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가 좋아하는 애완동물이 ‘개’라고 했을 때 필자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단순히 애완견을 좋아하는 다수의 유권자들의 표를 노린 계획성 발언은 아닌 듯했다. 그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진돗개 사랑을 이어받은 진정한 ‘개사랑 녀’다. 2005년 11월 27일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진돗개 자견 일곱 마리를 분양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그의 각별하고도 진정성 넘치는 ‘개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후보가 분양한 진돗개 일곱 마리의 이름은 각각 건, 곤, 감, 리, 청, 홍, 백 이었고 ‘분양해주세요’라는 게시판을 별도로 신설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600여 건이 넘는 분양신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른바 진돗개를 국민에게 분양하며 개를 통한 국민들과의 소통을 이룩한 업적을 달성한 것. 몸소 소통을 실현한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었다. 그녀를 비롯해 개를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은 고운 심성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그 마음을 굳히게 했다. 이는 개의 역사와도 긴밀한 연관이 있다.
12,000여 년 전 동북아시아에서 야생 늑대가 인류에게 길들여지면서부터 개의 찬란한 역사는 시작됐다. 여우, 코요테, 자칼, 늑대 등이 자신들만의 독단적인 야생 적응능력을 키워나가며 번식한 반면 개는 인간과 함께 어울려 살아왔다. 인간으로부터 먹이를 얻는 대가로 개들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의 교류를 통해서다. 이를 바탕으로 공생,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한 개는 시간이 지나면서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고도 잘 알려진 애완동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인간과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개를 사랑하는 후보라니 어찌 그 심성이 곱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역사를 통해 보다시피 개는 인류의 구석구석에 존재한다. 애완견, 사냥개, 사역견, 목축견, 마약탐지견 등 인간생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주는 동물이 어디 또 있으랴. 소가 집을 지킨다든가, 사냥을 한다든가, 양을 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지 않는가. 소가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러면 그 모양새야 후덜덜하겠지만 가성비가 무척이나 떨어질 것이다. 역시 가성비로 따지면 개가 체고시다… 인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면에서 개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물이다.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유구한 역사의 주인공인 개를 사랑하는 박근혜 후보가 특히 관심을 갖는 종은 앞서 언급한 국견 진돗개다. 진돗개는 이승만 대통령의 1952년 2월 진도 방문에서 비롯한 즉흥적인 진돗개 지원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조례를 통해 보호해오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재정되면서 천연기념물 제 53호로 지정돼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지도자 대대로 그 종의 특별성과 우수성을 인정 받아 국가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누군가는 토론회에서 ‘법보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는 했지만 법과 의지 모두 갖춘 박근혜 후보는 진정으로 개사랑을 실천했다. 심지어 그의 미니홈피까지 활용했으니 그 진정성이야 의심할 구석이 전혀 없다고 하겠다.
대선을 앞두고 누구를 지지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도 없고 예쁘기 만한 고양이를 좋아하는 성향의 후보라니. 그가 추진할 국정의 방향도 실속은 없고 겉과 말만 번지르르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실용적이고 우리와 함께 오래해 온 개를 사랑하는 박근혜 후보야 말로 실질적으로 국민과 함께 가는 후보가 아닐까? 과연 고양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집에서 키우고, 밥 주고 그게 끝 아닌가? 개는 같이 산책도 할 수 있고 훈련만 한다면 원반던지기 놀이도 같이 할 수 있다.
고양이는 발정 나면 집이나 나가고, 장난치다 빡치면 ‘긁고-물고 콤보’ 터진다. 개에 비한다면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지도자에게 국민과의 교감이 필수라면 애완동물에게는 ‘교감’이 필수다. 도도한 것이 고양이의 매력이라지만 필자는 좀체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주인과의 교감 없이 혼자 독야청청 하는 고양이가 무슨 매력이란 말인가. 함께 뛰고, 먹고, 뒹굴며 나누는 교감.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지도자와 국민 사이에서 바라는 관계가 아닌가. 개는 먹이를 주면 충성을 한다. 먹이를 줘도 고마운 줄 모르는 고양이와는 그 마음씀씀이와 태도부터가 다른 동물이다. 우리에게 유대감과 진정한 교감을 느끼게 해줄, 개를 사랑하는 후보 박근혜야 말로 우리가 함께 해야 할 ‘개 같은’ 인물이다.
[box title=”편집자가 드리는 말씀” color=”#333333″]이 글은 개와 고양이라는 대표적인 애완동물(반려동물)의 성향을 통해 대선 후보를 조망하기 위해 쓰여진 허구의 글입니다. 매체 및 필자의 실제 지지 후보와 이 글의 방향은 무관합니다.[/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