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만 남기고 모두 바꾼다’라는 말이 나온 시점은 바로 2015년. 1992년 이후 승승장구하던 휠라코리아의 매출은 점점 줄어들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그들이 분석한 2가지의 문제점은 모호한 브랜드 콘셉트, 그리고 정체된 이미지였다.
라이프 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 모호하게 분산된 브랜드 콘셉트는 ‘스포츠’라는 키워드로 정리하고 정체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김수현, 김유정을 모델로 기용해 1020에게 다가감과 동시에 휠라의 역사를 강조하기 위한 ‘헤리티지’ 제품 라인 또한 꾸준히 출시했다.
기사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그렇다. 휠라는 부활했다. 특히나 주목하고 싶은 건 1020세대들과의 소통창구인 휠라의 SNS다. 감각적인 콘텐츠를 발행함과 동시에 휠라 특유의 헤리티지 라인을 강조할 수 있는 콘텐츠 또한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1020세대들과 소통할 준비가 된 그들의 워딩을 보고 마음먹었다. 천천히 구경해보기로 하자.
주연은 휠라 제품, 조연은 감각적인 배경
휠라의 페이스북 콘텐츠는 트렌디한 디자인의 제품, 휠라의 역사를 강조하는 헤리티지 라인 이렇게 2가지로 나뉠 수 있다. 이 중 1020세대들이 반응하는 건 역시 트렌디한 제품 콘텐츠이다. 실제로 휠라의 반응 좋은 콘텐츠의 70–80%가 해당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트렌디한 제품 콘텐츠에 녹아 있는 건, 위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제품과 감각적인 배경이다.
사실 콘텐츠 하나하나 속으로 감탄하면서 지켜봤다. 제품에서 정확히 포인트를 뽑아내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배경은 1020 유저들을 열광시킨다. 패션잡화 제품을 콘텐츠로 어떻게 녹여낼지, 휠라가 아주 솔선수범해 ‘잘’ 보여주는 것 아닐까.
‘컬래버레이션 장인’ 휠라
휠라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위와 같은 컬래버레이션이 시리즈로 나열되어 있다. 그래서 휠라의 구독자들이 하는 말이 ‘컬래버레이션 장인’ ‘휠라 열일함’ 같은 말이다. 끊임없이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휠라는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신발과 아이스크림 메로나의 컬래버레이션? 신발에 관심이 없는 나였어도 저 콘텐츠를 보고는 함부로 화면에 엄지를 댈 수 없을 것 같다.
지속적으로 한정판 라인업을 SNS 콘텐츠로 발행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유저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면서 마니아층까지 확보해나간다. 위에서 알 수 있듯 유저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메로나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시즌 2를 맞이했다. 명품 브랜드만 한정판을 낼 수 있느냐는 물음에 마치 강펀치를 날리듯 매번 신박한 컬래버레이션은 앞으로 휠라의 컬래버레이션 라인업을 기대하게 만든다.
마치며
그들의 콘텐츠는 아마 시스템과 조직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일반인이 따라 하기엔 고퀄리티 콘텐츠며 스케일이 남다른 컬래버레이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패션잡화 쪽에 몸을 담갔다면 SNS 콘텐츠를 만들 때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제품에 집중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 후기 컷으로 도배된 기존 패션 제품 SNS 콘텐츠 시장 속에 휠라가 보여주는 ‘제품에 집중하는 콘텐츠’로 뛰어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원문: 진민우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