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담배가 니코틴이나 다른 첨가물 없이도 폐 기능 및 면역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바이엘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의 연구팀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최근 널리 사용되는 전자 담배의 유해성을 확인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동물은 일반적인 전자 담배의 용매인 프로필렌 글리콜(propylene glycol)과 식물성 글리세린(vegetable glycerin) 60/40 용액 단독, 용액에 니코틴을 섞은 전자 담배, 그리고 담배 연기와 그냥 공기를 마신 네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이 가운데 프로필렌 글리콜과 식물성 글리세린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물질입니다.
하지만 4달에 걸친 연구 결과는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용매도 폐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프로필렌 글리콜, 식물성 글리세린을 흡입한 쥐의 폐에는 니코틴 포함 용매나 담배 연기를 흡입한 쥐처럼 심한 염증이나 폐기종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대신 폐 조직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됐습니다.
이는 용매 자체보다는 정상적인 순환을 방해한 결과로 보이는데, 아무튼 이로 인해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인플루엔자 같은 감염 질환에 더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 담배는 물론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증기조차도 위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물론 용매를 다른 것으로 바꾸면 더 안전한지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물질이라도 증기로 흡입하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안전에 대한 판단은 엄격해야 합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참고
- Matthew C. Madison et al, Electronic cigarettes disrupt lung lipid homeostasis and innate immunity independent of nicotin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2019). DOI: 10.1172/JCI128531
- 「E-cigarettes disrupt lung function and raise risk of infection」, medicalx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