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영어를 배우면 유리한 점은 ‘발음’ 뿐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배우는 시기는 어릴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유치원, 조기 유학 등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답은 ‘아니다’이다. 절대 어린아이들이 외국어를 더 쉽게 더 빨리 배우지도 않을 뿐더러 최종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외국어의 수준(final attainment) 역시 성인과 어린이 학습자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단 한 가지 어린이가 쉽게 빨리 배우고 성인 학습자는 영영 힘들 수 있는 영역이 하나있는데, 그건 바로 ‘발음’이다. 이는 발성기관의 근육이 굳어졌느냐의 여부와 귀로 듣는 능력(음소를 구별하는 능력이 튜닝되어 없어졌느냐 없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어쩔 수가 없다.
어릴 때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가설이 깨진 이유
모국어 학습에는 단연코 결정적 시기가 있어서 태어나서 주변에 어른 양육자가 없으면 일정 시기가 지나면 모국어를 배울 수 없고 배워도 결함투성이의 언어 발달과 이에 따른 인지 발달에 한계가 생기는 게 맞다. 그러나, 외국어 습득의 경우, 이제 어린이와 성인의 학습에 (발음을 제외하고는) 별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어린이가 외국어를 더 쉽게 배운다는 주장의 과학적인 근거는 대뇌외측화(cerebral lateralization)에서 비롯되었다. 뇌의 어떤 부분은 좌반구나 우반구에서 더 발달한다. 이 중 언어를 관장하는 대뇌언어영역은 대개 좌반구의 특정영역에 발달해 있다.
과거에는 이런 현상이 만 12~13세 경에 완성되기에, 만 12~13세 경이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아니겠냐는 가설이 대두되었었다. 하지만 이 외측화는 만 5세로 완성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으며 거의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모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5살 어린아이에게 아이에게 외국어를 가르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외국어를 배우기 가장 좋은 시기는 청소년기
왜 부모들이 어린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게 욕심일까? 어린 아이에게 기대, 요구되는 언어 능숙도(proficiency)의 수준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잘 놀기만 하면 되지 않는가? 어린이가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과 성인이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의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더구나 성인의 경우 학습시 기존의 학습 경험으로 여러가지 사전 지식과 인지 전략들을 구사해서 집중해서 단기간 학습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린 아이가 그저 놀며, 비의도적인 학습으로 배운 외국어 결과물은 그리 효율적인 결과를 낳지 못한다. (발음이야 좋아지겠다만…)
사실 연구 결과, 외국어를 가장 쉽게, 빨리 배우는 학습자는 청소년 그룹이다. 이들의 인지 능력은 이미 상당 수준 발달해 있어서 사전 지식이 풍부한데다 학습 전략들을 구사할 수 있으며, 성인들과는 달리 삶이 복잡하고 바쁘지 않아서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내는 것이 용이하므로, 대체로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쉽게 외국어를 배운다고 한다.
그러니 부모들이 과욕을 내지 않았으면 한다. 영어를 공부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또, 그때가 더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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