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적성에 안 맞았던 개발 일에서 디자인으로의 커리어 전환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즐기면서 하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내가 하고 싶은 완벽한 업무만 할당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다.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지만 반복적인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서 전혀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새로운 스킬 셋을 쌓거나 하고 싶은 경험을 마음껏 해볼 방법이 있다. 바로 사이드 프로젝트다.
올해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을 본격적으로 써보고 싶어 브런치에 글을 연재했고,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기 위해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을 모집하여 모바일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강의를 하거나 콘퍼런스를 주최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매달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왔다. 그 결과 회사만 다닐 때보다 폭넓은 경험과 다른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1. 사이드 프로젝트는 실무에 도움이 된다
가장 쉬운 사이드 프로젝트는 자신의 직무와 관계된 것이다. 예를 들면 콘텐츠 마케터라면 자신의 취미와 관련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나 인스타 계정을 콘텐츠를 제작하여 키워볼 수도 있고, 개발자라면 새로 나온 기술을 활용하여 평소에 만들어보고 싶었던 서비스를 개발해볼 수 있다.
회사에서 리소스와 팀원들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결과물을 내는 것에 비해, 사이드 프로젝트는 멘땅에 헤딩하고 실험하고 리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통해서 회사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좀 더 넒은 프로세스와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 회사에서처럼 실패에 대한 평가를 받을 일도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
나도 포트폴리오 웹사이트와 운동 앱 등을 개발해보며 실무에서 쓸 수 있는 디자인 툴과 개발 프로세스 등에 대해서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강의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실무자들을 가르쳐보는 것도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었던 지식들을 정리하고 미처 몰랐던 부분까지 알게되어 실무 능력도 더 탄탄히 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부장님의 반대로 펼치지 못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는가? 얼른 팀원을 모집해 가볍고 빠르게 실행해보자!
2. 제2의 직업으로 금전적 보상이 따라온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금전적인 보상까지 따라오려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본업보다 더 큰 돈을 벌고 계신 분들을 보면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히 하신 분들이 많다.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는 분들, 캘리그라피나 영상 편집 등의 취미 생활을 통해 부업을 하는 분들을 보면 질보다는 양과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는 누구나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프로젝트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10편 글쓰기’도 프로젝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시작한 글의 연재를 통해 여러 기관이나 매체에 글이 소개되기도 했고, 칼럼 고료를 받고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글을 통해서 코엑스, 대학교, 스타트업 관련 기관 등에서 강연을 할 기회도 운 좋게 생겼다.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 보상도 따라오는 듯하다.
3. 나와 관심사가 맞는 커뮤니티가 생긴다
돈이 안 되는데 시간이 드는 일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그 일에 대한 애정과 관심 없이는 시도조차 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재미있는 시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에 전문 지식이 있는 분들을 만나기도 하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정보의 공유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더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동기부여도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영상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크루가 생겼고, 디자이너와 개발자로 이루어진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팀은 어느덧 일곱 명을 넘어섰다. 함께 글을 쓰는 작가님들의 모임도 생겼고, 강의하는 분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하나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여러 프로젝트로 계속해서 뻗어 나가고 새로운 채널들을 통해 다양한 기회들이 연결되고 있다.
마치며
직장 생활에서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배우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사이드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자. 물론 회사에 너무 티를 내고 다니지는 말도록 하자. 직원의 리소스나 신경이 외부로 향하는 것을 좋아하는 대표님은 없다.
원문: 킹홍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