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늘어나면서, 지난 번 포스팅보다 더 심화된 내용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이런 류의 글은 깝깝함에서 창조된다.)
나만의 가능성으로 승부하라! 보다 쿨하게 내게 맞는 회사에 취업/이직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조언
내 경우는 2005년부터 아르바이트로 디지털 업계의 실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1년 반 동안 현재의 회사에서 기획자/디자이너로 일했고(이게 주가 되어 학업을 병행한 느낌이랄까;), 이후 6개월 동안 온라인 광고 대행사의 인턴 생활을 했고, 1년 3개월 동안은 입소문 마케팅 전문 회사에서 브랜드 블로그 / 바이럴 마케팅 기획자로 일했다.
그리고 현재의 회사로 다시 돌아와(직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입사한 것이지만 ^^;), 이제 올해로 근무한지 햇수로 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2005년부터의 경험도 포함하면 거의 10년 동안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로 접하게 되는 학생들은 이 업계에 새로이 진입하고 싶어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많고, 다른 분야의 준비생들도 몇몇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들을 수 있었던 몇몇 얘기들 중 공통의 화제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이 정리된 부분만 이번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은 링크드인의 창업자가 쓴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작성하였다.
1.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면접에서 얘기하면 회사에서 당혹스러워 한다.
자신의 비전과 맞는 회사를 찾고 그 곳에서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다. 어차피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평생 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이동이 잦아지고 있고, 특히 이 분야는 더더욱 인재의 이동이 잦다. (마치 2년 근무하면 오래 근무했다고 말하는 실리콘밸리처럼 말이다.)
대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방대해지긴 했으나, 아직 회사 사이트를 위주로 공략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거 같고, 페이스북 등 수시로 올릴 수 있는 다른 미디어들이 등장한 후로는 더더욱 사이트보다는 소셜 미디어를 자주 업데이트하는데 신경 쓰게 된다. (실제로 디지털 에이전시들의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의 업데이트 주기를 보면 그렇고, 이런 이유로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많이 운영한다. 팀별로 운영하는 곳도 많다.)
그렇다고 실제로 그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미리 만나서 물어보기에는 업계에서의 인맥이 아직 많지 않은 대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이 많다. 어쩌다가 연줄이든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든 만났다 치더라도 제대로 솔직하게 얘기해 주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는 게 이들의 또다른 고민이었다.
언론 노출이나 회사 사이트를 통해서 내가 가고 싶은 방향에 있는 듯한 회사를 찾았다고 치자. 해당 회사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회사 사이트만 들여다 봐서는 정보에 뒤쳐진다. CEO 등 임원급 이상이나, 재직 중인 직원들의 소셜 미디어 친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그 사람의 삶을 통해 회사에 들어가거나 직접 만나보지 않고도 그 회사에 대해 파악을 할 수 있다.
각 회사에 인재상이 있고, 특정 회사에 대해 특정 인재들을 떠올릴 수 있듯, 해당 회사의 사람들은 그 회사에 이끌렸고 채용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구성한 팀이 곧 당신의 회사다.”
– 비노드 코슬라 Vinod Khosla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설립자 /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
2. 만나려고 해도 바빠서 만나주지 않을 것 같다.
위의 과정에서 ‘멘토’를 찾거나 삼으려 하지 말고, 그저 ‘약한 연결’을 쌓아가면서 캐쥬얼하게 파악하도록 하자. ‘멘토’라는 굴레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부담스러운 역할이며, 일단 멘토로 삼은 이에게는 당신 또한 거기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에 서로 부담이기 때문이다.
대신, 그 과정에서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페이스북 메시지로든, 트위터 멘션으로든 만남을 요청해 보자. 거절당한다고 해도 이는 자신이 못나서, 혹은 부족해서라고 탓할 필요는 없다. 바빠서 못 봤을 수도 있고, ‘공짜’ 자선 활동보다, 실무 혹은 또 다른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연애든 인생이든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던가. 결국엔 서로 끌리는 이들끼리 만나게 되어 있는 법이다.
특히 평소에 당신과의 ‘약한 연결’로 교류하던 이들 중 자신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일수록 쉽게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서로가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맞았기 때문이므로, 성사되지 않은 만남을 아쉬워하기 보다, 도리어 이런 만남을 더 소중히하고 신경 쓰고 또다른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게 좋다.
참고로 내가 만나본 최정상에 있는 이들은 자신과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듣기를 좋아하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길 좋아했다. (하지만 거장이라고 해서 당신 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자신의 시간을 막 퍼주지는 않는다.)
3. 디자인과도 아닌데 ‘워드프레스’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소용이 있을까?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그리고 지금의 워드프레스로 정착하기 까지… 나 또한 개인 혹은 업무적으로 여러 미디어를 거치면서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는 워드프레스가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어, 취준생들에게 워드프레스를 추천하고 있다. (줄바꿈 조정하기 어렵다는 건 미리 알아두길…)
이력서를 받아보는 입장에서는 페이스북/트위터와 같이 개인성이 강하고 타임라인에서 제대로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운(친구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비공개’ 상태라, 왜 이 주소를 굳이 적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경우보다는,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는 블로그나 사이트 타입을 더 선호하게 된다.
워드프레스의 경우는 텍스트 위주의 포스팅 타입(지금 이 블로그 같은)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나 영상 제작자를 위한 스킨도 제공이 되고 있기 때문에(무료 스킨도 쓸만하다. 당신이 보고 있는 이 블로그는 무료 스킨을 대시보드에서 수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포토샵이나 html을 다룰 줄 안다면 유료 스킨으로 더욱 멋지게 꾸밀 수 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주소가 제공되긴하나, 도메인을 구매하면 더욱 있어 보인다. (1년에 몇 만원 정도면 이런 후광을 더할 수 있다.)
나는 비실기로 시각디자인학과에 입학했고, 고3 5월에 뒤늦게 예체능으로 전향, 입시미술에 도전한지 3일 만에 인내심이 폭발하여 포기한 적이 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도 다른 친구들은 손으로 그려서 표현하는데 뛰어났던 반면, 나는 텍스트로 정리하는 게 더 잘 정리가 되었고, 더 빨랐다. (그래서인지 변함없는 악필을 자랑한다.)
현재의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순수 ‘오덕’ 취미의 애니메이션 / 아이돌 / 캐릭터 이미지를 올리는 블로그를 운영했었고, 입사 후에는 사외 활동으로서 관심 있는 디지털 사례들을 번역하거나 분석해서 올리기 시작했고, 이 때 덴츠의 SIPS나, ‘유니클로’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면서 많이 알려졌다. 이를 통해 중2 때부터의 오타쿠 생활로 마스터한 일본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고, 지금은 업무 상으로 일본 관련 조사를 하거나 때로는 일본 에이전시들/크리에이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도 활용하고 있다. (예전에 일본 여행을 갔을 때 페친을 맺어 두었던 에이전시 분들을 만나면서 계속해서 밥과 디저트를 얻어먹을 수 있었다.)
디자인이나 영상 분야의 지망생들은 더더욱 활용하면 좋은 게 최근 해외의 크리에이터들이 이 워드프레스의 포트폴리오 타입 스킨을 이용해 자신의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손쉽게 구축하고, 멋지게 보여주며 취업/이직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업계 외에 취직을 희망하는 이들도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가진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나 중요성(모바일에서도 잘 보임)을 어필할 수 있고, 생각이나 조사한 자료를 정리해 둔 포스팅을 통해, 혹은 제안서/기획서를 PPT로 작성해 슬라이드쉐어에 업로드하고 이를 다시 포스팅하여 작문 및 문서 작성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이 때 사용된 이미지를 통해 그 사람의 심미안 또한 볼 수 있다.모바일이나 소셜 미디어를 많이 이용하게 되면서,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4. 비전을 찾으라고 하는데,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에게 보통 하는 말은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다’이다. (그렇다고 공짜로 일해줘서 자신을 헐값에 팔지는 말자. 시간도 경쟁력 있는 개인 자산이다.) 그리고 ‘네가 할 일은 아직 이 세상에 생기거나 만들지 않아서’라는 말도 덧붙인다. 나도 그랬다. 어떤 업무를 하든 나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나조차도 자신감을 가질 수 없었다. 어떤 포지션에 있든 내게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선회해 왔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10년 후, 20년 후의 나를 그릴 수 없는 세상이다. 어릴 적부터 미리 준비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성공 스토리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어릴 적부터 미리 준비했다기 보다, 맞는 방향이라 추측되는 쪽의 일을 하다가 세상의 니즈와 맞아서 예상치 못한 데에서(혹은 플랜했던 부분에서(점쟁이인가;)) 대박이 터지고, 자신의 커리어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며, 언론에서는 이런 이들의 개인적인 노력 등 자전적인 부분을 많이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능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나 또한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이렇게 학구열을 불태울 수 없었을 것이고, 글자조차 배울 수 없었을 것이며, 손으로 직접 하는 건 잼병이라 돈도 못 벌었다.)
내 직업은 지금도 희귀하다. 위든 케네디 런던에 2명 밖에 없고, 거기도 이 직업이 생긴지 이제 2년이 되고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직업을 맡으려고 그 동안 노력해 온 게 아니라, 가장 잘하는 부분 / 최고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내 자신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온 결과가 이 포지션이었다.
업무 시간에는 주어진 업무에 집중했지만, 그 외에는 내가 이끌리는 것을 하고, 이를 사내외로 커뮤니케이션하였고, 가능성을 계속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몸 담고 있는 회사가 웹 에이전시에서 디지털 에이전시로, 이제는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담당하는 에이전시로 변화하고 있고, 이전에는 기획 / SNS 운영 등 실무 위주로 일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연구 위주의 업무를 하면서 회사에 공헌할 수 있고 나 또한 더욱 즐겁게 일하고 있다.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에 재능이 있는지, 어떤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지 제대로 탐구해 보자. 내 경우, 2005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평생에 걸쳐 계속될 것이다. 학습하지 않으면 정체될 수 밖에 없는, 계속 변화되며 불확실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얘기한 것들 혹은 이 외에도 함께 얘기해 보고 싶다면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주최하는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서도 이 분야의 실무자들과 얘기해 볼 수 있다.
원문 : CREATIVE MULTIPL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