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잡지, <맥심>. 그곳의 수석에디터를 만났다. 맥심의 신입사원 연봉부터 미모의 맥심 에디터들과 자기 외제차 자랑(?)까지, 여러가지 주제들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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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수: 오피스N 에디터. 여자.
유승민: 맥심 수석 에디터. 외제차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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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인가.
남성 월간지 맥심의 7년차 수석 에디터 유승민이다. 맥심에서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 앞에 주차되어 있던 푸조 RCZ가 승민 씨 차인가? 연봉이 꽤 높은가 보다. 차도 좋은 거 타고, 근데 스포츠카 탈 나이는 좀 지난 거 아닌가?
원래 JEEP처럼 투박하고 남성적인 차를 좋아했는데, 스포츠카는 젊을 때 밖에 못 타볼 것 같아서 타기 시작했다. 흔히들 스포츠카는 허세 떨려고 타고, 여자 꼬실라고 탄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스포츠카라는 건 그 자체로 안락한 승차감 따위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연애도구로서는 쥐약이다. 굉장히 예민한 기계다.
여자랑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네 예민하고.
승차감도 비슷…. (웃음) 사실 스포츠카가 여자 꼬시기 좋지 않다, 콩알만한 돌멩이 밟고 지나가도 덜컹거리니까. 아, 이건 좋은 건가? 덜컹하면 출렁하니까. 여자분들이 겉모습은 좋아 보이니까 타는데 타보니까 구리대. 내 애마한테.
얼굴이 수척하다 생각했는데, 어제 밤새서 맥심 공채 서류 검토를 했다고 들었다. 이번에도 쭉빵 지원자들이 있나? 맥심은 얼굴 보고 뽑는다는 소문이 있다.
그렇지 않다. 작년부턴 공채 경쟁률이 300대 1을 넘어서기 시작했는데, 능력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선발 전형도 점점 빡세진다. 기본적으로 서류심사, 필기시험, 최종면접의 3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외모만으로는 최종면접에 올라오기 어렵지. ‘얼굴 보고 뽑는다.’란 헛소문 때문에 여성 지원율이 낮겠구나 하고 예상했는데 웬걸? 올해는 드디어 여성 지원율이 남자를 앞질렀다. 게다가 그 소문 때문인지 연예인 뺨치는 미모의 여성 지원자도 많다. 설마 ‘나 정도면 되겠네?’ 이런 생각인가? 간혹 미인대회 수상경력을 적는 분도 계시던데. (웃음)
지금 계신 에디터 분들이 하나도 안 빼놓고 너무 예뻐서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한 에디터들이 한 자리에 있는 회사이니 말이다.
우리 후배들을 예쁘게 봐주시니 고마운 일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 친구들도 좀 억울할 것 같다. 경쟁 끝에 실력으로 입사했고, 지금은 하나같이 국내 최고 수준의 글쟁이들인데 마치 외모가 반반해서 맥심 에디터가 된 줄 오해하는 사람도 간혹 있으니까.
어쨌든, 미모가 좋은 효과를 가져온 건 분명한 것 같다. 다른 잡지사보다 에디터들이 개인브랜딩이 잘 되어 있는 느낌? 예를 들어, 손안나, 김희성, 장혜민, 조웅재 등 이름만 들어도 얼굴이 떠오르는 분도 있다.
타 매거진보다 충성스런 독자 분들이 많기 때문에, 글만 보는 게 아니라 누가 썼는지 까지 눈 여겨 봐주시는 것 같다. 실제로 방송 섭외도 많이 들어오고, 에디터들도 각자 활동범위를 넓히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 동안은 회사 스케줄이랑 충돌할까봐 각자 자제했는데, 이젠 외부활동시간도 업무시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회사 차원에서 배려해주는 것이다.
쭉빵 에디터들과 일하면 어떤 기분인가? 없는 것도 설 것 같다. 아까 마주쳤는데 무슨 연예인 보는 기분이더라.
솔직히 좋다. 아침에 출근 할 때도 좋고, 철야에 쩔어서 폐인 모드인 모습을 봐도 깨지 않는다. 속으로 애국가 부를 때도 있고, 마냥 좋다. (눈웃음) 근데 왜 난 인기가 없지? 손안나, 김희성, 장혜민은 거의 연예인 급이다. 가끔은 약간 그런 기분도 들어, 짜증나고 질투 나고!
여자들이 관심 갖기 힘든 자동차 칼럼을 써서 인기 없는 거라 생각하자. (웃음) 여성독자에게 인기 있는 남성 에디터는 없나?
조웅재 에디터. 언더그라운드 밴드 보컬 출신이라 그런지, 여자를 끌어당기는 아우라가 있다. 마성의 남자인가. 미스 맥심들도 조웅재 에디터 엄청 좋아하고, 아니 얘가 그렇게 똘끼 있고 미친 짓을 하는데 좋나 봐. 아래 층에서 못 봤나? 편집 2팀장인데 평소엔 말이 없고 굉장히 과묵하고 젠틀한데, 머릿속에선 어마어마한 똘끼가 맴돌고 있다. 그런 거 표현해 줄 모델이 없으니까 지가 나서서 김치 찌르고 그런 거 한다. 내가 이기기 힘든 상대다.
맥심하면 똘끼 아닌가. 똘끼킹들 모아놓은 것 같다. 아니 종이 접기로 육봉 만들기는 심하지 않았나? 그런 걸 회사에 떡 하니 붙여놓고. 숭허다. 숭해.
그러고 노는 게 직업이니까. 요즘 내가 나이 들어서 그런가 창의성에서 후배들한테 밀리는 느낌도 받는다. 나이 드니까 좀 더 보수적으로 바뀌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예전에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쳤던 후배들이 이젠 내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만들어내고 그러면 경쟁심이 불타 오르면서 열정이 살아나기도 하고, 후배가 존경스러운 동료로 성장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문제의 육봉 종이접기 동영상)
7년 차 즈음 되면 하는 고민인 것 같다. (웃음) 2009년 경에 발행사가 바뀌면서 맥심이 달라졌다는 평도 있던데 그에 대한 생각은?
음… 당시에 발행사는 바뀌었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맥심을 만들겠다고 덤빈게 아니라, 전부터 맥심을 만들던 에디터들이 거의 그대로 회사만 옮겨서 맥심을 만들었다. 그 때 법적인 분쟁이 있어서 이래저래 노이즈가 생겨났던 게 아닐까
발행사 문제를 떠나, 맥심을 오래 전부터 구독해 왔던 독자로써 말하자면, 2002년의 맥심과 지금의 맥심이 다르다는 평도 많다.
그때랑 지금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창간 초기엔 소위 ‘막 던지는’ 자극적인 콘텐츠도 많았다. 그러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니 간행물 윤리 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는다던지 하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그 장본인이 바로 지금의 이영비 편집장님이라는..) 독자가 늘어나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검열 기관도 맥심이라는 매체를 주목하기 시작한 거다. 이제는 좀 더 책임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왔기 때문에, 철저하게 법 제도 안에서 만들고 있다.
고학력 중에 변태가 많다더니, 고대 법학과 출신이네? 똘짓 하느라 공부는 안 했을 것 같았는데. 하라는 사법시험은 안보고 에디터로 일하게 된 계기는?
사법시험을 준비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접었고, 전방위 구직자를 코스프레한 백수로 있었다. 금융계도 준비했다가 잘 안되고 20대 절반을 구직에 매달려 있었다. 잉여가 지겨웠는데 맥심을 보다가 ‘여기도 사람 구하나?’싶어서 어시스턴트로 들어왔다. 한 달에 30만원쯤 받았을 걸?
맥심을 둘러싼 소문들이 많다. 매 년 공채로 인턴을 뽑아서 정직원 전환 없이 내보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던데, 신입 연봉은 어떻게 되나?
단지 기간이 끝났다고 인턴을 내보내거나 직원을 자르는 일은 거의 없다. 본인이 능력을 입증하면 당연히 정규직이 되는 거다. 에디터 직군 외에도 회사에 다양한 직군들이 있는데 신입 초봉은 모두 같다. 초임 연봉은 1,950만 원이다. 식대와 교통비는 연봉 외에 따로 지급받는다. 연봉 삭감은 없지만 그 후의 연봉 상승률은 철저히 개인별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매월 각 팀의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도 지급하고, 인센티브 외에도 인사평가를 통해 기여도가 높았던 직원을 매달 한두명씩 선정한다.
소위 ‘이달의 사원’같은 건가?
여기에 들면 연봉을 100만원씩 인상해 준다. 개개인별 연봉 액수는 사내에서도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참고로 내가 알고있는 것 중에 만 2년정도 일한 후배 한명은 현재 연봉이 2,700만 원대였다. 나는 연차가 높으니 많이 받는 편이긴 한데, 후배들 중에도 유능한 친구들은 나보다 더 많이 받는다.(웃음)
일 할 때 당신의 모습은 어떤가? 여자들이 일에 열중하는 남자에 침 흘리는 건 알고 있겠지? 잘 포장해 달라, 예를 들어 표정이 딱딱해진다던 지….
요즘은 까칠하고 신경질을 잘 부린다는 말을 듣는다. 전혀 그런 성격의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느새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있나 씁쓸하고 그러지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표정이 변하면 후배들이 긴장하는 것 같아서.
만나서 반가웠다. 근데 우리 한 동네 사는데 왜 한 번도 못 마주친 거지? 혹시 집에 만 있는 스타일인가? 야동 품번 외우기가 취미라든지 그런 거 아니겠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새벽2시다. 회사 안에서 띵가띵가 하기가 좋다. 라면도 있고, TV, 게임기, 침대, 샤워실 다 있으니까 집에 들어갈 필요를 못 느낀다.
침대, 샤워실 뭔가 맥심에 있으니까 그냥 야한데. 부엌에 ‘노 섹스’라 적어 놓은 이유를 알겠다. 놀고 먹고(?)하기 좋은 사무실이네. 마지막으로 맥심 회사를 어필할 기회를 드리겠다.
철야 없는 잡지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부터 PC방처럼 업무 셧다운제를 실시하려고 한다. 이번 달 목표는 새벽 2시고, 네 달 후에는 11시 셧다운을 목표로 전 임직원이 의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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