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이 글은 Noahpinion의 ‘Does inflation make you poorer?’를 번역한 글입니다. 필자 Noah Smith는 젊은 나이에도 내공이 있으며 글도 재미있고 명쾌하게 잘 쓰는 분으로, 폴 크루그먼 교수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 사람을 종종 언급하고 때론 논쟁 비슷한 것도 벌일 정도죠. 그중에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관해 어려운 수식을 동원한 게 아닌 실생활에 빗대어서 이야기한 글이 있길래 옮겨 봤습니다.
많은 사람은 인플레이션이 자신을 가난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만 해도 귀에 못박이도록 자주 들었거든요. 뭐… 일리 있는 말이네요, 그렇죠?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흠, 내 소득은 정체됐는데, 물가가 상승한다면(인플레이션) 나는 많은 것을 살 수 없겠지. 그럼 내 실질 구매력은 하락한 거네. 난 가난해진 거야!”
그리고 나서 또 이렇게 생각하겠죠.
“사실상 내 월급에 변화가 없고 물가만 하락한다면 나는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어. 그래서 인플레이션 이놈이 항상 날 빈곤하게 만드는 거라 보면 되겠네.”
당신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인가요? 그렇다면 이 생각을 한번 해봅시다. 먼저 BLS의 인플레이션 계산기로 갑시다. 시작년도를 1980년도를 설정하고 100달러를 입력해서 “계산”을 클릭하면 286.76달러가 나옵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2014년 286.76달러는 1980년에 100달러로 살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는 뜻이죠. 다시 말해 1980년부터 2014년까지 총 인플레이션은 186.76%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1980년부터 지금까지 제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다고 상상해볼게요. 이게 당신이 과거보다 186.76% 더 부자라는 것을 의미할까요? 꽤나 좋은 일 같죠? 아마도 당신은 롯데캐슬이나 아이파크에서 살 수 있을 거고, 차도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탈 수 있을 거고, 은행 계좌엔 돈이 넘쳐나겠네요!
사실 그렇게 되진 못할 겁니다. 모든 미국인이 부자가 되어 버리니깐요!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을 증가시킨다’는 논리를 개개인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로 0%의 인플레이션이 계속됐다면 미국의 모든 사람이 대저택과 여러 대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멋진 휴가를 보내고 있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좋아요. 한 발 더 나아가보죠. 만약 인플레이션이 당신의 구매력을 감소시킨다면 디플레이션은 반대로 구매력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말이 되는 이야기네요, 그렇죠?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한다는 걸 뜻합니다. 낮은 물가는 당신이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어쩜 이리도 간단할까요?
그래서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면 우리는 매년 더 부자가 될 것입니다. 물가가 하락할 수록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습니다. 20% 디플레이션인 상황에서는 수년만 지나면 우린 모두 대기업 회장 같은 삶을 살게 될 겁니다. 90% 디플레이션 상황이라면 우리가 가진 돈은 매년마다 어마무시한 속도로 늘어나 버립니다. 곧 우리 모두 요트와 전용기를 타고 매년 휴가 때마다 유럽이나 일본으로 놀러 가게 되려나요. 그렇죠?
아닌가요?
잠시만요, 뭔가 잘못됐네요. 이게 가능한 일이 아닌 듯해요. 그렇지만 이런 결론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물론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을 감소시킨다면 디플레이션은 이를 증가시키기 마련이죠. 이건 결정적으로 사실입니다. 디플레이션은 그저 마이너스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물가가 하락한다면 당신은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디플레이션이 요트와 민간 비행기를 난데없이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이게 가능할까요?
그러니 인플레이션이 가난하게 만든다는 생각에는 결함이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인플레이션은 당신을 가난하게 만드는 게 아닐지도 몰라요. 어떻게 이게 말이 되냐고요? 어째서 물가가 올랐는데도 내가 살 수 있는 제품들이 줄어들지 않냐고요?
그에 관한 답이 있긴 하지만, 당신 스스로가 생각해보길 원합니다. 힌트 하나 드릴게요. 뭔가를 구매할 때마다 당신이 지불하는 돈은 누군가의 소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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