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특히 이제 ‘편집력’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소양이 되었다. 편집은 단편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능력이 아니다. 지식과 지식 사이 연결하는 끈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제 편집은 필수다.
어느 순간 편집, 큐레이션, 기획이라는 말이 동시에 쓰이기 시작했다. 궁금증이 생겼다. 편집, 큐레이션, 기획 이 세 단어는 다르면서도 비슷해 보이는데 무엇이 다른가?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세 가지 단어 안에는 모두 ‘제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큐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보의 기하급수적인 과잉이라고 생각한다. 정보가 과하게 많으니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 이 같은 시기에 더 필요한 건 정보를 선별해줄 ‘무엇’이다. 그 ‘무엇’이 큐레이션이고 그 대상은 서비스, 사람, 정책 등 모든 부분이다. 수많은 정보를 걸러내고 그 걸러낸 결과물을 다시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훌륭한 편집과 디자인이 동시에 필요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건 정보가 더 많아져서 편한 게 아니라 더 불편하다는 점이다. 수많은 정보를 걸러낼수록 더욱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묘한 역설. 물론 이 부분은 인공지능으로 많이 대체하지만 그 인공지능을 만드는 일 역시 그 분야의 전문가다. 여기에 인공지능 속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독해야 하는 이들도 그 분야 전문가다. 특이점은 기존 정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한 이들은 갈수록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미술사를 전공한 나에게 큐레이션은 참 많이 들었던 말이다. 큐레이터는 보통 미술관에서 많이 사용하던 용어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미술을 설명해주는 사람을 큐레이터로 알았다. 미술관에 가면 “큐레이터가 미술작품을 설명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물론 미술작품을 설명하는 일도 큐레이터가 하는 업무 중 하나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이제 미술작품을 설명하는 사람으로는 도슨트라는 표현을 더 쓴다.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는 미술관(혹은 박물관) 전체에 대한 기획, 구성, 홍보, 작품 동선 등 모든 부분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간단하게 기획자다. 만약에 반 고흐 전을 한다면 “왜 지금 반 고흐 전을 해야 하는가?”에부터 시작해서 작품 선정과 업무 전반에 대한 모든 부분을 것을 총괄하는 게 큐레이터다.
큐레이션이라는 말은 큐레이터가 하는 기획과 편집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고 본다. 그렇지만 편집과 기획을 꼭 구분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질문해야 할 일은 ‘왜 유독 지금 편집, 큐레이션이라는 말이 중요해졌는가’다.
정보가 너무 많다
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좋겠다. 여행을 갈 때 여행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어떤 정보를 취합할지 애매하다. 여행 커뮤니티에 질문 글을 보면 시작 말 중 많이 나오는 게 “인터넷에 정보가 너무 많아서 헷갈리니”다.
나는 도쿄에 갈 때 리스트를 적는다. 최소 100곳이 넘게 나온다. 최대한 우리나라 사이트는 배제한다. 귀찮아도 일본 사이트에 접속해서 정보를 취합한다. 서점에 가서 도쿄 관련 서적은 다 본다. 근래 일본 관광객이 늘어서 많은 일본어 사이트가 한국어를 제공한다. 취합한 정보는 일단 다 리스트로 만든다.
무작위로 적은 리스트는 ‘의식 주정락’기준으로 하나씩 분류한다. 여행을 가기 1주일 정도 되면 여행 시 사용하는 노트에 지역별로 분류해서 적는다. 도쿄에 갈 때만 사용하는 노트가 3권 정도 있는데 ‘마루노우치/긴자/키워드’ 이런 식으로 지역별 구분을 해놓았다.
또한 브런치에 연재하는 ‘도쿄 공간 에피소드, ‘도쿄 거리 에피소드’, ‘도쿄 견문록’에 맞는 지역은 따로 분류만 한다. 도쿄에 가면 3권의 노트에 생각들을 나눠서 적는다. 브런치에 글을 정리할 시점에서는 그 자료를 연결한다. 이 연결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관련 저자의 책, 영상을 참고한다. 이 정도 되면 대략 여행의 방향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자료 분류를 하고 동선을 짜고 교통편을 연결한다(교통은 많이 외워서 적지 않는다).
일단 일정은 빡빡하게 잡는다. 언제나 일정 시작 시간은 새벽 5시 30분이다. 그다음부터는 철저하게 지운다. 정보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정보를 지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오히려 더 어렵다. 정보를 지운다는 일은 꼭 필요한 정보. 내 관점에 부합하는 자료들만 취사 선택하거나 혹은 나중을 위해서 남겨둔다. 그렇다고 마냥 다 지우는 게 아니다. 분류를 하고 기준에 맞게 연결을 한 후 지우거나 보존한다.
어느 순간 나는 자료를 모으면서 편집을 하는 것이다. 혹시나 자료 분실을 위해 사진을 찍거나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추가로 저장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일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많은 정보와 빠른 트렌드
과잉과 포화의 시대다 보니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아주 빠르다. 하루아침이면 변한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어떻게 물건을 팔거나 홍보를 해야 할지 답답하다. 만드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타이밍에 맞춰서 만드는 일이 더 힘들다. 또한 사람들의 소비력은 한정되어 있다.
이 같은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서 나온 방안이 편집이다. 한정된 소비력을 자신에게 오게 해야 하기 때문에 편집이 필요하다. 넘쳐나는 정보를 추려내서 트렌드와 같이 가면서도 기본도 잃지 말아야 한다. 편집은 공수 조절을 잘해야 한다. 축구같이 빌드업을 통해 전략적으로 공격에 성공하는 일은 편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역량도 좋아야 하고 센스도 있어야 한다. 디자인은 기본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리스크가 크다. 크라우드 펀딩이 있지만 펀딩의 성공 여부도 기획, 편집, 디자인이다. 편집은 이제 위험을 최소화하는 해결책 중 하나다.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편집은 과거 소수의 천재라고 불린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누구의 선택!
이런 건 이제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이제는 모두가 편집하고 모두가 소비한다. 그 속에서 관점이 있는 편집만 살아남는다. 멋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모든 콘텐츠는 포스팅 후 짧게는 5분 길게는 하루면 데이터 측정이 끝난다.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모든 이들은 개인 혹은 팀 단위로 움직이며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든다.
측정지표를 모두 수치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막부가 내식 직관보다는 데이터에 근거한 방향과 그에 기반한 직감이 더 신뢰를 얻는다. 이를 귓받침하기 위해서 엔지니어,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그로스해킹팀이다. 그로스라는 개념은 이제 소수가 아닌 모두에 의해 움직인다. 사람들은 더 좋은 정보는 원하지만 그 정보는 더 희귀해진다. 정제된 자료만이 살아남는다. 그마저도 타임라인에서 순식간에 사라진다.
문자를 독점하던 출판사와 신문사는 편집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IT 기술이 발전하고 오픈소스가 대세가 되고 사진은 영상으로 변했다. 유튜브로 대표하는 브이로그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문자가 가진 편집과 영향력을 단숨에 제압한다. 견고한 철옹성을 자랑하던 여성잡지가 무참히 쓰러졌고 폐간했다.
문자가 사진으로 사진이 영상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의 세계관도 변했다. 영상의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 반응은 그 어느 시대보다 실시간이다. 오랜 시간 편집력을 독점한 언론사 및 잡지사가 만든 콘텐츠를 더 이상 사람들은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글이 광고인지 경험인지 다 안다.
소비자를 가르치는 듯한 교만한 필체는 점차 사람들의 공감을 잃어갔다. 미디어가 변해도 자신들은 아니라고 생각한 걸까? 이제는 오히려 솔직하고 사실에 근거한 경험을 담아내는 이들이 더 영향력을 키워나간다. 솔직함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지금 시대 편집력을 이렇게 정의한다. 이는 진행 중이며 단순한 변화가 아닌 패러다임 전환이다.
영향력·편집력이 분산되면 자연스럽게 기존에 편집력을 독점한 이들이 가진 유통력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지하철과 버스광고는 점차 사라졌고 그나마 살아남은 잡지의 광고 수는 확 줄었다. 오히려 광고는 모바일과 영상 플랫폼으로 더 옮겨간 지 오래다. 이제 편집력은 영향력이며 권력이다.
포화의 시대는 사색을 더 요구한다
편집하는 기획이 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중간 위치는 사라진다. 과거 아마존 물류 센터는 직원들이 하나씩 물건을 창고에서 선별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 로봇인 키바가 24시간 쉼 없이 일한다. 알리바바도 마찬가지다. 정보가 많고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이제 확실하게 제안을 하려면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어정쩡한 제안이나 편집은 금방 티가 난다.
맥락은 단순하지 않다. 지식과 지식 사이 존재하는 균열에서 맥락이 나온다. 맥락으로 연결된 제안은 그 맥락이 허술하면 안 된다. 맥락 사이의 강한 사슬을 꼼꼼하게 알려줄 수 있는 정말로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이 필요하다. 혹은 그에 준하는 경험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도쿄 다이칸야마 쓰타야 티사이트의 경우 음반매장을 담당하는 컨지어서는 재즈 잡지 편집장 출신이다. 실제로 쓰타야 다이칸야마 티사이트 음반매장의 상품 구성은 음악 장르와 장르 간의 밀접한 연결성을 기반으로 기획을 선보인다.
워너뮤직코리아는 멜론, 지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플레이리스트는 선보이는데 이를 담당하는 분은 전직 브랜드 매니저, 현직 DJ, 음악 여행책을 출간하신 분이 노래를 직접 듣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수반한 이들의 편집은 그 밀도와 디테일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제 어정쩡하게 알면 안 된다. 차라리 솔직한 게 더 좋다. 중간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중간이 사라지는 건 일자리만이 아니다. 중간이 모두 기술로 대체되면서 그 중간에 기댄 모든 지식, 정보는 더 이상 존재할 구석이 없다. 더 유연해지고 유연하게 위험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건 사람들은 더욱 영상 및 이미지가 주축인 콘텐츠를 선호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려면 독서와 사유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 10년 전만 해도 편집은 한 분야에 집중해도 괜찮았다. 정보를 무난하게 전달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 시대의 편집은 모든 장르를 연결해야 한다.
의식주와 편집
의식주를 연결하는 건 기본이다. ‘당신의 취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경험’과 ‘제안’을 맥락으로 연결한다고 하지만 맥락은 사실 논리와 원칙이 없다는 점을 가리기 위한 장치다. 모든 분야는 사실 다 연결된다. 그 고리를 우리는 직관적으로 알지만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건 직관이 아닌 눈에 보이는 ‘무언가’다.
이전부터 지금까지 편집의 대상은 ‘의’가 중심이었다. 의는 이미 제안의 시대를 지났다. 쇼핑몰의 옷 사진은 이제 인스타그램의 화보로 바뀌었다. ‘의’ 그러니까 옷은 이제 제안을 넘어 자신을 규정하는 정체성을 제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나이키가 그리도 고객층에 맞추어 ‘~한 사람’으로 칭하는 마케팅을 괜히 하는 게 아니다.
이제 오프라인은 옷을 확인하는 장소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음식은 좀 다른 문제다. 음식은 사람들을 지탱하는 삶이기 때문에 제안이자 동시에 정체성이다. 반면에 ‘주’는 이제야 편집의 시대에 들어섰다. ‘주’는 자신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높은 경제성장 시기와 저축을 통해 집을 구매한 시기는 종언을 고했다. 월급만으로 집을 사는 일은 더 이상 불가능하기에 이제 사람들은 집을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본다.
집만 그럴까? ‘주’의 편집에 두 축은 자동차와 집이다. 자동차와 집은 과거 시대 소유의 상징이다. 성공과 정착을 가늠하는 척도였다. 이 두 개의 견고한 탑은 점차 무너졌다. 사람들은 이제 자동차를 빌리고 집도 빌려 쓴다. 우버, 위워크, 에어비앤비, 테슬라로 대변하는 자동차와 공간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이제 시작이다.
렉서스는 이미 훌륭하게 자리 잡은 카페인 ‘INTERSECT BY LEXUS’가 있음에도 렉서스 유저와 잠재고객을 위한 삶을 제안하는 편집샵인 ‘LESUS MEETS Hybia’매장을 열었다. 도요타 자동차 역시 모빌리티에 기반한 ‘주’의 패러다임 전환 접근에 공을 들인다. 오히려 자동차 소유에 집착하는 브랜드일수록 더 위기에 직면한다(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자동차는 예외일 거다).
편집, 제안이 아닌 정체성
‘제안’의 시대가 끝난 다음에는 ‘정체성’의 시대가 될 거다. 제안은 “이러한 삶은 어떤가요?”라는 표현으로 마친다. 앞으로 사람들은 ‘나’를 정의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모든 콘텐츠가 자신의 경험을 편집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이는 시작이다. 그다음은? 경험의 편집은 결국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아닌가? 어떤 면에서 전능함이 아닌 ‘자아에 대한 생각’에 인간은 진정으로 신에 가까워진다.
지금은 의식주에 대한 전방위적인 혁신이 진행 중이다. 누군가의 의지가 아닌 세대에 세대로 이어지는 삶의 방식 자체가 변한다. 리프트와 스포티파이의 상징은 더 이상 소유가 아닌 공유가 삶의 핵심이 되리라는 역사적 사건이다. 동시에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수익이 나지 않은 두 회사를 상장했다(물론 이외에도 많다). 이는 사람들이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는 점을 방증한다. 주식시장만큼 보수적인 곳도 없지 않은가?
이제 물건을 편집하는 시대가 아니다. 물건만 편집하던 매체는 대부분 폐간하거나 사람들에게 외면당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편집은 물건이 아닌 장르와 가치의 편집이다. 자동차로 예를 들면 우버, 리프트, 쏘카, 디디추싱 같은 기업이 추구하는 ‘이동수단’과 ‘주거’ 편집과 혁신이 보이지 않는가?
사람들은 왜 나는 살아가는가? 나는 어떻게 즐거움을 추구할 건가? 같은, 더 한 단계 높은 삶의 질문을 던진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관점이 있어야 한다.
편집은 두 가지다. 편집되거나, 편집하거나 둘 중 하나다. 가운데는 없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어서 살아간다면 그건 편집되는 삶이고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산다면 그건 스스로 편집하는 삶이다. 자신이 자신을 편집할 수 없다면 편집된다. 편집하는 삶은 주도적이지만 편집되는 삶은 끌려다니는 삶이다. 이는 자존감의 문제다.
나는 회사에 다니지 않아서 ‘퇴사’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이가 ‘퇴사’를 매일매일 꿈꾼다는 이야기, 퇴사하고 여행을 떠나거나 자신만의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일은 자존감을 찾기 위한 도전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누굴 모방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모방하는 과정은 누구나 겪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느낌을 찾아가는 거다. 다만 모방만 하면 남는 건 껍질이다.
장사하면서 항상 느끼는 건 사람들은 항상 먹고 마시고 입고 자면서 소비해야 사회가 돌아간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없는 마음도 포장하고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것도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한다. 물건이 과연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까? 어쩌면 편집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창의의 말이면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만든 가장 야만적인 상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유튜브에는 수많은 이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편집한다. 조회 수가 많고 구독자 수가 많을수록 더 높은 수익을 얻을 확률은 올라간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 적지 않은 이가 재밌게 구독할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과거 검투사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부를 누리지만 자신의 생명을 담보했던 것처럼, 이제는 모두가 자본주의 사회의 검투사가 돼야 한다. 검투사가 입던 갑옷은 편집력으로 그들이 들던 검은 펜과 카메라로 변했다. 오늘도 온라인 속에서는 수억의 사람이 결투를 벌인다. 과거와 달리 보이지 않는 상대와 말이다.
원문: 조성은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