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최근 20대 후반(25-29세)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한 보도 자료를 내놓았다. 정확히 말하면,
- 20대 후반 여성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다.
- 20대 후반 남성 고용률은 사상 최저치에 가깝다. (올해 약간 반등)
여성 고용률 상승 속도가 남성 고용률 하락 속도보다 빨라서 전체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이다. 20대 후반 여성 고용률은 이제 남성 고용률보다 높다. 1980년부터 2018년까지,
- 20대 후반 고용률은 59.6%에서 70.1%로 상승.
- 20대 후반 남성 고용률은 88.3%에서 69.5%로 하락.
- 20대 후반 여성 고용률은 31.3%에서 70.8%로 상승.
최근 갑자기 떠오르는 20대 남성들의 불만, 나는 두 가지 요소로 해석한다. 첫째, 20대 남성은 이제 ‘아버지보다 자신이 나은 게 없다’는 것을 뚜렷하게 깨달았다. (20대 여성은 분명 어머니보다 낫다.) ‘부모 세대보다 내가 못하다’는 인식이 청년층에 있어서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포퓰리즘’을 낳는 동인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한국과 같은 소득 수준을 가진 나라에서 남성만 빡센 병역 의무를 부과받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굳이 찾자면 싱가포르 정도? (핀란드는 복무기간 6개월-1년으로 군인노조도 있음/이스라엘은 잘 알려졌듯이 여성도 군 복무/대만은 드디어 모병제로 전환/싱가포르도 3개월 훈련 뒤 대부분의 사병은 출퇴근한다고 함)
남성 청년 고용률의 하락과 여성 청년 고용률의 상승이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확대에 따른 일반적인 현상이 아닌가 싶어 가까운 일본의 통계를 찾아 비교해 보았다. 여기서 청년은 25-34세를 의미한다.
일본의 남성 청년 고용률도 분명 지난 40년간 하락하기는 했는데, 한국보다는 그 기울기가 훨씬 완만하다. 고점에서 저점까지의 하락 폭을 비교할 때 한국은 1991년 91.9%에서 2017년 77.7%로 14.2%p 떨어진 반면 일본은 1992년 95.3%에서 2010년 88.9%로 6.4%p 떨어졌을 뿐이다. (무엇보다 1990년에서 2010년까지는 일본의 그 막막했던 ‘잃어버린 20년’이다.)
반면 여성 청년 고용률의 상승 속도는 한국과 일본이 거의 같다. 1980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여성 청년 고용률은 35.3%에서 65.2%로 29.9%p 상승했고, 같은 기간 일본 여성 청년 고용률은 47.3%에서 75.7%로 28.4%p 상승했다.
물론 아직 한국의 여성 청년 고용률이 일본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남녀 격차만 비교할 때는 평가가 좀 달라진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청년 고용률 남녀 차이는 12.5%p(남성 77.7%, 여성 65.2%)인 반면, 일본의 청년 고용률 남녀 차이는 15.4%p(남성 91.1%, 여성 75.7%)로 한국보다 더 크다.
양성 간 청년 고용률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더 평등하다. 다시 말하지만 상대적인 평가다. 적어도 일본은 남성 청년 고용률 하락 현상이 한국보다 훨씬 덜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남성 청년 고용률 하락이 더 빠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