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나 1–3년 차 직장인으로부터 질문이 많이 들어온다.
스타트업에 면접을 봤는데, 회사는 마음에 들지만 사수가 없는 것 같아요. 괜찮을까요?
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사수가 신경을 안 써줘요. 이직을 고려해야 할까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존경하는 실무자가 있어서 함께 일하고 싶어 입사한 경우가 아니라면, 함께 일하는 팀원과 사수는 예측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면접 과정이나 회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함께 일할 팀의 조직문화나 구성원들에 대해서 링크드인이나 블로그, 뉴스 기사 등을 통해 최대한 파악하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기업 가면 조나단 아이브 같은 천재 디자이너가 사수로 있고 스타트업 가면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해야 할 것 같은가? 똑똑하고 존경할만한 동료들과 일하는 것은 너무나 행운이지만, 아쉽게도 항상 그렇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집단에 가든 자신을 증명하고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실무자가 되고 지속적인 공부를 통해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1. 다른 산업군의 실무자들과 스터디하기
실무자 간의 커뮤니티는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이 이론이 몸에 익고 일이 익숙해 지면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케이스 스터디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뛰어난 실무능력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산업군에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챌린지가 와도 경험을 베이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런 경험을 간접적으로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과 강의도 좋지만 보안상의 문제로 실제 사례가 모두 공개된 경우는 드물다. 업계 실무자들끼리 스터디를 하면 공부는 물론이고 자연스럽게 실제 업무 이야기가 오가며 케이스 스터디가 이루어진다. 개인적으로 아는 실무자들과 함께 스터디해도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페이스북 등 여러 SNS의 실무자 커뮤니티에서 스터디를 찾아도 된다.
올해만 해도 5개 정도의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참여했는데 금융, 게임, 영상, 데이터, 요식업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실무자들과 함께 공부하니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생생한 경험이 오갈 수 있었다. 스터디에서 배운 내용을 업무에 적용해볼 수도 있었고, 여러 문제 상황에서도 대처할 관점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2. 세미나를 통해 업계의 선배를 멘토로!
필자도 맹목적으로 세미나를 가는 것은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한 지 1–3년 정도 되는 주니어 연차에서는 세미나를 통해서 평소에 들을 수 없는 연사들의 강의를 통해 안목도 넓히고, 간접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세미나도 많이 가봐야 어떤 세미나가 도움이 되고 안 되는지 구분이 가능하다.
2015년에 한국에 돌아와 2–3년간은 정말 꾸준히 세미나를 많이 나갔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었던 부분은 연사분들께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조언을 구했던 부분이다. 경력에 비해 일찍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면서 실무에서 발생하는 많은 상황에서 생기는 문제에 조언을 구하고, 커리어의 방향성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강의장에서 질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락처를 전달받아 지속적으로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꾸준하게 소식을 주고받는 멘토분들이 한 분, 두 분 생기기 시작했다. 멘토분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업무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좋은 강연이나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 소개해 주시기도 했다. 무엇보다 현재 회사 업무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을 중심에 둠으로써 커리어에 대한 큰 그림도 그릴 수 있었다.
3. 이왕 사수가 없는 김에 마음껏 권한을 남용해 보자
사수가 없다는 말은 권한이 신입사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음을 의미한다. 멘토도 좋고, 스터디도 좋지만 결국 실력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안을 실행하고, 시장의 피드백을 얻음으로써 성장한다. 사수가 없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위기로 보이고 약점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연차가 쌓이면 결국 점점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하는 일이 결국 생긴다. 연차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리더의 역할을 잘 해내고, 훌륭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뛰어난 실무자는 많은 실패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왕 나중에 중간관리자가 되고 의사결정권자가 될 것이라면 사수가 없는 김에 마음껏 실험해보자. 실패하면 어떤가? 냉정하게 얘기해서 실패했을 때 결국 책임져야 할 사람은 회사의 대표님이지 실무자가 아니다.
원문: 킹홍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