순 없지만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고민하고 머뭇거리는 일이 있는가? 그럼 ‘그냥 해’보면 어떨까?
원문: 김화초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