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ance ARMS 1기
연세대학교 의학과 본과 1학년 김헌
3줄 팩트 체크
- 다이어트를 하면 체지방 세포의 크기가 줄어드는데, 이렇게 되면 체지방 세포가 분비하는 렙틴(식욕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많이 분비될수록 포만감을 쉽게 느낀다)이 줄어들면서 체중 관리가 어려워진다.
- 체중 감량이 된 상태에서 다량의 영양분을 섭취하면 체지방 세포의 크기가 다시 커지며, 이때 체지방 세포의 개수 또한 증가한다.
- 이렇게 많아진 체지방 세포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유지되며, 다이어트를 다시 시행한다고 해도 크기가 감소할 뿐 개수는 변하지 않는다.
요요현상이 영구적으로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친다고?
다이어트란 끝이 없습니다. 체중 감량을 하는 과정도 매우 힘들지만 감량된 체중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자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체중 관리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체중이 원래대로 혹은 원래 이상으로 증가하는, 이른바 요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터’ 이후의 ‘유지어터’ 로서의 노력이 매우 힘든 만큼, 실제로 체중 감량 이후 일정 수준으로 1년 이상 유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로 감소된 체중이 신체의 항상성에 의해 원래대로 돌아오려는 기전에는 근육 부피의 감소, 장운동의 가속화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1, 이 중에서 체지방 세포의 크기 감소로 인한 요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음식물 섭취 시 포만감을 결정하는 렙틴의 분비 등 다이어트 후 유지에 관여하는 요소들이 체지방 세포의 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체중 감량 이후 체중을 증가시키게 되면 체지방 세포의 개수가 증가합니다.
즉 총 체지방량이 같다고 하더라도 체지방 세포의 개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의지 부족으로 다이어트 후 유지에 실패할 경우 체중이 원래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다이어트 이후에도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참고로 체지방 세포의 개수 증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은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완전히 밝힐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사실’에 그쳤으나, 그 외의 내용은 확실한 사실에 기반한 것입니다.
여기까지 글의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한 것이며, 바로 뒤에 설명하는 검증 과정은 여기서 더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검증 과정
A. 근거 자료 채택
1. 체지방 세포와 요요 현상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PMC에 adipose tissue weight regain이라고 검색해 “The role for adipose tissue in weight regain after weight loss”이라는 논문을 찾음.
2. 논문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Pubmed와 PMC adipose tissue의 hyperplasia와 관련된 논문 검색 결과 3개의 같은 내용을 주장하는 논문을 찾음.
- Long-term prospective and controlled studies demonstrate adipose tissue hypercellularity and relative leptin deficiency in the postobese state. (Pubmed)
- Weight regain after sustained weight reduction is accompanied by suppressed oxidation of dietary fat and adipocyte hyperplasia. (Pubmed)
- Hypertrophy and/or Hyperplasia: Dynamics of Adipose Tissue Growth (PMC)
그런데 위 두 논문이 The role for adipose tissue in weight regain after weight loss에서 인용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애초에 관련 내용을 담은 논문이 많지는 않음을 알 수 있음.
3. “The role for adipose tissue in weight regain after weight loss”에서 다루는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Pubmed 검색을 통해 세부내용과 관련된 다른 논문들도 검색.
요요현상과 체지방 세포
체중 감량 중, 그리고 체중 감량 이후 체중이 증가할 때로 나누어서 설명하겠습니다.11
A. 체중 감량 중
체지방량이 감소하면 체지방 세포의 크기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될수록 체지방 세포는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길을 택합니다. 뇌의 일부인 뇌하수체와 후뇌에서는 체지방 세포와 같은 말초 조직으로부터 오는 신호와 혈당량과 같은 체내 영양분 수치와 같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사용해 에너지 밸런스를 조절해 체중 조절과 관련된 에너지 항상성을 유지하려 합니다.
이때, 에너지 유입에 제한이 걸리면 신체는 에너지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주어진 조건에 적응합니다. 결국 뇌하수체와 후뇌에 의해 체내에서 동화작용을 하는 방향으로 기우는데,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체지방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감량하면 체지방 세포의 개수는 변하지 않으나 크기가 줄어들며, 다시 몸무게가 증가하면 체지방 세포의 크기 또한 커집니다.
또한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시키는 렙틴 호르몬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데, 렙틴 호르몬이 분비되는 양은 지방 세포의 크기에 비례합니다2. 이것은 다이어트 때 폭식, 즉 ‘입 터짐’이 유난히 잘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이어트 시 지방 세포가 줄어들면서 식욕 억제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만인 상태에서 체중 감량을 한 상태라면 동일한 신체조건 및 체성분 구성을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사람보다도 체중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도 체지방 세포와 관련이 있습니다. 비만인 상태에서 체중 감량을 한 상태라면 체지방 조직의 크기가 같더라도 훨씬 많고 작은 체지방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경우 앞서 말했듯 렙틴 분비량에 차이가 납니다.
어떤 논문에서는 비만 상태에서 감량한 사람들을 신체적 조건이 같은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BMI과 체지방률이 같았음에도 체지방 세포의 부피가 43% 정도 작았으며, 렙틴 분비량은 68% 낮았고 혈청 내 렙틴 레벨이 54% 낮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렙틴이 적게 분비되니 식욕 조절이 어려워서 과식의 위험이 존재하는 것입니다3.
그리고 큰 지방 세포에 비해 작은 지방 세포들의 경우 인슐린에 의해 포도당을 더욱 잘 끌어당기며, 이를 대사해 체지방을 합성하는 능력이 좋은 반면4, 지방 세포가 클수록 ATGL, HSL, 그리고 LPL과 같은 지방분해효소의 활성화로 인해 지질 분해 능력은 좋고 지질 합성능력은 떨어집니다. 이는 지질이 세포에 한계치 이상으로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요약: 체중 감량 시 체지방 세포 개수는 변화하지 않고 크기만 작아집니다.
B. 다이어트가 된 상태에서 체중 증가
우선 체중이 증가하면 체지방 세포의 크기가 증가합니다. 체내 영양소가 다량으로 들어오면서 체지방 세포는 커지는데, 크기가 줄어들었더라도 이는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한 세포당 많은 지질을 축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체지방 세포의 크기가 증가할 뿐 아니라, 체지방 세포의 개수 역시 증가합니다.
이전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체지방 세포의 개수는 청소년기 때를 끝으로 결정이 된다고 알려졌으나5,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체지방 세포의 개수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바로 살을 뺐다가 다시 찌우는 경우입니다(참고로 자가면역 질환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경우 체지방 세포의 개수는 감소하는 일이 없습니다)6. 체지방 세포의 경우 항상 정적으로 양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산이 되고 소멸하는데, 정상적인 인체의 경우 생산되는 세포의 개수와 소멸하는 것의 개수가 동일하기 때문에 개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7.
그런데 아직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진 않았지만, 체지방 세포의 생성과 소멸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체지방 세포의 개수가 증가합니다8. 알려진 것으로는, 교감신경계의 작용과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는 지방 세포 전구체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다이어트를 하면 교감신경계와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이후의 지방전구체 증식을 가능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합니다9, 10.
참고로 이렇게 증가한 체지방 세포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영구적으로 따라다니며, 다이어트 이전의 상태로 체중을 줄였다고 하더라도 (체지방 조직의 크기가 같아졌더라도) 체지방 세포의 개수는 더 많고 크기는 작기 때문에 식욕조절이 어렵고 지질합성에 유리한, 이른바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뀌는 것입니다.
- 요약: 감량 후 체중 증가 시 체지방 세포 개수가 증가하며 크기도 커집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다이어트된 체중의 유지를 위해서는 신체의 이러한 항상성 기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각별한 주의를 요할 것입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에서도 아실 수 있듯이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것을 유지하기도 매우 힘든 일이며 몇 년이 걸려도 계속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에 유지하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깎아내리는 과정보다 더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 체지방 세포 크기의 감소로 인해 식욕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 칼로리를 정해놓고 먹는다던가 (대략 하루에 본인이 몇 칼로리를 먹는지 대략적으로나마 과대평가 없이 알고 있어야 됩니다) 이른바 ‘유지어터’로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인데, 이러한 노력이 없으면 무의식적으로 과식을 하게 될 것이며, 다시 비만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뿐 아니라 방심하고 과식하면 다시 체중을 올리려는 체내 조절 시스템에 의해 체중이 다이어트 이전 체중 이상으로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체중이 원래 이상으로 증가하는 이유가 단순히 다이어트를 하면서 굶주린 것에 대한 심리적 보상 이상인 내분비적인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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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öfgren P, Andersson I, Adolfsson B, Leijonhufvud B-M, Hertel K, Hoffstedt J, et al. Long-Term Prospective and Controlled Studies Demonstrate Adipose Tissue Hypercellularity and Relative Leptin Deficiency in the Postobese State.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Metabolism. 2005;9011:6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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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ML, JA H, ED G, VD S, MR J. The role for adipose tissue in weight regain after weight loss. Obes Rev. 2015Feb;
원문: ARMS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