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이라는 것은 항상 참 조심스럽다. 피드백 전달의 목적은 전체적인 성과를 올리게 하기 위함인데, 가끔 피드백이 이 목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대부분 피드백에 의해 상대방의 감정이 상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감정이 상해버린 뒤에 그러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설명하는 일은 아마도 계란으로 열심히 바위를 치는 일과 같을 것이다. 이미 늦었다.
이미 늦어버린 여러 경험을 하고 난 뒤 좋은 피드백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그중 첫 번째 방법은 피드백을 전달하기 전 전체 업무 중 상대방이 하는 업무가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는지, 이 업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먼저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이었다. 정신없이 실무를 하다 보면 귀찮음 반, 알아서 직원이 이해하겠지 하는 기대감 반 때문에 ‘그냥’ 시키거나 다시 하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일을 진행할 때마다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
두 번째 방법은 인간적으로 친해지는 일이었다. 그런데 친해진다는 것이 마냥 서로 즐겁고 술 먹고 친구같이 친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업무적으로 겪는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 공감을 토대로 교감했을 때, 결과보다는 노력한 과정을 존중해주고 칭찬해주었을 때 인간적으로 친해질 수 있었다. 그전엔 어떻게 다시 만들어오라고 말할까 참 고민이었는데 막상 친해지고 나니 이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어졌다. 친해진 덕분에 상대방이 왜 이런 피드백을 주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어 감정을 상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감정에 동요가 오지 않는 일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드백을 전달하는 목적이 공동체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 맞다면 나의 입장만 고려하기 이전에 상대방의 입장 또한 반드시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느끼고 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 촉을 예민하게 두면 자연스럽게 상대방도 스스로의 감정보다는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나의 촉에 좀 더 귀 기울여주지 않을까.
원문: 진민우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