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삽니다. 하루의 절반은 일하고, 먹고, 사람들과 만나며 활동합니다. 나머지 반나절은 쉬고 잠을 자며 보냅니다. 반복되는 우리 삶의 시간을 모래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표현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영국 스튜디오 아야스칸(Studio Ayaskan)의 ‘SAND’라는 시계입니다.
둥근 접시에 모래가 담겨 있습니다. 모래 위의 긴 막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입니다. 자정이 지나 아침이 되면 모래 위에 물결이 그려집니다. 정오가 되면 막대가 물결을 지우고 모래를 평평하게 만들며 지나갑니다.
막대 한쪽에 갈퀴가 달려 있는데, 이것이 시간에 따라 회전을 하며 모래 위에 잔물결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현재 시각은 막대의 위치와 모래 물결의 범위를 보고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시간의 순환을 모래 위의 패턴으로 표현한 디자인 콘셉트입니다.
스튜디오 아야스칸은 쌍둥이 자매 디자이너인 베검 아야스칸(Begum Ayaskan)과 바이크 아야스칸(Bike Ayaskan)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이들 디자인의 주요 주제는 자연, 그리움, 시간, 순환, 조화입니다. ‘SAND’도 돌과 모래로 산천을 표현하는 일본의 정원 가레산스이(枯山水)로부터 영감을 얻었으며, 이것을 시간의 개념과 연결해 완성했습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언제나 크고 작은 물결이 일어납니다. 물결은 시간이 지나며 잔잔해집니다. 물결치는 모래시계에서 우리 삶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원문: 생각전구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