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실리콘밸리의 쇼핑센터를 가면 여기가 미국인지 인도, 중국, 아시아인들만 사는 동남아의 한 도시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 곳 실리콘밸리 지역엔 이민자들이 대다수를 이른다. 얼마전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산호세 도시의 아시아 인구비율이 LA를 앞지르고 미국 전역에서 최고치를 달성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실리콘 밸리와 같이 세계의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사의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유학을 마친 많은 한국 학생들도 한국에 가기보다 미국에 많이 남아있으려고 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의 엔지니어들도 자기나라로 돌아가길 싫어한다. 왜 실리콘밸리는 여러 나라의 인재들을 흡인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행복의 두 가지 조건
얼마전 표창원 전교수의 강의를 통해서 루트 비엔호벤이라는 학자가 행복의 가장 기본적 두 가지 조건으로 위협으로부터의 안전감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뽑았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이 두 가지 행복의 조건을 가지고, 많은 아시아 엔지니어들이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 지역에 남아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의 기업에서는 50세를 넘기면 임원급 진급이 힘들시에는 회사를 퇴직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한국 기업에서의 노동강도가 워낙 세서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하고, 여러 회식이며 경조사로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즉, 생계의 기본이 되는 일자리의 위협과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을 뺏기는 환경은 위에서 언급한 행복의 가장 기본적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한국 뿐만 아니라, 굴지의 전자회사들이 많이 있는 대만의 경우도 비슷한 사회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고, 비슷한 이유로 대만 엔지니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엔지니어로 뛸 수 있는 미국, 퇴직을 강요받는 한국
미국 기업에서는 50세가 넘어서 굳이 매니저로 올라가지 않아도 엔지니어로 남아서 실무적인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이렇게 매니저가 아닌 실무에서 뛰는 사람들을 “Individual Contributor”라고 부른다. 그래서 매니저는 30대인데, 그 밑에서 일하는 Individual contributor는 50세 혹은 60세인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그런 상하관계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 이유는 이 상하관계가 단지 기능적인 직무에서만 적용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서로에 대해 존중하는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매니저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퇴직 때까지 Individual contributor로 남기를 원하는 엔지니어들도 많이 보게 된다.
미국기업에는 “Working from home”이라는 제도가 있다. 일하는 장소를 보다 유연하게 하기 위해 가정에 어떤 일이 있거나, 아이들을 돌보아야 할 시에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크게 참견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학교 행사가 있어 일찍 퇴근해야하는 것도 그 빈도 수가 그리 많지만 않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단 상당히 빡빡한 개발 스케줄로 회사가 운영되기에 엔지니어가 책임지고 자기 일을 수행해야 하는 책임성은 항상 따른다. 그래서,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을 경우엔 집으로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가족과 저녁을 함께 한 후 일을 다시 시작한다.
제도와 동시에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요즘 한국기업에서도 퇴직연령을 늦추기 위해 펠로우(Fellow) 제도나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우선 기업들이 이런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동시에 이런 제도와 함께 기업에서의 직무적 상하관계가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비권위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저녁이 있는 삶과 가족과의 보다 많은 시간을 가지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하는 장소와 시간의 유연성을 보장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편 이와 함께 회사 정보유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보안을 우선시하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도 또한 함께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와 같은 매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행복의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그 첫번째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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