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가까운 실종, 사망자를 발생한 세월호 난파 사고가 발생한지 이미 수 일이 지났는데 여전히 이 사고 발생에 대한 의혹, 구조와 수습에 대한 미비 등으로 온갖 루머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사고는 결론적으로, 나서는 안 되는 사고이며 날수도 없는 사고였으며, 설령 배가 난파되었다고 해도, 이렇게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사고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더구나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이기에 그 아픔과 허탈함, 분노는 더욱 크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한 마음으로 가슴 아파하며 통탄하며 울음으로 밤을 지새운 국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세 가지 주어,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을 추스르고, 이 사고 소식을 접할 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구분 않고 섞어서 생각하면 오해가 야기되고, 구조와 사고 수습 활동에 혼동을 가져오게 된다. 지금 SNS와 언론 등에 억측과 루머가 요동치는 이유도 이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 조사: 검경합동수사반이 구성되어 진행하는 업무로, 사고를 유발한 세월호의 선사, 선장, 경험 없는 3등 항해사의 역할, 무리한 개조를 허가한 관공서 등등 사고 경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재난 대처: 현재 안전행정부에 설치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본부는 인명을 구조하는 곳이 아니다.
긴급 구조: 해양경찰청이 지휘한다. 해양경찰청은 긴급 구조를 위해 청 안에 “중앙구조본부”를 설치해 이 본부가 긴급 구조의 모든 것을 지휘한다. 해군의 SSU (특수잠수부대)도 독단적으로 구조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며, 해경의 중앙구조본부의 지휘와 통제를 받아 구조 활동을 해야 한다.
민간 다이버들도 마찬가지이다. 민간 다이버들이 아무리 많이 몰려와도, 원칙적으로 이들 중 한국해양구조협회의 민간해양구조대원만이 구조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나머지는 해양경찰청이 구조활동을 요청하거나 허락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러니, “왜 다이버들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 잠수전문가 누구를 투입해라”고 하는 이야기는 피해자 부모들이 가질 수 있는 바램이지만, 여기에 언론이 장단을 맞춰서는 안 된다.
JTBC나 일부 언론이 주장하는 아래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 이는 재난대처와 구조의 영역을 구분할 줄 몰라 하는 말이다. 재난대처는 안전행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가 맡으며, 육상 구조는 소방방재청이, 해난구조는 해양경찰청이 지휘와 통제를 맡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중앙 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본부장은 자동적으로 안전행정부 장관이 맡지만, 실질적인 현장지휘역할을 하는 차장은 자연재해의 경우 소방방재청장, 인적재난의 경우 안행부 제2차관이 맡습니다. 이번 사고는 인적재난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이경옥 2차관이 맡은겁니다. 이전에는 자연재해, 인적재난 모두 소방방재청장이 맡아왔는데, 올 2월 7일부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바뀌면서 그렇게 됐다고 합니다.”
또, 일부 언론이 주장하듯,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구조본부 등 복잡한 기구들만 잔뜩 생겨 혼선을 빚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언급했듯이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 대처를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가 설치되며, 긴급 구조를 위한 중앙구조본부가 설치되고, 또 각 재난관리중앙기관(중앙 부처)에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되는데, 선박 사고이므로, 해양수산부에, 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교육부에 별도 설치된 것이다.
정부의 재난 대처 능력, 진실과 오해
그러나 재난 대처 기구가 몇 개가 만들어지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과연 재난 대처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 하는 건 사실 다른 문제이다. 하물며, 구조자 발표 같은 기초적 사실에 혼선을 빚고 있으니 정부 대응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항을 피해자 가족들이 이해할 수 있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잘못도 크다. 그래서, 음모론과 루머가 난무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정부의 재난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인 것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음모론과 루머를 배제하기 위해서, 우리는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과연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어떤 매뉴얼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하여야 하는 것인지를 짚어 보자. 재난에 관한 모든 과정에 대한 규정은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과 “수난구호법”에 명시되어 있다.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은, 재난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며,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하는데,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해일, 대설 등 자연 현상으로 발생하는 재난을 의미하며, 사회재난은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환경오염 사고로, 국가나 지자체 수준의 대처가 필요한 사고와 교통, 통신, 에너지, 의료 등 국가기반체계의 마비, 감염병이나 가축전염병의 확산 등을 의미한다.
재난에 따른 보상의 책임 소재는 법에 따른다. 그 책임 소재는 법률로 정하며,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매우 복잡하다. 이 법에 따라, 예방, 대비, 대응, 구조, 복구, 보상 중, 구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안전행정부가 설치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총괄하며, 조정한다.
보상 책임의 소재로, 구조에 필요한 플로팅 도크, 크레인이 제 때 도착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단, 플로팅 도크, 해상 크레인이 인명 구조용인가에 대한 논의는 제외해야 한다. 일부 언론은 이들이 인명 구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지만, 사실은 인명 구조보다는 사체 인양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이 장비들을 긴급 구조용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현재의 재난 관리 시스템, 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
원칙적으로 선박 사고의 책임은 선사에 있으므로 선박 인양, 구난에 대한 일차 책임을 지고 이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선사는 선박 사고에 대한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비용 문제를 보험사와 협의해야 한다. 즉, 긴급 구조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를 정부가 무조건 지불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법은, 구조본부의 장 및 소방관서의 장은 수난구호를 위하여 부득이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필요한 범위에서 사람 또는 단체를 수난구호업무에 종사하게 하거나 선박, 자동차, 항공기, 다른 사람의 토지·건물 또는 그 밖의 물건 등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종사 명령을 받는 자는 징발되어 수난구호업무에 종사하여야 하고 있다.
플로팅 도크, 크레인 업체 경우, 강제 징발이 아니라면, 비용 지불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동시키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이를 해상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적 재난의 경우 긴급 구조에 필요한 장비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를 지급보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긴급 구조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강제 징발하고 이를 사후 보상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긴급 구조의 경우, 육상재난의 경우는 소방방재청이, 해상재난인 경우에는 해양경찰청이 그 지휘와 책임을 맡으며, 이들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설치한다. 특히, 해상재난은 “수난구호법”에 따르게 된다. 수난구호법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중앙구조본부”라 칭한다.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과 “수난구호법”은 모두 민간구조 활동을 합법화하고 있으며, 특히 “수난구호법”은 민간해양구조대원 등을 회원으로 하는 한국해양구조협회를 설립하도록 하고, 이에 소속된 민간해양구조대원이 민간구조에 참여할 경우, 수당을 지급하고, 장비 대여를 실시하며, 구조 활동 중 질병이나 부상에 걸릴 경우 치료 및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편집자 추가: 해양구조협회 소속이 아니라도 구조활동이나 훈련에 참여한 인원에게는 구분 없이 지급한다.)
따라서, 홍 모 여인이 주장하듯, 민간해양구조대원이거나, 구조본부가 요청한 인력이 아닌 자원봉사 성격의 민간 다이버가 구조본부에 장비 대여, 구조 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원문: Dr. Song’s Blog / 편집: 리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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