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인간의 냄새와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청력은 매우 약해서 사실상 귀머거리나 마찬가지라고 알려졌습니다. 척추동물처럼 고막과 복잡한 청력 기관이 없고 더듬이에서 진동을 감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주변 몇 인치 정도 거리의 소리만 간신히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선 모든 감각에 투자하기보다 꼭 필요한 것 위주로 갖추는 것이 모기 같은 작은 곤충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빙햄튼대학과 코넬대학의 연구팀은 이 가정에 의문을 품고 모기의 청력을 검증했습니다. 빙햄튼대학의 론 마일즈(Ron Miles) 교수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수컷을 소리가 차단된 무향실에 넣은 뒤 수컷 모기와 암컷 모기의 소리를 들려주고 얼마나 먼 거리에서 반응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수컷 모기들은 다른 수컷에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암컷 모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면 날아올랐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수컷 모기의 청력은 10m 밖의 암컷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기의 청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예민한 것입니다.
10m는 먼 거리처럼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모기의 작은 크기와 그렇게 크지 않은 소리를 생각하면 예상외로 먼 거리입니다. 아마도 짝짓기 때문에 이런 예민한 청력이 진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모기의 청력이 생각보다 좋다면 이를 이용한 모기 퇴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참고
- Current Biology (2019). DOI: 10.1016/j.cub.2019.01.026
- 「Mosquitoes can hear from longer distances than previously thought」, phy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