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명 ‘리턴주사’에 대한 보도가 나간 적이 있다. 매끈하고 투명한 피부를 만들어준다고 시술했다가 시술을 받은 부위가 함몰되고 울퉁불퉁해졌다고 한다. 조직검사 결과상으로는 ‘알 수 없는 이물질’이 검출되었다고도 한다. 방송 이후, 필자에게도 문의가 들어왔다. ‘리턴주사가 뭐냐’며.
요즘 온갖 주사가 난무한다. ‘윤곽주사’, ‘백옥주사’, ‘걸그룹주사’ 등등 독특한 이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글을 쓰기에 남사스럽게도, 필자가 있는 클리닉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그래서 각 주사마다 어떤 성분들이 들어가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이 늘었다.
주사라고 통칭하지만, 주사를 놓는 방법이나 대상이 각각 다르다. 그리고 의료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명칭도 있고, 그렇지 않은 명칭도 있다. 독자적인 명칭을 쓸 때는 주사제의 성분이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종의 비방으로 여기는 것이다. 냉면 육수나 족발 양념처럼 말이다.(필자도 그런 게 있기는 하다.)
특히 요즘은 한글로 이름을 짓는데, 부르기 쉽고 머릿속에 기억하기 좋게 하려는 의도다. 대신 어떤 성분인지 알기는 힘들다. 때문에 어떤 주사를 맞든 간에 그 효과와 문제점을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주사, 최소한 이 정도는 알고 맞자
1. 백옥주사
글루타치온이라는 성분이다. 이는 정맥주사로 놓는 주사이다. 피부톤이 하얘진다고 해서 백옥주사라고 부른다. 비욘세 뇰즈가 이 주사를 맞고 피부톤이 하얘졌다고 알려져서 비욘세주사라고도 한다. 원래는 간염의 보조치료제로 사용된다.
2. 신데렐라주사
알파리포산이라는 성분이다. 일종의 항산화제인데, 왜 신데렐라 주사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역시 정맥으로 놓는 주사이다. 원래는 간기능 회복용으로 70년대부터 사용되던 약물이다. AIDS나 다발성신경병증에도 처방을 하기도 한다. 항산화효과로 미백 및 노화방지가 있다고 하는데 분명히 밝혀진 바는 없다.
3. 마늘주사 / 4. 감초주사
마늘주사는 비타민B1성분인데, 수액과 함께 맞는다. 맞고나면 코와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해서 마늘주사이다. 비타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각기병의 치료에도 사용하며, 신경통, 관절통, 말초신경장애 등에도 효과가 있다. 폐부종, 중추신경불안, 위장관 출혈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감초주사는 감초에 들어있는 성분이라고 해서 감초주사이다. 역시 수액과 함께 맞는다. 알러지성 피부질환, 만성 간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5. 브이라인주사 / 6. 윤곽주사 / 7. 달걀주사
얼굴윤곽을 매끄럽게 다듬어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위의 주사들처럼 어떤 성분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병원마다 재량껏 성분을 배합해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얼굴의 지방층에 직접 주입하여 지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약간의 붓기나 멍 등이 주요한 부작용이다.
8. 걸그룹주사
일종의 지방분해성분으로 알려져있다. 진짜로 걸그룹이 그 주사를 맞는지는 모르겠다. 주로 몸이나 팔다리의 지방에 주사하여 지방을 줄이는 용도로 쓰인다.
9. 물광주사
히알루론산이라는 성분이다. 이는 필러로도 사용되며, 피부에서 수분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입자가 작은 히알루론산 성분을 피부에 촘촘히 얕게 주사한다. 시술시 통증이 상당하며, 시술 후 올록볼록한 자국이 1~3일간 가며, 멍이 들기도 한다.
10. 뱀파이어주사
원래 명칭은 PRP: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 Platelet-Rich Plasma이다. 피를 뽑아서(건강검진받을 때 피뽑듯이), 정제해서 PRP를 따로 뽑아낸다. 이를 관절에 치료목적으로 주입하기도 하고, 얼굴 피부에 얕게 촘촘히 주사하거나, 바르기도 한다. ‘피주사’, ‘뱀파이어주사’라고도 한다. 여기에 포함된 각종 성장인자 등이 피부를 재생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부작용은 거의 없으나, 시술이 상당히 아픈 편이다.
과거에는 영어이니셜을 많이 썼다. PPC, HPL, LLD, PRP 이런 약자들을 보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영어 약자는 그 주사약의 성분을 주로 나타낸다. 아래에 언급한 주사들은 지방을 줄이는 게 목적이고, 따라서 지방층에 해당 약물을 주입한다.
11. PPC: 포스파티딜콜린; PhosPhatydilCholine
원래는 간성혼수치료제이나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작용이 알려져 많이 쓰여졌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이 주사를 맞고 살을 뺀 것으로 알려져 ‘브리트니 주사’라고도 한다. 효과만큼 부작용도 상당히 있다. 기본적으로 붓기가 생기고, 멍이 든다. 그리고 살이 울퉁불퉁해지거나, 염증 및 괴사에 이를 수도 있다.
12. HPL: 저장성 지방분해약물; Hypotonic Pharmacological Lipodissolution
저장성 – 체액에 비해 삼투압이 낮은 – 용액에 지방분해성분들을 배합한다. 배합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HPL이후에 이 배합을 조금씩 변형해서 이름을 새로 붙이기도 한다. 주로 뒤에 PL이라고 붙는 명칭이 그런 류에 해당된다. 효과가 PPC에 비하면 덜한 반면, 부작용도 덜하다. 붓기와 멍 정도가 대부분이다. 아주 드물게 시술을 과하게 했을 경우, 배합된 약물에 반응해서 갑자기 몸이 붓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생긴다.
13. LLD: 지방분해림프순환; Lipolytic Lymph Drainage
히알루론산이라는 성분을 파괴하는 히알루로니다제라는 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역시 체형교정용으로 쓰인다. 이 성분 자체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붓거나 시술부위가 붉어지기도 한다.
주사제로 승인 받았는지 꼼꼼한 검토가 필요
리턴주사처럼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에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주사제로 허가받은 성분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식약처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따라서 주사제로 승인받기가 힘들다. 그래서 주사제로 승인받은 성분은 거의 안전하다.
그러나 때로는 주사제로 허가받지 않은 제품을 승인받은 것처럼 유통하기도 하고, 사용하기도 한다. 필자의 클리닉에도 그런 제품을 팔러 오는 걸 보면 분명히 사서 쓰는 곳이 있을 것이다.(물론 필자는 안 쓴다.) 그런 경우에는 예상할 수 없는 리스크가 있고, 그 리스크는 온전히 의사의 책임이다.
마케팅이야 할 수 있고, 어떤 성분을 어떻게 쓰는가는 의료진의 재량이다. 하지만, 도를 넘는 마케팅과 직업윤리의 부재를 자주 목격한다. 기본은 지켰으면 좋겠다.
참고로 필러시술도 부작용이 있는데, 필러 성분의 문제가 아니라 시술의 문제이다.
편집: 리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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