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몽? 포켓몽? 캐릭터 이름인가?
작년만 해도 등골브레이커의 <노스페이스>가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더니 올해는 <캐몽>이란다. 캐나다구스와 몽클레어의 합성어로 몇몇 강남학생들 사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강남 학생들의 부모의 구매 유행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행을 타게 되었다고 한다.
중고등학생들한테 패딩이란 무엇일까? 나를 나타내는 또다른 신분? 진짜 캐몽을 입으면 뭐가 달라지는 걸까? 아무리 청소년기가 예민하고, 창피함을 많이 느끼는 나이라고 할지라도 진품이 200만원이고, 짝퉁 또한 40~80만원을 호가하는 패딩점퍼를 무턱대로 어떻게 사주는 것이 맞는 것일까?
80대생인 필자는 동대문 새벽시장에서 의류도매업을 하신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다. 중학교 시절에는 옷 타령을 한다던지, 브랜드에 민감하지 않았다. 아니 브랜드를 잘 몰랐다. 필자의 중학교 시절에는 EastPak, Jansport, Lucas 가방의 열풍이었다. 그 당시에는 미국 브랜드(미제)를 이용하지 말자는 운동이 불어서 선도부에서는 커터칼로,,, 택을 다 떼어 버리는 조금 막무가내인 교칙이 있었다. 큰 관심이 없었다. 가방이 미제라고 내가 미쿡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진품 살 돈이 없어 짝퉁을 사주던 엄마
그러나 나 또한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고등학생 시기에 강남 학생들이 대부분인 학교로 진학을 하게되면서 부모님의 등골브레이커가 되기 시작했다.
나의 촌스러움은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은 우리 엄마다. 교복은 1학년 때부터 살찔 고3을 대비해 사이즈를 100으로 맞췄다. 그래서 나는 단 한번도 내 몸에 딱맞는 “여고생” 같은 교복 피팅을 해본 적이 없다. (이 큰 교복때문에 교복에 맞는 몸집으로 불었다는 소문이 있다….지못미) 그중 가장 촌스러웠던 건 내가 입고다녔던 사복 패션이다.
폴로를 입으면 강남사람이 되는지 알았다. 폴로나 크로커다일이라는 브랜드도. 친구들이 알려줬다. 왜 너의 폴로 티셔츠 그림에는 골프채가 2개며, 크로커다일에 악어 머리가 2개냐며… 그렇다. 우리 엄머니가 동대문에서 최신 짝퉁을 나에게 준 것이다. 아… 창피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강남애들한테 기죽어서 지내고 있었는데, 짝퉁으로 창피를 당하다니… 학교에 가기 싫었다. 나는 끝내 부모에게 화를 내고 떼를 쓰는 불효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시간이 지나고 알았다. 그것은 완벽한 특 A급의 짝퉁이었다.
엄마는 그 뒤로 진품의 옷만 사다주었다. 사다주는 줄로만 알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폴로, 노티카, 아디다스, 프라다 배낭 (80년대 여성들이면 알 게다. 그때 프라다 짝퉁의 선풍적인 인기를…) 등. 하지만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엄마를 따라 동대문 새벽시장에 쇼핑을 하러갔을 때 그녀의 고백을 들었다. “ 난 너한테 진짜를 사준적이 없어. 니 대학 학비 모으려면…..”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등골브레이커
어차피 봄이면 벗어야 할 캐몽이다.
하나라도 남겨둘걸 그랬다. 그 시절 엄마가 사준 특 A급의 짝퉁 브랜드 옷을…… 딸내미도 속이는 짝퉁 브랜드를 사기 위해 엄마가 얼마나 수소문을 했을지를 생각해보면, 속이 다 상한다. 왜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었을까?
노스페이스를 입는다고 내 몸이 패딩처럼 울룩불룩 해지는 것도 아니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캐몽을 입는다고 강남학생이 되는 것도 아니다. 추운나라인 캐나다에서 입는 캐몽은 3달 뒤면 봄이 될 대한민국에서는 다 벗어 장롱에 보관할 패딩이다.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보다가 저거 다 모으면 몇천만 원도 가겠다 싶다.
이건 어때? 아예 다른 메이커의 브랜드를 입어서 캐몽 브랜드와를 다른 독자노선을 걸어보자. 튀고 싶어하면서, 왜 다 따라하는 건지. 내년에는 어떤 브랜드가 등골브레이커가 되어 나타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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