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왜, SNS에서 무언가를 팔려고 하시나요?
강의를 들어주시는 수강생, 혹은 미팅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종종 묻곤 한다. 90% 이상이 ‘남들이 많이 한다’ ‘주변에서 좋다더라’ ‘누구는 SNS로 매출을 이만큼 냈다더라’처럼 약간은 두루뭉술한 답변이다. 틀렸다 맞다 확언할 수는 없다. 남들이 해서 좋은 성과가 있다는 것도 충분히 SNS를 시작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실무현장에서 SNS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겪으며 다른 매체보다 SNS에서 제품을 ‘판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구체적으로 나열해보고 싶었다. SNS를 해야 하는 이유라기보다 SNS를 운영하면 이런 장점이 있다더라 하는 맥락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1. SNS, 사람을 남긴다
자사 몰에서 80–90% 이상의 매출이 난다면 참 행복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 막 시작한 쇼핑몰부터 연매출 몇백억씩 내는 곳들도 입점 몰의 매출 의존도는 상당히 큰 상황이다. 입점 몰마다 다르지만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들은 평균적으로 25–30% 정도의 입점 몰 수수료를 지불하며 매출을 케어해나간다.
가령 한 달에 3억의 매출이 입점 몰에서 발생했다면 거의 1억 원이 되는 금액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아무리 매출이 억대로 형성되더라도 마진율 구조가 좋지 않은 쇼핑몰이라면 매출만 거창할 뿐 순이익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렇다고 입점 몰을 포기할 수도 없다. 당장의 매출은 입점 몰에서 활발하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진행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SNS를 통한 자사 몰 트래픽 & 매출을 확보해나가는 방향이다. SNS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면 ‘수수료’가 없는 SNS 운영을 통해 수수료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볼 수 있다. 수수료에 대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좋다.
그런데 SNS을 운영한다고 해서 무조건 매출이 발생할까? 물론 아니다. SNS를 꽤 많이 알고 다뤄본 4–5년 차 마케터도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미친 듯이 팔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은 어떤 광고 플랫폼이든 마찬가지인 듯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부터 시작한다. SNS에서 실패해도 남는 게 있다. 바로 사람이다.
열심히 만든 제품이 SNS에 올라가자마자 미친 듯이 팔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사람을 나도 만나보고 싶다. 나를 포함한 대개 많은 사람의 첫 시작은 창대하지 않다. 수백만 원의 광고비가 비록 창대한 순이익을 남기진 못하더라도 내 비즈니스에 반응할만한 ‘사람’을 남긴다. 우리 비즈니스나 제품에 반응할만한 고객을 찾는 일은 어떤 매체에서 광고를 하든 크나큰 숙제다.
SNS에서의 매출을 목적으로 한 광고비 운용이 실패하더라도 페이지 팬, 계정 팔로워, 구독자와 같은 각각의 키워드로 설명되는 ‘잠재고객’이 남는다. 첫 시도는 실패했더라도 남긴 ‘잠재고객’ 인프라를 통해 한 번 더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참여’ 맞춤 타깃(페이스북 페이지, 혹은 내 콘텐츠에 반응한 사람들에게 리타기팅을 가능케 하는 타깃 세팅)은 실패한 우리에게 넌지시 건네어 주는 쓸모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SNS에서 수백만 원의 광고비를 들였으나 실패했다는 많은 광고주를 만났다. 더욱 심각했던 건 수백만 원의 광고비에 대한 히스토리가 전혀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람’도 남겨야 하지만 우리가 이 제품을 SNS에서 팔기 위해 시도했던 전략에 대한 평가도 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해당 제품의 ‘특정 포인트’가 소비자들에게 반응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분명히 세우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당신의 광고비는 휘발되고, SNS에 대한 불명확한 증오는 커져 있을 것이다.
2. ‘노출’은 그 자체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든다
탈모방지 샴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특정 콘텐츠를 만들어 광고까지 진행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해버린 것인가. 예상한 것처럼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왜 아닌가? 해당 콘텐츠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 잠재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그렇다. 버스 광고나 옥외광고와 같은 ‘노출’ 광고를 본 뒤에 스마트폰에서 해당 브랜드를 검색해보는 일이 SNS에서도 일어난다. ‘노출’이라는 것의 결과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광고 성과 안에서도 가장 과소 평가되는 광고 지표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왜 그 자체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페이스북에는 ‘저비용 고효율’ 타깃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 ‘알고리즘’이라고 언급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페이스북 광고 메커니즘상 우리 비즈니스나 제품에 1번이라도 노출된 타깃을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한다. 이 타깃은 페이스북 머신이 우리 제품, 그리고 콘텐츠에 반응 있을 만한 타깃을 찾는 데 아주 유용한 역할을 한다.
‘노출’ 광고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 타깃을 확보한 광고 계정은 그렇지 않은 광고 계정보다 더 빠르고 수월하게 해당 광고 세트를 최적화할 수 있다. ‘노출’ 자체로도 유의미한 결과가 바로 이 대목이다.
3. ‘대란템’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SNS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SNS 뒤에 자주 따라붙는 키워드가 하나 생겼는데 바로, 대란템이라는 단어다. 소셜 미디어의 특징에서 살펴보았듯, 이곳에서는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 순식간에 핫템 그리고 대란템까지 이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현상을 만들어내는 주체들은 1020세대들이다.
SNS 시장이라는 바다에서 1020세대를 태우고 진두지휘하며 대란템을 만들어나가는 선장들이 있다. 바로 ‘인플루언서’들이다. 그들은 1020세대에게 반응 있는 제품 콘텐츠를 2차로 생산해 추가적으로 제품을 확산시킨다. 그래서 어느 정도만 우리 제품이 확산되면 그다음부터는 이들이 ‘바이럴 마케터’를 자처해 우리 제품에 대한 콘텐츠를 미친 듯이 발행한다. 이곳에서는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원문: 진민우의 브런치
- 표지 이미지 출처: 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