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선선한 날씨가 좋을 때면 편의점 앞 간이 테이블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을 즐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맛의 고장 전주에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조금 더 일찍 자리 잡았는데, 바로 가게 맥주의 준말인 ‘가맥’이다.
1980년대부터 전주에서는 동네 슈퍼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와 황태구이 등을 팔기 시작했고, 점차 안주가 다양화하며 달걀말이, 노가리, 떡볶이 등의 안주가 추가되었다. 전주의 가맥문화는 가벼운 술자리를 즐기는 트렌드와 레트로 붐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급격히 확산했다. 허름한 외관과 소박한 내부 인테리어로 부담 없는 안식처를 제공하는 가맥집. 기성세대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서울 유명 가맥집으로는 익선동 거북이슈퍼, 노가리슈퍼, 종로 서울식품, 성신여대 선화슈퍼, 경리단길 우리슈퍼, 망원동 망원슈퍼, 종로 혜성슈퍼, 연남동 연남슈퍼, 서촌 서촌가맥집 등이 유명하다. 전국 유명 가맥집으로는 전주 전일갑오, 달팽이슈퍼, 은성슈퍼마켓, 초원편의점, 풍남슈퍼, 영동슈퍼, 대구 호랑이슈퍼, 경주 황남주택, 김해 가락상회 등이 유명하다.
퇴근길 직장인들의 안식처! 야외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즐길 수 있는 가맥집 BEST 5를 만나보자.
1. 맥덕들의 성지, 서울 경리단길 ‘우리슈퍼’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벽면 냉장고를 빼곡하게 채운 맥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우리슈퍼’. 약 200여 가지가 맥주가 준비되어 있어 맥주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국내 브루어리에서 생산하는 수제 맥주부터 해외 유명 맥주까지 종류가 다양해 골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강렬하게 느껴지는 쌉쌀한 맛과 진한 홉의 풍미가 느껴지는 ‘로스트 코스트 인디카’와 은은한 열대 과일 향과 깔끔한 목 넘김을 자랑하는 ‘파운더스 IPA’가 가장 인기가 많다. 고른 맥주는 매장 외부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에서 마신 후, 셀프로 분리수거를 하면 된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54길 7
- 영업시간: 매일 12:00–00:00
- 가격: 맥주 가격 변동
- 후기(식신 연지곤지><): 훌륭한 편이네요.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핫한 가맥집. 여기는 세계 맥주를 많이 취급해서 다양한 맥주를 경험할 수 있는 감성 넘치는 바이브한 공간입니다. 이태원에서 가맥집으로는 제일 유명한 곳으로 세계 맥주가 없는 게 없는 곳입니다. 밖에 테이블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와요.
2. 저렴하지만 푸짐하게! 서울 종로 ‘서울식품’
종로 공구상가 골목 안쪽에 위치한 ‘서울식품’의 허름한 외관은 노포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매장 1층은 라면, 과자 등을 판매하는 슈퍼로, 2층은 가맥집으로 운영한다. 일반 술집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주류와 안주를 만나볼 수 있어 인근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술은 냉장고에서 원하는 만큼 꺼내 먹으면 되고 안주는 인터폰으로 주문하면 된다.
대표 메뉴는 탱글탱글한 굴을 달걀옷을 입혀 노릇하게 구워낸 ‘굴전’. 따끈한 굴전은 진한 고소함과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녹진한 맛이 매력적이다. 안주 주문은 9시까지만 받으니 참고할 것.
식신 TIP
- 위치: 서울 종로구 종로18길 32
- 영업시간: 평일 12:00–22:30, 토요일 12:00–22:00, 일요일 휴무
- 가격: 굴전(小) 6,000원, 부추전 4,000원
- 후기(식신 안뇽친구): 소주가 2,000원! 맥주가 3,000원밖에 안 하고 안주도 가격이 정말 저렴해서 막 달릴 수 있어요. 그리고 가격이 저렴해서 안주 기대를 안 했는데 굴전도 크기가 크고 좋아요.
3. 성신여대생들의 핫플레이스, 서울 성신여대 ‘선화슈퍼’
‘선화슈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주를 선보이며, 성신여대생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술을 포함하여 수저, 물은 셀프로 이용하면 된다.
대표 메뉴 ‘즉석 떡볶이’는 자리에서 졸여 먹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끓여낸 후 그릇에 담아 제공되는 점이 특징이다. 감칠맛 가득한 매콤달콤한 국물은 그 자체로 술안주로 제격이다. 면 사리, 달걀, 야끼 만두 등 토핑을 추가하여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순대와 내장 위로 곱게 다진 청양고추를 올려 나오는 ‘찰순대’도 인기 메뉴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인 순대에 청양고추가 알싸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을 더해준다.
식신 TIP
- 위치: 서울 성북구 보문로30라길 16
- 영업시간: 매일 12:00–02:00(유동적), 일요일 휴무
- 가격: 즉석 떡볶이 3,000원, 찰순대 3,000원
- 후기(식신 leebiny): 슈퍼와 가맥집을 같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일단 부담 없이 이것저것 시키기 좋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순대에 고추 올라간 거 처음 먹어봤는데 맥주랑 진짜 잘 어울려요! 꿀 조합 인정!
4. 현대 스타일로 풀어낸 전통 가맥, 서울 익선동 ‘노가리슈퍼’
전통 가맥에 젊은 감성을 더해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노가리슈퍼’. 알록달록한 우산 장식이 펼쳐져 있는 야외 테라스부터 1, 2층으로 이루어진 내부까지 넓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20여 가지가 넘는 안주 메뉴와 10여 가지의 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전주 전통 가맥집에서 전수받은 노하우로 선보이는 ‘전주 황태’. 잘 구워진 황태는 과자처럼 바삭한 식감과 씹을수록 느껴지는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다. 후라이드 치킨을 포함하여 똥집, 고구마, 떡 튀김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닭치기 한상 후라이드’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참고할 것.
식신 TIP
- 위치: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28
- 영업시간: 월–토요일 14:00–02:00, 일요일 14:00–00:00
- 가격: 전주 황태 17,000원, 닭치기 한상 후라이드 17,000원
- 후기(식신 수지하트): 반짝거리는 네온사인 간판과 형형색색의 야외 테라스 석까지! 익선동의 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메뉴가 많아 한참 고민했지만, 개인적으로 전주 황태랑 달달한 짜장 떡볶이 추천합니다!
5. 전주 가맥의 터줏대감, 전주 경원동 ‘전일갑오’
‘전일갑오’는 1974년부터 문을 열어 지금까지 45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전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불릴 만큼, 관광객들에도 즐겨 찾는 곳이다. 맥주는 1인당 한 병씩 주문해야 하니 참고할 것.
대표 메뉴 ‘황태포’는 연탄불에서 황태포를 은은하게 구워 제공한다. 포슬포슬하게 구워진 황태포는 씹을수록 입안 가득 배어 나오는 고소함이 일품이다. 걸쭉한 간장에 매콤한 청양고추를 쫑쫑 썰어 올리고 마요네즈와 깨를 듬뿍 올려낸 소스가 이 집의 포인트. 짭짤함과 매콤함, 달짝지근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소스는 삼삼한 황태포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식신 TIP
- 위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6
- 영업시간: 매일 15:00–01:30(유동적), 일요일 휴무
- 가격: 황태포 10,000원, 계란말이 7,000원
- 후기(식신 beom_kroea): 전주하면 가맥, 가맥하면 전일 슈퍼! 전일 슈퍼는 전주 최고 가맥집 중에 하나에요ㅎㅎ 제일 유명한 황태는 소스와 찍어 먹으면 한 번에 중독이 되고. 계란말이는 가성비 말이 안되요ㅋㅋㅋㅋㅋ 가맥은 맥주가 저렴한 거 아시죠? 전주 가맥집을 찾으신다면 전일 슈퍼를 찾아보세요!
원문: 식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