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도 폴더블폰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네요. 워즈니악은 “애플이 터치ID·페이스ID·모바일결제(애플페이) 등 모바일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몇 가지 문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폴더블폰 수요가 있을까?
우선 폴더블폰의 수요가 얼마나 될까요? 노트북을 참고하자면, 화면은 계속 커졌습니다. 큰 화면이 일하기에도 좋고 동영상을 볼 때도 더 실감 나기 때문일 겁니다. 모바일폰 화면도 계속 커졌습니다. 불을 당긴 건 오리지널 아이폰이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 삼성이 더 키워서 결과적으로 애플 추격의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잡스가 오판했다고 보이는 부분이죠.
최근에는 크기가 별로 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더 큰 화면을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손에 쥐거나 휴대하기 불편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폴더블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화면을 키우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폴더블 수요가 꽤 늘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애플은 폴더블폰을 만들어야 할까?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입장은 우리의 타깃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애플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애플이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가장 고급스러운 제품이어서 구매한다고 생각합니다. 폴더블을 좋아하는 사람들일까요? 다는 아니겠지만, 애플 고객 중에는 첨단기술 또는 첨단의 또는 쿨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있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고객들도 브랜드 충성도, 쓰던 환경의 전환 비용 등으로 쉽게 전환은 못 할 겁니다. 하지만 신규고객의 경우엔 원래 애플을 쓰려던 고객이 폴더블 삼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애플이 만들어야 한다는 워즈니악의 말에 동감하는 편입니다.
3. 애플이 폴더블을 만들 수 있을까?
제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질문입니다. 아주 일반론으로 얘기하자면, 제품의 표준화가 안 되어있을수록 수직통합된 회사가 유리하고 표준화가 되면 핵심부품 회사가 유리해집니다.
스마트폰은 표준이 잘 정립된 상태였습니다. 하드웨어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고 이를 가져다가 잘 통합하면 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폴더블은 이런 상황을 좀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기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표준적인 설계와 다른 것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협력이 기존보다 훨씬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삼성처럼 수직통합 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다 하는 회사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고, 애플은 하드웨어 회사와의 협력이 쉽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일이 복잡하고 많으면 계약서를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만략 협력이 쉽다면 애플이 쉽게 해낼까요? 제 생각과 달리 기존의 설계에서 바뀌는 게 많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래도 애플에겐 쉽지 않을 겁니다. 표준화 된 생태계에선 핵심 부품업체가 가장 유리합니다. 애플은 iOS 운영체제와 앱스토어 아이튠즈 등이 핵심 부품이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냅니다. 하지만 폴더블이 인기가 있으면 당연히 디스플레이가 중요해지고, 애플은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협상 조건이 불리해질 겁니다. 삼성은 완성품 경쟁자니 말 할 것도 없고, 다른 대안도 많지 않습니다.
4. 애플의 전략은?
그럼 애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폴더블이 얼마나 커지느냐에 달렸겠지만, 폴더블의 대안을 개발하거나(모듈로 이어 붙이는 화면?), 아니면 디스플레이 업체에 투자하는 즉 수직통합적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스플레이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집중적 연구를 통해 조기에 폴더블의 모델과 생태계를 표준화 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상적인 얘기죠.
원문: 장효곤 창조경영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