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광고관리자 지표 중 관련성 점수라는 지표가 있다. 이 지표는 ‘관련성’이 내포한 의미 그대로 우리의 광고가 타기팅한 타깃과 관련성이 얼마냐 있느냐를 1에서 10점으로 수치화한 지표이다. 이 지표는 절대적인 지표가 아니라 상대적인 지표다. 즉 동일한 타깃을 타기팅한 경쟁사의 광고에 비해 우리의 광고는 해당 타깃과 얼마큼의 관련성이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가 바로 관련성 점수다.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광고 지표라고 보면 된다. 당연하게도 페이스북이 판단하기에 관련성 점수가 5점인 A라는 광고보다 8점인 B라는 광고가 더 타깃과 관련성이 있는 광고이다. 그런데 여기서 2가지 의문이 생긴다. 관련성 점수가 높은 광고는 왜 높은 점수를 받았을까? 관련성 점수가 높으면 뭐가 좋은 걸까, 궁극적으로 ROAS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좋은 매출에 시너지를 내줄까?
관련성 점수의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
관련성 점수가 8점이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이 점수의 배후에는 바로 페이스북이 정의 내리는 긍정적 피드백, 그리고 부정적 피드백이 있다. 긍정적 피드백은 좋아요, 댓글, 공유, 동영상 조회, 클릭, 앱 설치 등의 행동이다. 실제로 페이스북 유저들이 관련 있는 광고를 만났을 때 취하는 행동이 긍정적 피드백이라고 보면 된다. 반대로 부정적 피드백은 광고 숨기기와 같이 해당 광고와 관련이 없을 때 유저들이 취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의 가이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싫어요’도 부정적 피드백의 예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관련성 점수 5점인 광고 A가 8점인 광고 B보다 점수를 낮게 받은 이유는, 물론 부정적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은 경우도 있겠지만 B가 A보다 열렬한 콘텐츠 반응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관련성 점수가 낮은 경우 부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은 상황만 가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라 경쟁사에 비해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지 못했다는 상황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관련성 점수가 높으면 ROAS 성과나 매출이 향상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관련성 점수는 10점으로 높게 형성되지만 CPC 성과는 저조하다거나, 마찬가지로 관련성 점수는 10점이지만 구매 건수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관련성 점수가 높아 광고 집행 중지를 망설였다면 이제 고민 없이 과감하게 중단해도 된다.
여기서 알아야 하는 관련성 점수 이론 중 하나는 바로, “관련성 점수는 투입이 아니라 산출”이라는 내용이다. 페이스북 관련성 점수 가이드 내용에 따르면, 광고가 경매에 참여하는 순간 관련성 점수는 페이스북 광고 노출 계산 알고리즘인 ‘총 가치’의 계산 요소로 포함되지 않는다. 즉 광고 효율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총 가치’의 계산 요소에 관련성 점수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방금 언급했던 관련성 점수 이론을 해석해보면 “관련성 점수는 투입 이후 형성된 값이 아니라 이미 형성되어 산출된 값”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 담당자와 소통하며 전달받은 관련성 점수 뉴스레터가 있는데 거기서 이야기 나눈 예시를 보면 좀 더 명확하게 이해가 가능하다.
관련성 점수와 ROAS가 관련이 없다는 것에 대한 추가 근거로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점수를 예시로 들어보고자 한다. 관련성 점수는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받은 최종 점수와 같다. 김연아 선수가 받은 점수가 74.92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점수만을 토대로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무언가를 실행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바로 관련성 점수가 상대평가 기준으로 산출되는 값이기 때문이다.
김연아 선수가 최고의 결과, 즉 금메달을 목에 걸려면 이 점수 자체가 높고 낮음은 중요하지 않다. 상대방보다 얼마큼 점수가 높고 낮느냐가 중요하다. 관련성 점수도 마찬가지다. 내가 8점을 받든 9점을 받든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경쟁사는 누구이고 이들에 비해 나는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이를 추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상대평가를 기준으로 점수가 측정되는 시험에서 내 점수가 90점인 것만 안다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 아닌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관련성 점수인 10점을 받았더라도 결국에는 앞서 언급한 광고 노출 알고리즘 “총 가치”의 계산 요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무를 보다 보면 관련성 점수는 10점인데 구매 건수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관련성 점수는 부수적 지표일 뿐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의 가이드에서 전체 광고 효율을 측정할 때 여러 지표 중 관련성 점수는 특히나 부수적인 지표로 바라볼 것을 권장한다. 그런데 실무자 입장에서도 매우 공감 가고 맞는 말이다. 관련성 점수는 그리 높지 않은데 꾸준히 효율 좋은 ROAS의 광고, 관련성 점수는 높은데 매우 낮은 ROAS가 발생하는 광고를 현장에서 목격하며 더욱더 공감을 느낀다.
관련성 점수를 높게 받았다면, 페이스북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사보다는 좀 더 타깃들에게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발행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반드시 기억하자.
원문: 진민우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