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을 기반으로 시작해 약 2,000억 원에 가까운 기업으로 성장한 부건에프엔씨㈜(임블리, 멋남). 그런데 그들의 입에서 최근 “과거부터 동대문엔 더 이상 답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언론에서 이렇게 인터뷰한 부건에프엔씨임에도 아이러니하게 최근까지도 동대문 시장을 이용해 단독 입고라는 서비스를 강화해 왔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해당 쇼핑몰은 자체 제작 상품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이 단독 입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대문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며 결별을 이야기한 회사에서조차 제일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동대문 업체들을 활용한 단독 입고. 이것은 무엇이기에? 또 얼마나 좋길래? 이 단독 입고에 대한 고객들의 의문 제기에 해당 쇼핑몰은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해당 쇼핑몰 이야기를 요약해보면, 거래처 상품에 대한 단독 판매 권한을 얻어 임블리 쇼핑몰을 통해서만 판매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쇼핑몰은 상품의 수량 확보를 쉽게 할 수 있으므로,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이를 적극 진행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임블리 쇼핑몰은 거의 단독 입고+자체 제작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독 입고를 강화해서 운영하는 쇼핑몰을 보면 실제로 타 쇼핑몰에 비해 고객들에게 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강화 차원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여기까지 임블리 쇼핑몰이 단독 입고 서비스를 하는 이유를 들어보았고, 장점 또한 알아보았다. 임블리 쇼핑몰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고, 이제부터? 단독 입고 서비스를 악용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진짜 누구를 위한 단독 입고일까?
이 불편한 온라인 쇼핑몰 단독 입고 서비스는 사실 해당 온라인 쇼핑몰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꼼수일 뿐이다. 매출이 많은 유명 쇼핑몰 중 일부는 자신들의 판매 파워를 앞세워 본인의 쇼핑몰에서만 단독 판매할 수 있도록 도매업체에 제품의 단독 입고를 요구한다.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납품하는 도매 업체 입장: 본전 사수!
단독 입고(판매) 상품의 판매가 저조해도 해당 쇼핑몰에 판매 보전 등을 요구할 수 없으며 남은 재고 또한 다른 곳에 유통해서 원가 회수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재고를 대부분 모두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납품가를 올리거나 생산 원가 절감을 위해 원단, 부자재, 공임 등의 요소에서 품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얽혀 리오더가 진행될수록 제품의 일정한 품질 유지 또한 보장 못 한다.
쇼핑몰 입장: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가격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장치가 마련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독 상품을 보러 재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므로 광고비 절약이 가능하다. 또한 자체 제작 상품과 달리 재고 부담을 거래처에 떠넘길 수 있기 때문에 판매 저조에 따른 리스크도 거의 안지 않아도 된다.
또한 선입고한 제품 또한 불분명한 불량 및 기타 반품 규정을 핑계로 해당 제품 거래처에 반품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재고 부담을 거의 갖지 않아도 되는 편법이 존재한다. 그야말로 단독 입고 판매는 쇼핑몰 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최종 소비자는? 호갱님 되기 딱 좋은 날
단독 입고 쇼핑몰에서 원가(납품가) 1만 원짜리 옷을 4만 원에 판매해도, 소비자는 타 쇼핑몰의 가격과 비교하고 살 수 있는 선택권이 박탈당한다. 해당 제품이 막연히 가격만큼 괜찮은 품질일 것이길 기대하며 해당 쇼핑몰에서 살 수밖에 없다. 위의 쇼핑몰과 도매 업체 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구입한 가격만큼의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하다.
수혜자는 누구인가
유일한 수혜자는 납품 업체도 소비자도 아닌, 부담 없이 소비자와 납품 업체 양쪽 모두에게 폭리를 취할 수 있는 키를 쥔 쇼핑몰 딱 한 곳이다.
지금이라도 여러분이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에 단독 입고, 단독 판매 아이콘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단독 입고를 많이 진행하는 대부분의 쇼핑몰에선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소비자를 위해 단독 입고 판매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해당 쇼핑몰이 소비자와 거래처로부터 이익을 최대한 남기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결국 최종 피해자는 해당 쇼핑몰을 좋아하고 자주 이용하는 단골 소비자다.
지금 갑의 위치를 악용하는 일부 쇼핑몰이 있다면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동대문이라는 멋진 시장이 있었기에 지금 여러분의 쇼핑몰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아주 조금 잘 나간다고 해서 동대문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 같이 잘돼야 진짜 잘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피눈물로 이루어지는 부와 명예는 모래성을 쌓는 것만큼이나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다. 진정성이 답인 시대다.
원문: 크리에이티브마인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