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언제부터인가 모두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그러나 대부분은 주택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 최근 사람들의 관심사는 아파트에 쏠려 있었는데, 그건 그만큼 아파트가 정형화되어 있어 가치평가가 상대적으로 쉬우며, 접근성이 높다는 데에 기인해 있었다.
한편으로 ‘부동산 투자’란 세상의 부정적인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돈 놓고 돈 먹기, 불로소득, 과 같은 오명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 그만큼 주택 투자에 많이 쏠려 있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가격변동이 실제로 뒤따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를 땅만 산다』의 저자 김종율 선생을 나는 작년쯤 처음 만났다. 아니, 사실은 그 전에 블로그를 통해 알았다. 어느 글을 읽었는데 그 글의 제목은 이랬다. 「나는 니가 편의점이 될 거란 것에 내 손모가지를 건다」 한번 읽어보셔도 재미있을 것이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신규 택지개발지구에 상가가 하나 들어오는데, 그 1층에 참 가게 하기 좋은 자리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텅 빈 가게에 허접한 ‘마트’ 간판이 걸리고 안에는 냉장고도 하나 없이 진열대와 과자만 놓여 있더라는 것이다. 왜?
담배판매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편의점 매출은 결국 담배 사러 오는 손님한테 나오는데, 담배판매권은 일정한 거리를 띄우고 부여된다. 이게 있고 없고에 따라서 편의점의 흥망이 이미 결정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걸 받기 위해서는 미리 신청해야 하는데, 그 조건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미 영업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저런 식의 형식적 영업을 꾸미고 담배판매권을 받으면 이후에 편의점으로 바꾸어 영업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것도 없는 빈 가게보다는 상가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며, 편의점으로 세팅해 타인에게 양도할 때는 높은 수익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는 원래 상가 투자 전문가다. 리테일 회사에서 십 년여를 상가 점포개발을 해왔으며, 지속해서 개인 투자도 병행해 왔다. 그런 그가 냈던 책이 『나는 집 대신 상가에 투자한다』 (베리북, 2016. 8월)이었다.
이번에는 좀 더 근본적인 곳으로 다가간다. 신간 『나는 오를 땅만 산다』를 통해서다. 그러니까 이미 지어진 상가가 아니라, 상가나 주택으로 바뀔 수 있는 토지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를 집대성한 책이다.
그의 이론을 아주 간략하고 허술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개발이 될 땅을 사야 하는데, 개발이 확정도 안 된 상태에서 무작정 살 것이 아니라, 개발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할 때 그 주위의 ‘2번타자’를 잡자는 것이다. 토지 투자라 하면 어렵고 무거우며 거창하고 길게만 느끼는데, 사실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책을 열면 온갖 ‘외워야 할 것들’이 가득할 법도 한데, 이 책에는 수많은 사례가 흐른다. 사례를 통해서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유의 깊게 보아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갑자기 토지 투자의 달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토지투자라는 분야에 대해서 확실하게 입문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주는 도입서로는, 너무도 훌륭하다.
‘부동산 투자’. 그 핵심은 무엇일까? 결국, 개발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풀만 자라는 나대지를 개간해 논밭을 만들고, 식량을 생산하며, 소와 돼지와 닭을 길러 고기를 얻는다. 인구가 밀집되고 산업화가 진전됨에 따라서는 농지를 주택으로 바꾸고 산업단지로 개발하며 그에 필요한 부대 상업시설들을 짓는다. 이 과정에서 참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자본이 투입되고, 필연적으로 부가가치가 발생하며, 후생이 증가하는 것이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 없다. 그리고 ‘내가 그런 걸 어차피 못 할 텐데’라고 단정 지을 필요도 없다. 언제 우리가 해 분야의 달인이 되겠다고, 책 한 권으로 도장을 깨겠다고 책을 읽었는가 말이다. 만 오천 원의 교양으로 토지가 작동하는 방식, 부동산의 가치가 증진되는 방식을 이 정도로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수익성 높은 ‘투자’라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원문: 김민규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