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에 따르면 2세대 소셜커머스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SNS가 급부상한다. 1세대 소셜커머스인 쿠팡, 티몬, 위메프는 덩치가 커지면서 오픈마켓화하는 반면 2세대 소셜커머스인 SNS는 ‘소셜’을 기반으로 미친 듯이 제품을 팔아치운다. 그런데 사실 2세대 소셜커머스인 SNS에서 무언가가 잘 팔린다는 현상은 이미 많은 사람이 간접 혹은 직접적으로 경험했을 것이다.
왜 이곳에서는 무언가가 팔릴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짐과 동시에 내게 채찍질도 내려쳤다. SNS에서 무언가를 파는 것을 업으로 삼은 나조차도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무언가를 더 잘 팔기 위해 수많은 방법론보다 우선되어야 할 ‘팔리는 이유’를 무심코 지나쳤다. 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는 소셜 미디어의 특징은 뭘까?
1. 합리적 구매를 돕는 ‘스몰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볼 수 있다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61%의 소비자는 구매하기 전 블로그 후기 및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방문해 ‘구매 후기’를 찾는다. 사실 이마케터의 조사가 아니더라도 우린 안다. 사람들은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구매하기 전 구매 후기를 탐색하고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후기는 구매 전 좀 더 합리적으로 결정을 도울 수 있는 ‘스몰 데이터’ 역할을 한다. 이미 구매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지 말지 고민한다.
SNS에서는 콘텐츠 반응 및 댓글을 통해 구매자의 후기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다른 소비자의 반응 또한 확인 가능하다. 제품의 상세 페이지 내 ‘구매자’ 정보 이외에 ‘비구매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즉각적으로 들어가며 쇼핑을 할 수 있다. 특히 쇼핑하거나 무언가를 구매할 때 다른 사람의 후기가 중요한 한국인에게 이러한 ‘스몰 데이터’는 참 꿀 같은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2. 소비자 ‘준거집단’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공간이다
준거집단이란 개인의 판단이나 행동에 기준이 되는 집단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준거집단 1위는 가족, 2위는 친구, 3위는 유명인이다. SNS에서 쇼핑할 때 소비자 ‘준거집단’은 인플루언서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화장법, 패션 코디 등을 하나씩 계정에 콘텐츠로 발행하며 팬을 모으는 그들은 SNS에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귀걸이를 예로 들면 그 귀걸이를 가장 잘 소화할만한 코디를 장착하고 나온 뒤 어떤 옷에 어떤 귀걸이가 어울릴지 아주 해박하면서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팬과 인플루언서 사이엔 ‘신뢰’가 자리한다. 소비자는 인플루언서가 사용한 제품을 궁금해하고, 실제로 구매까지 일어나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3. ‘핫’하다는 이유로도 구매한다
실무 현장에서 느낀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우선 SNS에서 사람들은 필요하다는 이유로만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필요 없더라도 SNS에서 접한 유명한 아이템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제품이 ‘핫’하다는 것도 구매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특히 SNS에서는 수많은 제품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는데 그중엔 단기간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몇몇 제품이 있다. 많은 사람이 반응한 콘텐츠 및 제품을 본 소비자에게 그 제품은 순식간에 SNS 대란템, 유행 아이템이 된다. 발견 및 노출 플랫폼인 SNS에서 핫한 제품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핫한 제품에 소비자도 끊임없이 반응한다.
‘노출 플랫폼’인 이곳에서는 제품의 노출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이 인식하는 제품의 트렌드 지수는 비례한다. 특정 제품이 많이 노출되면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트렌디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물론 트렌디하다는 인식이 바로 구매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노출 플랫폼’인 것 자체만으로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SNS 관련 이슈로 떠오르는 음악 사재기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고민해볼 수 있다. 무언가가 많이 보이면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핫’하다고 인식하는 현상은 SNS에서도 여지없이 발견되는 현상이다.
4. 오프라인에서의 ‘제품 검증’, SNS에서는 @태그로 한다
실무 현장에서 느낀 두 번째 이유다. SNS를 이용하며 자주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자신의 친구를 콘텐츠에 태그 하는 @(at, 앳)태그 기능이다. 보통 웃기거나 공감 가는 콘텐츠에 자신의 친구를 태그해 같이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제품을 다룬 콘텐츠에서도 어김없이 @태그는 등장한다.
맘에 드는 제품이 등장하면 태그하는 동시에 ‘같이 사자’며,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바로 이 제품이 괜찮은지에 대한 ‘검증’이다. 오프라인에서 같이 쇼핑하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해당 제품이 괜찮은지 검증하는 행위를 온라인에서는 @태그 기능을 통해 실현하는 것이다.
그들은 콘텐츠를 통해 보이는 제품이 괜찮은지, 가격대는 적정한지 @태그 기능을 통해 꽤 효율적으로 토론한다. 이곳에서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디지털 검증 쇼핑’을 한다. SNS에서의 디지털 검증을 통해 스스로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마치며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이유 외에도 각자의 경험에 따라 SNS에서 제품이 팔리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SNS에서 판매하기 위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의 기능을 익히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이 플랫폼 내 소비자가 왜 구매할 수밖에 없는가 하는 이유를 고민해보면 본격적으로 제품을 팔기 시작할 때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 친밀적’ 전략을 펼쳐볼 수 있다.
모든 고객이 같은 이유로 특정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처럼, SNS에서 제품을 사는 이유 또한 다르다. 모든 상황을 트래킹할 순 없지만 그들이 SNS에서 구매하는 이유를 추적하다 보면 우리가 콘텐츠와 광고를 설계해나갈 때 ‘무엇’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가 조금씩 보일 것이다.
원문: 진민우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