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입니다. 현대 축산업은 옥수수나 대두를 원료로 만든 사료를 이용해서 집약적으로 가축을 키우고 이를 도축해 소비자에게 공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지만 마지막 가공 과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고기의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인공 고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콩을 원료로 고기를 흉내 낸 콩고기 등이 채식주의자를 위해 나와 있지만, 식감에서 실제 고기와 큰 차이가 있어 일반 소비자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예 동물 세포를 배양한 인공 고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자원을 사용해 제작이 가능하며, 가축처럼 도축해서 일부만 고기로 판매하는 방식이라서 상당히 에너지 효율적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재의 인공 고기 기술에는 여러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당장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지만, 맛도 실제 고기와 다르다는 것 역시 문제입니다. 고기는 단순히 동물 세포를 배양한 것이 아니라 3차원적 구조를 지닌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존 A. 폴슨(John A. Paulson) 공학 및 응용과학대학(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SEAS) 연구팀은 젤라틴으로 만든 먹을 수 있는 섬유를 거푸집으로 삼아 근육 세포를 배양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지닌 인공 고기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근육 조직은 근육 세포로 이뤄진 근섬유 다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흉내 낸 것입니다.
연구팀은 침지 로터리 제트스피닝(immersion Rotary Jet-Spinning, iRJS)이라는 방식으로 실제 근육 조직과 흡사한 인공 근육을 배양했습니다. 색상은 흰색이지만 이 부분은 식용 색소를 이용해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과 더불어 가격을 낮출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그럴듯해도 비싼 가격을 지불해가면서 가짜 고기를 먹을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인공 고기의 시대가 곧 열릴 것 같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기술인 점은 분명합니다. 만약에 실제 고기와 구분이 잘 안 가면서도 저렴하면 한국에서 대박 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