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세상의 모든 넛지’ 책에 수록될 내용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살 물건이 있어 온 가족이 대형마트로 쇼핑을 하러 갔다. 마침 제철 과일이 세일이라고 하기에 제철 과일만 사고 매장을 나올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이 떠오르고, 사다 보니 어느덧 카트에는 물건이 가득 차게 되었고, 애초에 사려고 했던 물건의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나왔다. 도대체 난 마트에서 어떤 짓을 한 걸까? 난 단지 쇼핑카트를 몰고, 필요한 물건을 샀을 뿐인데 말이다.
마트에 가게 되면, 우리는 마법에 걸리게 된다. 무엇이든 사고 싶게 되고, 필요하게 되는 마법에 걸린다. 생각에도 없었던 물건이 내 마음을 끌고, 생각에도 없었던 물건은 할인 중이고,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고 하고, 아무래도 이 마트를 벗어나지 않는 한, 너무 많은 물건을 사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마트 안에는 소비자를 유도하기 위한 넛지들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어떤 넛지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을까.
대형마트의 짧지만 굵은 역사
20년 전,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는 곳은 백화점, 전통시장, 대리점 등 크게 세 군데였다. 옷은 백화점에서, 음식은 전통시장(재래시장)에서, 가전제품이나 전자제품은 대리점에서 사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대형마트는 이러한 전통적인 유통 형태를 깨는 형태였다. 옷, 식품, 가전제품을 한 곳에 전시하는 새로운 형태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로운 유통 형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유통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백화점, 전통시장, 대리점 등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대형마트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하지만 새로운 유통 형태를 맞이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대형 마트가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과거 백화점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사던 옷들을 대형 마트에서 싼 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백화점에 비해 인건비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과거 대형마트는 매장 내 인테리어가 간소했으며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도 백화점에 비해 적어 그만큼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었으며, 그만큼 똑같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대형 마트가 물건값이 싸다는 것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이웃에게, 가족에게 대형마트가 가격이 싸다는 소문은 금세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리게 만들었고, 대형마트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자 대형마트 납품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기업들은 대형마트에 자신들의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대형 마트는 단언컨대 국내에서 가장 큰 유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곳이다. 현재 전국에 470여 개 대형마트 점포가 있고 6만9000명이 대형마트 본사와 각 점포에 근무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의 매출은 33조7433억 원으로 백화점(21조1256억 원)보다 무려 11조나 많다.
대형마트의 진화가 시작됐다 : 옴니채널의 도래
그리고 2019년, 대형마트는 20년 전 백화점과 시장의 ‘도전자’ 가 아닌, 이제 최강자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유통망과 서비스를 구축하며 소비자들이 다른 대안보다 편리하게 마트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에 맞게 마트의 구조도 지속해서 변화를 시키고 있다.
2014년, 신세계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SSG.com’이라는 쇼핑몰을 개선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분스와 같은 신세계의 유통 채널을 하나의 사이트에 통합한 것이다. 예를 들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다거나, 오늘 인터넷에서 산 제품을 ‘쓱 배송’을 통해 가장 빠르게 받아 볼 수 있었다. 고객이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언제든지 제품을 구매한 뒤 이를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예는 국내 최대의 서점인 ‘교보문고’ 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교보문고는 온라인 앱에서 책을 주문하는 경우, 온라인에서의 할인율을 그대로 적용하고 책을 자신이 어느 때나 와서 받아 볼 수 있게 하는 ‘바로드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바로드림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 포인트 적립도 가능하여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선 두 개의 사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대형 마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고객들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경계가 없어지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는 상황을 ‘옴니채널’이라고 한다. 즉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각 유통 채널의 특성을 결합해 어떤 채널에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옴니채널을 이용하는 경우, 제품의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온라인에서 확인한 물건을 바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방문한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이 없을때는 가장 가까운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유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고자 할 때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직접 들고 가는 것이 아닌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집으로 해당 제품을 배송하는 방식도 가능하여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다.
마트에 방문하는 당신을 위한 조금 더 진화된 넛지들
이렇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계를 없애서 소비자들이 쇼핑 시간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든가, ‘남성 매장을 일부러 맨 위층에 넣는다’는 10여 년 전의 넛지 전략뿐만 아니라 이러한 옴니채널 마케팅 전략에 맞춰, 넛지는 더 진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심지어 잘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그렇다면, 이 마트에 숨겨진 넛지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1) 쇼핑카트
하나. 쇼핑카트를 플라스틱으로 바꾼 이유
우선, 대형마트는 쇼핑카트의 재질을 하얀 철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꿨다. 물론 비를 맞으면 철은 녹슬고 플라스틱은 녹슬지 않고, 철보다 플라스틱이 더 가벼운 소재기 때문에 바꿨을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있어 철이 녹슬거나 플라스틱이 더 가벼운 것이 실질적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결정적으로 와 닿았던 것은 바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시각적인 면’을 개선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기존 철 쇼핑카트에 물건을 담았을 때, 카트 안에 있는 물건은 카트 안에 ‘가둬진’ 것처럼 보인다. 즉, 철망 사이의 차가운 느낌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좋지 않은 느낌을 준 것이다. 카트의 디자인을 가볍고 편하게 바꾼 것은 소비자들이 카트를 더 이용하게 하여 소비를 더 많이 하게끔 유도하는 넛지이다.
둘. 점점 진화하는 쇼핑카트 내 아동 공간
카트 안에 꼭 놓여 있는 아동들의 공간 속에도 넛지가 있다. 아이들의 공간을 따로 만들어 놓은 이유는 당신이 아이를 돌보기 힘들다는 것을 배려하려고 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 측면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물건’을 소비자들이 넣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공구 세트일까? 오늘 먹을 생선조림에 필요한 무와 배추, 다시다일까? 아니다. 아이들이 마트에서 제일 사 달라고 조르는 것은 거의 두 가지 중 하나다. 과자류 혹은 장난감이다. 아이들은 마트에 오면 단 것이나 재밌는 것을 찾으려고 한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해서 만든 것이 아이들을 놓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곳에 앉았을 때의 시야다. 아이들의 시야는 부모들의 시야와 정반대이다.
즉, 부모들은 앞을 보고 나아가지만, 아이들은 뒤를 봐야 한다. 뒤를 본다는 것은 혹시나 내 요구를 부모가 놓쳤을까 봐, 자신이 필요하고 소구하는 물건에 대해 조를 수 있게끔 해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자 코너를 지나가는데 부모가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지나쳤을 때, 아이는 그 과자를 다음 코너로 넘어갈 때까지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아이의 특성상 그 과자를 사 주지 않으면 세상을 멸망(?)시키겠다는 굳은 각오로 필요시 큰 울음도 불사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사려고 하지 않았던 과자를 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셋. 컵홀더, 핸드폰 거치대를 놓다
또한 마트는 쇼핑의 즐거움과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손에 걸리적거리는 요소들을 카트에 놓을 수 있도록 하여 물건을 더 많이 사라는 넛지의 신호를 보낸다. 대표적인 것이 컵홀더와 휴대폰 홀더이다. 컵과 휴대폰의 공통점은 쇼핑을 할 때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다는 건 꽤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다. 특히 휴대폰은 카카오톡 메세지, 전화로 계속 진동을 울리기 때문에 쇼핑의 몰입도에 있어서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카트의 왼쪽에 컵홀더, 카트의 오른쪽에 휴대폰 홀더를 놓아 소비자들이 마트에서의 쇼핑행위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마트에 있어 쇼핑 집중도는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쇼핑이라는 행위에 지속적으로 신경 쓰도록 유도하여 외부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쇼핑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마트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컵홀더와 휴대폰 거치대도 이 중 하나이다.
2) 마트 매장 구조
하나. 입구에는 과일 코너와 야채 코너가 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과일 코너와 야채 코너가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매장은 고객들을 입구에서부터 유혹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마트에 들어서게 되면 사람들이 제품을 보고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매장은, 다른 것보다 계절적인 부분에 민감하며, 자연스러운 색상이 많은 제품을 입구에 비치하여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사람들이 만약 제철 귤, 딸기, 수박, 사과 등을 보게 된다면 ‘제철 과일’ 에 대한 욕구가 생길 수 있으며, ‘새로운 상품이 들어왔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구매 욕구를 증가시키는 전략이며, 색상 자체가 선명하므로사람들에게 제품에 대한 명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둘. 인기 상품을 오른쪽에 비치한다
매장을 돌다 보면, 다양한 제품이 있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이용하여 매장은 진열대를 사람이 물건을 비교할 수 있는 높이인 90~140cm 내외로 설계한다. 사람들이 더 쉽고 간편하며, 편하게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의 인기 제품을 오른쪽에 비치한다. 인기 제품을 오른쪽에 비치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선이 대부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오른쪽에서 시선이 멈추기 때문이다. 시선이 멈춘다는 것은 더 많은 시간 동안 제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며,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오른쪽의 제품을 더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장은 자신들이 팔고자 하는 제품을 맨 오른쪽에 비치하는 경우가 많다.
셋. 시식 코너의 비밀
대형마트에 가면, 흔히 시식 코너를 볼 수 있다. 대형 마트가 당신에게 시식 코너를 선물하는 이유는, 당신이 공짜로 무엇인가를 먹었을 때, 공짜 행동에 대한 보상을 ‘구매’로 유도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은 무상으로 어떤 서비스를 받았을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사람들은 충동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시식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매출 차이가 무려 6배 정도라고 한다.
3) 계산대 속 숨겨진 비밀
하나. 계산대 앞에 물건들을 비치한다
계산대 앞의 물건들은 당신이 차마 챙기지 못한 것 같은 물건들을 전시한다. 그 이유는 쇼핑을 하면서 이것저것 고르는 것에 심취해 막상 세부적인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놓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장은 건전지, 세정제, 간단한 먹을거리 등을 배치하여 고객에게 ‘빠뜨린 것 같으니 고르세요’라고 유혹한다. 또한 계산대 앞의 물건들은 앞서 당신이 구매한 물건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10,000원어치 고기를 구매한 뒤 3,000원짜리 초콜릿을 본다면 상대적으로 3,000원짜리 초콜릿이 저렴해 보이는 이유는 앞서 구매한 고기가 초콜릿의 구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계산대 앞의 물건 가격이 높을수록 가격 증감에 따른 고통이 경감되어 오히려 사람들은 계산대 앞의 물건을 고를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3,000원에서 3,000원을 더 구매하는 사람과, 300,000원에서 3,000원을 구매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3,000원의 추가가격에 대해 그 민감도가 다르다. 사람들은 3,000원을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비 금액에 비교하여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 입구를 일부러 좁게 만든다
계산대의 실제 역할은 계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을 다시 철회하는 상황을 최대한 막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매장은 계산대의 입구를 매우 좁게 하여 사람들이 줄을 서도록 유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은 무의식적으로 구매행위에 희소성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10분 동안 기다려 물건을 산 것과 바로 물건을 집어서 산 것은 상대적으로 물건에 느끼는 주관적인 희소가치가 다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다림은 소비자에게 불만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계산할 때 줄을 30분이나 선다고 가정한다면 당신은 아마 마트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향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당신이 ‘시간’이라는 요소를 일종의 교환가치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가 30분을 투자한 것이 내가 할인을 받은 가격보다 가치가 높다면 나는 마트를 벗어나 동네 슈퍼로 가거나 다른 곳을 갈 가능성이 크다.
줄을 세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들이 뒷사람에 대해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는 심리학적 요인이라기보다는, 사회의 관습을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계산을 끝내는데 뒷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흔히 뒷사람을 위해 뒤에 아무도 없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계산행위를 마친다. 왜냐하면 내가 늑장을 부린다면 뒷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
실제로 동네 마트에서 뒤에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계산 속도를 비교한 결과, 사람이 있을 때는 평균 74초를 기록한 반면, 사람이 없을 때는 평균 103초를 기록했다. 또한 사람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 사람들은 구매한 물건에 대해 물건을 바꾸거나 환불하는 일을 더 많이 했다.(사람 있을 때 2회 < 사람이 없을 때 15회) 이는 뒷사람이 생각보다 우리의 행동을 빠르게 만드는 또다른 변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뒷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조바심을 가지게 되고, 구매했던 물건을 바꾸거나 환불하는 상황을 되도록 잘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셋. 내가 산 물건을 밖에서 보도록 만든다
또 다른 것은 우리가 계산해야 하는 물건을 보통 안에서 보지 않고 계산대의 끝부분(사진에서는 오른쪽)에 가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학적인 설계가 들어 있으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를 심리적 관점에서 분석하면, 밖에서 가격을 볼 수 있는 구조는 소비자가 선택한 물건을 그대로 살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계산원이 바코드를 찍는 행동 때문이다.
물론 바코드를 찍는다고 해서 물건을 교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코드를 찍는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 물건을 내가 소유했다는 무의식적인 느낌을 받게 되면서, 교환과 반품의 마음보다는 소비의 기쁨에 더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마트에서 소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마트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당신이 지갑을 꺼내 들고 더 많은 금액을 계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다. 당신은 제품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마트에 방문하지만, 마트에서는 생각보다 인체공학적인, 심리학적인 부분을 십분 활용하여 당신이 더 많이 구매하도록 만들고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구매하게 만들기도 한다. 필요한 것만 구매하기 위해선, 매장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문: 고석균 님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