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대부분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대부분 더 가난해진다.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왜 그런 걸까? 부자 중에는 얼간이도 있고 등신도 허다하다. 인생에 아무것도 제대로 못 배우고 돈만 물려받은 부자도, 평균 지적 능력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사람도, 상식조차 잘 모르는 사람도, 일반인과 비교해 나을 게 하나도 없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떤 가르침이, 어떤 깨달음이 작든 크든 자산의 증식을 아주 쉽게 만들어내는 것일까. 단순히 돈일까?
돈이 많으면 돈이 더 벌기 쉽냐고 부자들한테 물어보면 그 답은 ‘아니다’일 가능성이 높다. 일정 부분 그럴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많다. 예컨대 돈이 더 많으면 세금이 항상 불리하게 작용한다. 주위에서도 돈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아진다. 예전에 쉽게 벌던 기회들도 더이상 제공되지 않는 것이 많아진다. 분명히 돈 벌기 더 어려워지는 구조물들이 존재한다. 다만, 퉁쳤을 때는 더 쉬워지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게 무엇이냔 말이다.
답은 ‘복잡성‘ 때문이다. 복잡성이 높아진 곳에는 특정 정보나 질서를 이해한 사람에게만 좋은 결과가 배당된다. 복잡해서 이해를 포기한 사람들은 모두 집단으로 더 가난해지는 것이다. 정치, 언론, 법, 모두 마찬가지다. 무언가가 대중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지면, 이해할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그렇다면 투자에 있어서는 그런 복잡성이 빈부를 나누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 문제가 가장 크게 자리 잡는 곳은 ‘빚’과 ‘세금’이다. 부자들은 부채와 세금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한다. 부자들은 부채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부를 증식시킨다. 부채를 활용하지 않았으면 부를 일구지 못했을 부자들이 99%다.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불린 모든 지인을 생각해보시라. 부채가 없었다면 부동산 투자도 없었다.
반면 가난한 사람은 멍청한 부채를 사용한다. 카드빚을 포함해 금리는 높지만 투자는 아닌 부채에만 손을 댄다. 부채는 부자를 더 부자로,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 백 년 전에도 그랬고, 천 년 전에도 그랬으며, 백 년 후에도 천 년 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채는 복잡하고, 사람들에게 다르게 작용하며,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금리의 영향과 창구의 영향을 많이 탄다. 부채를 다룰 줄 아는 자에게는 온순한 사냥개고, 다룰 줄 모르는 사람에겐 나를 쫓는 사냥개다. 엄밀히 말하면 부채가 아니라, 부채의 복잡성 때문에 생기는 이해력의 차이가 문제다.
부자들은 또 세금을 깊이 이해한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해하는 사람을 고용한다. 비과세 계좌에 수백억을 거리낌 없이 집어넣는 이유는 세금의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연금저축도 제대로 활용 못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자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한다.
개인 비용을 법인으로 전부 이전시키는 지인을 한 명쯤은 알 것이다. 세금이 없다는 얘기에 눈을 번쩍이는 모습을 봤을 수도 있다. 일반인들은 생각조차 안 하는 이슈다. 어차피 낼 세금도 별로 없고, 세율도 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질 세율은 부자들이 훨씬 낮다. 복잡성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거나, 누군가에게 배웠기 때문이다.
결국 대중은 복잡한 걸 귀찮아한다. 법이 복잡해질수록 대중은 쫓아오기가 쉽지 않다. 게임의 룰이 어려울수록 있는 자에게 이득이며 룰은 계속 복잡해지는 편이다.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어보려면 복잡한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빚과 세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주위에 묻고 다녀야 한다.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 간단한 법이 나오고, 대중들의 부가 사회의 건강의 척도가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진 어쩔 수 없이 각개전투다.
원문: Julius Chun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