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편입니다. 먹으면 바로 살로 가는 저주받은 체질이라 조금만 체중을 관리하지 않으면 체중이 불게 됩니다. 그래서 체중의 최대치를 마음속으로 정해두고 그 최대치에 다다르면 무조건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처음으로 하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쭉 ‘잘 먹던 아이’ 컨셉을 유지했던 터라 살집이 있고 건장한 체격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몸무게가 약 85kg까지 나갔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독한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3개월 동안 약 12kg 정도를 감량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몸무게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은 괜찮은 야외 날씨 덕에 1주일에 2번 정도 야외 달리기를 하며 기본적인 운동을 했었는데 겨울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삼한사미(3번 춥고 4번 미세먼지가 심한 날)’로 겨울 날씨 체질이 바뀌어 버린 날씨 속에서는 더 힘들었죠. 그렇다고 헬스를 끊어서 런닝 머신 위에서 기계처럼 뛰는 것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재미도 물론 없고요. 이런 저런 불평만 하는 사이 운동량은 줄어들게 되었고 어김없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기준점’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독한 다이어트는 오랜만에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OKR로 설정해둔 것처럼 목표 체중을 70kg로 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노력이 필요하기도 했죠. 고등학교 1학년 때 했던 독한 다이어트 때와는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 당시의 다이어트는 간단했습니다. 무조건 1일 1시간씩 운동을 하면서 매일 체중계에 올라서 체중을 트래킹하면서 빼는 정도였죠. 당시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조차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때니 IT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것은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하게 된 다이어트는 달랐습니다. ‘아날로그 다이어트’에서 벗어나 기술과 IT 서비스의 발전으로 ‘디지털 다이어트’이자 ‘스마트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IT 서비스를 이번 다이어트에 활용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YAZIO
이번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YAZIO’라는 서비스입니다. YAZIO는 전세계 1,0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세계 1위 칼로리 계산 어플입니다.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고 희망하는 몸무게와 다이어트 기간을 설정하면 하루에 몇 칼로리를 먹어야 할 지 자동으로 계산해줍니다.
먹은 음식을 입력하면 오늘 먹었던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해주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얼마까지 더 섭취할 수 있는지 ‘잔여 칼로리’를 알려주는 식이죠. 아침, 점심, 간식, 저녁 식사를 모두 이 앱에 기록했고 이 앱이 권장하는 칼로리를 넘어서는 일이 없도록 했습니다.
칼로리를 계산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을 때도 매일의 음식과 칼로리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죠. 그래서 YAZIO와 비슷한 앱을 여럿 설치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런 앱들을 오래 쓸 수 없던 이유는 ‘귀찮음’과 ‘DB 부족’이었습니다. 매끼 식사를 직접 기록해야 하는 귀찮음이 어느 순간부터 들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앱 내에 음식 DB가 많지 않아서 일일이 음식명과 칼로리를 입력해야 한다면 ‘차라리 안하고 말지’ 생각이 더 커지게 되죠.
하지만 YAZIO를 약 3주 정도 사용해보니 세계 1위 칼로리 계산앱답게 굉장히 많은 음식 DB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음식과 제품도 많아서 직접 입력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주로 섭취했던 ‘반숙이’, ‘시리얼’, ‘저지방 우유’ ‘라이트바’ ‘매일견과’ 같은 제품도 모두 등록이 되어 있어서 쉽게 검색하고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살짝의 귀찮음은 있습니다. 이미지로 찍은 뒤 자동으로 인식되고 입력되면 더 편하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
유료 모델인 ‘프로’에 가입을 하게 되면 더 전문적인 제안과 코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별로 레시피를 추천해주기도 하고, 칼로리 별로 음식이 필터링되어 있어 잔여 칼로리에 맞춰 허기를 채울 음식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또 코치 기능을 사용하게 되면 이렇게 다양한 코칭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28일 슬림 다운 챌린지
- 아침 식사를 건너뛰는 16:8 간헐적 단식(2주 코스)
- 저탄수 신진대사 부스터:초보자(2주코스)
이를 보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거나 건강한 영양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애플워치
기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쉽지 않은 기록이 바로 ‘활동’과 ‘운동’입니다. 일일이 입력하기가 쉽지 않으며 이렇게 쌓은 기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의문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과거에는 만보기를 사서 하루 걸음 수와 칼로리를 직접 적고 계산하며 추적해보기도 하고, 달리기에 재미를 들렸을 때는 fitbit 제품도 구매해서 시도해봤죠.
하지만 모두 얼마가지 못하고 구석에 방치되었습니다. 그렇게 ‘활동’과 ‘운동’ 관련 기록은 날아가버리고 없었죠. 작년 말, 애플워치 시리즈3를 중고로 구매했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하루의 활동을 간절히 기록하고 싶은데 또 구석으로 방치될지 몰라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했죠.
하지만 애플워치의 착용은 어느덧 습관화가 되었고 운동과 활동에 대한 기록을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몇 보나 걸었는지, 그 길이는 얼마 정도인지, 얼마의 칼로리를 소모했으며, 몇 층을 오르내리고, 1시간 주기로 1번씩 일어났는지를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었죠. ‘SteppApp’이나 ‘페도미터’ 같은 활동 기록앱의 덕도 쏠쏠히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이어트를 하면서 애플워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애플워치로 수집되는 데이터가 칼로리 계산앱인 YAZIO앱과 자동으로 호환되면서 ‘활동 칼로리’를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도움이었습니다.
하루의 목표 칼로리 중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를 빼고 활동 칼로리를 더함으로써 잔여 칼로리 계산이 가능해지는데요. 애플워치 덕분에 ‘활동 칼로리’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자동으로 확보하면서 칼로리 계산에 도움을 받게 된 것이죠. ‘잘 샀다’는 생각이 드는 기기입니다.
샤오미 미스케일2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체중계를 집에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다이어트의 시작과 끝이 존재했던 이유는 살이 붙고 빠짐이 불행히도 얼굴에 가장 먼저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고 있으면 눈대중으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그만해도 되겠다를 알 수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 다이어트를 하면서 제대로 체중을 추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체중계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체중계를 살까 살펴보다가 샤오미 미스케일2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앱으로 기록해서 체중 트래킹이 가능하고 인바디 측정까지 가능한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가격대는 보통의 체중계보다는 살짝 비싼 편이었지만 IoT 서비스를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 싶어 구매했습니다.
체중계에 올라서면 체중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조금 더 오래 서 있으면 체중 숫자 밑으로 진행바가 보입니다. 그 진행이 완료되면 인바디 측정까지 끝난거죠. 측정 정보는 샤오미 Mi Fit 앱에서 볼 수 있는데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BMI, 체지방, 근육량, 수분, 단백질, 기초 대사량, 뼈밀도, 내장지방 등에 대한 상세한 측정이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체 나이, 이상적인 체중까지도 알려줍니다.
이렇게 자세히 정보를 알려주는 덕에 매일 아침, 저녁으로 체중계 위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체중이 감량되는 뿌듯함과 함께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서 만족합니다. 최대 10명까지 체중과 인바디를 각각 관리할 수 있어서 가족이 함께 사용해도 좋을 체중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NTC
다이어트에 제일 효과적인 것은 역시나 ‘운동’입니다. 원래는 달리기를 하는 편이라 동네를 뛰었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야외 달리기가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애용하는 앱은 나이키에서 만든 홈트레이닝 앱 ‘NTC’입니다. 원하는 운동에 대해 동작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정확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알려주면서 트레이닝을 시켜줍니다.
NTC에는 다양한 코스의 운동이 있습니다. ‘릴레이 반복’, ‘퀵 히트 복근’, ‘유연성 기르기’, ‘기본 근력 요가’, ‘불타는 15분’과 같이 맞춤형 추천이 있고 근력군별이나 운동 유형별로도 탐색이 가능합니다. 원하는 운동을 선택해서 집에서 간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플랜을 세울 수 있다는 것도 이 앱의 장점입니다. 처음 시작을 하게 되면 ‘새롭게 시작하기’ 4주 플랜이 있고 균형 잡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스케줄링을 해줍니다. 그 스케줄링에 따라 운동을 하면서 기초적인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군살 없애기(6주)’ ‘집중 바디웨이트(4주)’ ‘강력한 피트니스(8주)’ 등의 플랜도 있어서 점점 운동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무료 앱이지만 트레이닝 내용과 앱 자체가 매우 전문적이고 고퀄리티라서 다른 운동 유료앱 없이 이 앱으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이키에 대한 애정은 더 커지면서 말이죠.
저는 주로 태블릿에서 이 앱을 실행한 뒤 큰 화면으로 따라합니다. 그리고 애플 워치를 차고 하면 현재의 심박수와 소모되는 칼로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마치 옆에서 PT 선생님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운동에는 살짝의 강박과 압박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기 쉽죠. NTC에서 정해진 플랜대로 해당 날짜에 꼭 운동을 하고 매회차마다 정해진 시간을 최대한 채워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운동으로 소모된 칼로리는 자동으로 iOS 건강앱으로 들어가고, 그 정보가 다시 YAZIO 앱에 들어가면서 소모 칼로리 계산이 자동으로 됩니다. 또한 애플워치를 차고 운동을 할 경우 심박수 정보도 함께 취합되어 운동을 할 때의 심박수 데이터도 쌓을 수 있습니다. YAZIO – 애플워치 – NTC가 서로 연결되고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스마트 다이어트’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마치며
이번에 다이어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스마트 다이어트’가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활동과 운동, 신체 정보에 대한 측정은 하드웨어(애플워치, 미스케일2)의 발전으로 인해 훨씬 쉬워졌고, 그 기록은 소프트웨어(YAZIO, SteppApp, iOS 건강)의 도움으로 쉬워졌습니다. 고등학생 때 했던 ‘아날로그 다이어트’와는 차원이 다른 ‘디지털 다이어트’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측정과 기록을 이제부터라도 기록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좋았습니다.
또 느낀 점은 ‘iOS 건강앱’의 파급력입니다. 헬스 케어 관련된 모든 앱의 정보가 건강 앱으로 모두 모이면서 신체와 건강에 대한 정보가 한 곳으로 취합되고 의미있는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건강 앱을 허브로 헬스 케어 서비스들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죠. 이 덕분에 여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도 마치 한 곳에서 ‘헬스 케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iOS 건강 앱의 힘을 다시 한번 체감하는 기회였습니다.
다이어트는 오늘도 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교토 여행이 있어서 잠시 홀딩되었지만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시작한지 1달 되는 오늘까지 약 2kg가 빠졌습니다. 목표 체중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새롭게 경험하게 된 여러 도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다이어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부디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올해 OKR 중 하나를 클리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생각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