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많은 엄마가 홈스쿨을 하고 그중 여러 블로거가 놀이 방법 및 교육 방법을 공유해줘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홈스쿨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아이사랑 육아포털이나 보건복지부 사이트에서도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는 다양한 놀이법을 소개해, 우리 집에 맞게 조금만 변형해도 엄마표 놀이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많은 엄마가 엄마표 홈스쿨을 망설이거나 지레 포기한다. 너무나도 열심히 엄마표 홈스쿨을 수행하는 일부 금손(?)엄마들에 의해 엄마표 홈스쿨의 의미가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래는 내가 생각해본 홈스쿨에 대한 5가지 오해다.
1. 홈스쿨은 엄마가 직접 아이의 교재나 놀이 교구를 만들어주는 활동이다?
NO!! 그렇기에 부모가 직접 교재를 못 만든다면 교재를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이 올려놓은 교재를 다운받아 사용해도 된다. 엄마표 장난감? 못 만들어도 된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을 사서 함께 놀아주거나 밖에 나가서 나무, 풀, 돌, 꽃들을 이용해서 놀아줘도 된다.
2. 홈스쿨은 학원 강사급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육 활동이다?
홈스쿨은 영유아부터 시작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도 영유아 동생들을 충분히 돌보고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엄마들 역시 우리 아이들을 스스로 잘 가르칠 수 있다.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교재가 점점 어려워지더라도 엄마의 실력과 지식 역시 함께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3. 홈스쿨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킹맘은 할 수가 없다?
홈스쿨은 하루 10분으로도 충분하다. 아이와 눈 맞추고 책상 앞에 함께 앉아 같이 학습지를 푼다거나, 같이 그림을 그려본다거나, 신나게 몸으로 놀아주는 활동으로도 아이는 행복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
4. DVD를 보여주거나 방문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 엄마표 홈스쿨이 아니다?
엄마가 신일 수는 없다. 간혹 영상물은 아이에게 중독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보여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전문 인력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 놓은 교육 DVD를 보여주는 것이 왜 죄가 되겠나. 엄마가 가르쳐줄 수 있는 지식의 양과 질보다 전문 교육 DVD가 더 못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나의 복잡한 지식을 시청각적으로 손쉽게 전달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교육용 DVD다. 엄마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대신 담당해줄 수 있으니 전혀 죄책감 가질 필요가 없다. 학교에서도 최근에는 수업 시간에 수많은 시청각 자료를 병행하며 수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할 지식의 양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텍스트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DVD나 동영상 방문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엄마가 꼭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복습’이다. DVD를 틀어주고 다른 활동을 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나란히 앉아서 DVD를 함께 시청하고 그 내용을 서로 이야기하며 보자.
영어 DVD를 보여주는 경우 영어 캐릭터들의 이름을 꼭 외워두고 아이와 함께 그 캐릭터들이 했던 말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해보며 복습을 해주고, 과학 동영상이나 한글 공부 DVD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DVD 속에 나왔던 내용을 꼭 함께 보고, 시청 후 그 안에 나왔던 내용에 대해 꼭 아이와 함께 복습을 해주자. 한글의 경우 함께 나왔던 낱말들을 써본다거나 자석글자로 만들어보는 활동을 해주면 그것이 바로 훌륭한 ‘엄마표 홈스쿨’이 된다.
DVD나 방문 선생님을 활용하면서 복습해주지 않고 아이의 이해수준이나 진도를 나 몰라라 하거나 방문 선생님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면 홈스쿨이 될 수가 없다. DVD나 방문 선생님의 진도를 엄마가 체크하고 아이의 이해도나 학습수준을 엄마가 주도하면서 아이 중심으로 맞춰줄 수 있다면 이 역시 엄마표 홈스쿨이다. 방문 학습지의 경우 선생님이 미리 짜인 진도를 맞춰주고 반 정도의 분량을 숙제로 내주기 때문에 아이와 숙제를 함께 하면서 충분히 엄마가 홈스쿨링을 주도해나갈 수 있다.
5. 홈스쿨은 엄마가 모든 공부 스케줄을 짜야 한다?
모든 엄마가 영유아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몇 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척척 스케줄링이 되는 엄마는 전체의 5%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 5%도 아마 영유아 교육 종사자 출신일 것이다.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스케줄표와 진도표를 참고해도 된다. 서점에 가거나 블로그 검색만으로도 엄마표 홈스쿨의 진도와 체계를 정리해놓은 글이 많다.
충분히 참고해도 되며, 우리 아이 수준과 속도에 맞게 변형시켜서 사용하면 그것이 바로 엄마표가 되는 것이다. 다만, 우리 아이 수준과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타인이 만들어놓은 스케줄을 아이에게 강요하거나 못 따라 한다고 아이를 타박하지만 않으면 된다. 모든 과정을 아이를 중심에 놓고 엄마가 주도해 나가면 된다.
마치며
이런 오해 때문에 홈스쿨이 너무 어렵고 거창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홈스쿨’이란 우리 아이의 공부(또는 놀이) 활동을 ’부모의 주도’로 진행하는 모든 가정교육을 일컫는 말이다. ‘부모의 주도’는 다른 말로 ‘아이의 중심’이란 말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부모가 내 아이를 중심으로 진도를 계획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이해하는지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은 보충해주고, 잘하는 것은 지지해주며, 흥미가 없는 것은 강요하지 않고, 모든 학습의 주체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맞춰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홈스쿨이라고 생각한다.
홈스쿨, 어렵고 대단할 것이 하나도 없다. 주위의 도움, 미디어의 도움,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자. 그리고 엄마가 직접 ‘선생님’이 되어주자. 엄마표 홈스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것과 엄마와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절대 잊지 말기를.
원문: 스윗제니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