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플랫폼으로 우뚝 선 ‘자동차’?
자동차 안에 미니 편의점이 있다면 어떨까? 다소 생경하게 들리겠지만, 미국의 카고(Cargo)라는 스타트업은 이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카고는 승차 공유 서비스 회사와 손잡고 차량 콘솔박스 위에 미니 자판기를 설치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의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 이미 각광을 받고 있다.
차를 타기 전 어떤 물건을 사지 못했을 때 답답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지 않은가? 가령 출출해서 간단한 초코바라도 좀 먹고 싶을 때가 있고, 전날 회식 때 과음을 해 숙취 해소제를 마시고 싶은 상황도 있다. 휴대폰 충전을 못하고 나왔을 때, 혹은 머리가 아플 때 등등 차에 이미 탑승했는데 마땅한 해결 수단이 없어 답답할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신비한 박스에는 초콜릿 같은 스낵은 물론 숙취 해소 음료, 충전기, 상비약 등이 들어 있다. 물론 박스마다 구성물은 조금씩 다르다. 카고 메뉴를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박스 위에 기재된 번호만 치면 어떤 품목이 있는지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달리는 차 안에서 간단한 쇼핑을 할 수 있다니, 상당히 매력적인 서비스다. 이 상자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렇듯 편리함과 이점이 명확히 존재하는데, 그렇다면 운전기사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을까?
차에서 벌어지는 신유통 혁명!
운전하는 분들도 이익을 향유해야 마땅하다. 이 박스를 설치함으로써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기존 벌이 외에 매월 수백 달러의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무료로 먹어볼 수 있는 아이템도 있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식음료 회사 입장에서는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해본다는 차원에서 카고 측에 자사 제품을 무상 제공하고 있기 때문. 이 경우에도 기사들은 수수료를 받지는 않더라도, 일정 액수의 돈을 추가로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를 보고 있으면, 유통이 침투하지 않은 공간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는 차 안에서도 이처럼 다양한 소매 서비스가 펼쳐질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어떤 회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서비스로 새로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유통 경쟁에서 기선을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리테일 플랫폼’으로 우뚝 섰다.
원문: 석혜탁 칼럼니스트의 브런치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오늘이 가벼운 당신에게 오늘의 무게에 대하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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