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로울 땐 곰 인형
외로우신가요? 끌어안을 사람이 없다면 ‘곰 인형’이라도 부둥켜안아 보는 건 어떨까요.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곰 인형을 만지면 외로움이 줄어들고 착해진다고 합니다. 이는 따듯한 촉감이 주는 정서적인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촉감은 우리 인간의 인지적·사회적 ‘발달’에서부터 위로와 감사, 사랑의 표현 등 각종 정서적인 ‘소통’에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고전적인 연구로는 원숭이들도 먹이가 나오는 철사 엄마 vs. 먹이가 나오지 않는 헝겊 엄마 중 후자를 더 좋아했다는 해리 할로우의 연구가 있었습니다. 최근의 연구 중에는 손끝으로 만지는 것만으로 사랑이나 감사 같은 감정을 상대방에게 꽤 잘 전달할 수 있다는 발견들이 있었지요. 때론 백 마디 말보다 따듯한 포옹이나 토닥이는 손길이 훨씬 많은 걸 전달하듯 말입니다.
또한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상황(돈을 잃었다든가)일 때 따뜻한 무언가를 만지면 고통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만약 외롭고 심적으로 괴로운 상황이라면… 일단 곰 인형이라도 안아 봅시다(눈물).
2. 외로울 땐 타이레놀
외로우시다면 타이레놀을 드셔보면 어떨까요? 좀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제 연구에 의하면 타이레놀을 먹으면 외로움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여럿이 하는 활동에서 소외시키는 등 소외감을 느끼게 한 후 가짜 약을 주거나 타이레놀을 먹도록 했더니 가짜 약을 먹은 사람들보다 타이레놀을 먹은 사람들이 소외감이 더 많이 줄어들었다는군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외로움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과 많이 겹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외로움의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외로움이 정말 아프기 때문에 진통제가 듣는다는 것. 최근에는 마리화나 같은 마약이 사람들의 외로움을 줄여준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합법 약물인 타이레놀을 애용합시다?).
뼈가 시리다거나 사무치는 외로움이라는 표현은 엄살이 아니고 ‘진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포기하면 편해요
우리는 보통 어떤 즐거운 일, 예컨대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로또에 당첨되거나 원하던 자리에 오르게 되면 위의 그림처럼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예측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제로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래 그림처럼 엄청난 성취를 해도, 또는 사고로 크게 다치는 등 안 좋은 일을 겪어도 금방 ‘적응(hedonic adaptation)’하며 원래의 행복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참고로 대학원생들도 ‘교수’만 되면 모든 게 다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연구에 의하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 따라서 어떤 학자들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그 어떤 일도 우리 인간을 영원히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런 적응 또는 권태를 벗어나 지속적인 행복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예컨대 똑같은 사람을 만나도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던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해보거나 매일 하는 조깅도 조금씩 다른 루트로 달리는 등의 ‘일상의 소소한 변화들’이 적응을 막아주고 같은 일을 통해서도 지속적인 행복을 느끼게 도와준다는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든 또는 무엇이 되든 ‘계속해서 새로운 즐거움을 뽑아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필수라는 말이 되겠네요. 첨에는 정말 즐거울 것만 같았던 일들이 어느 순간 뻔한 무엇이 되어버렸다던가 일상이 지루하기만 하다면 조금은 적응을 막아주는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참고로 이렇게 구차하게 굴지 말고 봉사나 기부를 많이 해도 외로움은 경감됩니다.
참조 논문
- Tai, K., Zheng, X., & Narayanan, J. (2011). Touching a teddy bear mitigates negative effects of social exclusion to increase prosocial behavior.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2, 618-626.
- DeWall, C. N. et al. (2010). Acetaminophen reduces social pain behavioral and neural evidence. Psychological Science, 21, 931-937.
- Lyubomirsky, S., Sheldon, K. M., & Schkade, D. (2005). Pursuing happiness: The architecture of sustainable change.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9,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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