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보고서는 개인의 의견이며 필자가 속한 조직의 공식 견해와는 무관합니다.
행정부 형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합성 검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계속된다. 여야 정당들은 문재인 대통령 내지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과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약속했다 안 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한 방식이다 아니다 등 어찌 보면 사소한 말꼬리 잡기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과연 연동형 비례대표제 그 자체, 특히 정당의 총득표율이 정당의 총 의석비율과 100% 일치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언제나 올바른, 추구해야 할 방향인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다.
정치학계에서는 표의 등가성 내지는 비례성을 마치 경제학계에서 시장의 자유를 대하는 것처럼 어겨서는 안 되는 절대 선처럼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원칙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제한되고 규제될 수 있다.
표의 비례성 원칙도 마찬가지다. 정부란 단순히 행정부가 아니라 입법부와 사법부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행정부 형태와 입법부 형태가 서로 조응하지 않으면 정부가 안정적,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없고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원내각제에서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순기능을 하지만, 대통령 중심제하에서는 오히려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극소수며 이 나라들은 이런 제도로 인해서 항시적으로 정치적 혼란을 경험했다.
시대적 변화와 정당의 대응, 그리고 선거제도
19세기 후반과 20세 전반에는 공업화 및 자본주의의 진전으로 사회가 크게 양대 계급 내지는 3대 계급으로 구조화되는 양상이 전개되었고 그로 인해서 정당이 주로 보수/진보 양당 체제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전후에 탈공업화 추세와 다원화 추세로 인해서 다양한 사회적 집단이 형성되면서 정치적으로도 그런 현상이 반영되어 갔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
- 하나는 다양한 이념과 계층을 각기 대변하는 다원화된 작은 또는 중간 규모의 정당들로 분화하고 기존의 주류 정당들의 유권자 비중이 줄어드는 방향이었다.
- 또 하나는 기존의 계급 중심적 주류 정당들이 ‘포괄정당(Catch-All Party)’화되어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당내로 수렴하는 방향이었다.
정당들이 이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를 스스로 선택했다기보다는 그 나라의 선거 제도에 따라서 진화해나갔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의원내각제이면서도 소선거구-단순다수득표제로 인해서 양대 정당이 상대적으로 포괄정당화되면서 계속 정치를 좌우해왔으며,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에서 소선거구-단순다수득표제로 양대 정당이 (상대적으로 포괄정당화되면서)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의 경우 의원내각제임에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1945년 처칠의 전시 연립내각 이후로 65년 동안 단독정부였으며 2010년에 처음으로 보수+자민 연립정부가 구성되었다.
반면에 독일에서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의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다수의 정당이 의회에 의석을 갖고 전후 이래로 현재까지 19번의 내각이 성립되었지만 단 한 번도 단독 정당 정부를 구성한 적이 없다. 그중 5번은 양대 주요 정당, 즉 기민-사민당 간의 대연정이었다.
의원내각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무조건 ‘여대야소’
유럽의 대다수 국가에서 시행 중인 의원내각제의 특징은 의회의 다수파 정당(연합)이 행정부를 구성한다는 점이다. 즉 언제나 ‘여대야소’를 구조적으로 보장한다. 다수파 정당(연합)이 행정부도 구성하고 입법부도 장악하는 체제다.
삼권 분립은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관점보다는 기능적 분립에 기반한다. 의회 다수파 정당(연합)이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면 의회 다수파 정당(연합)이 구성한 행정부가 이를 시행하기 위한 예산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해주면 행정부는 이를 시행한다.
의원내각제에서는 총득표율대로 총의석수를 배분하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바로 표의 비례성은 물론 정부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보장해주는 선거제도다. 그렇기 때문에 연립정부에서 일부 정파나 정당이 탈퇴를 선언한 경우 즉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어 정부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총리는 이를 해소하고 ‘여대야소’ 정국을 재구축하고자 의회를 해산하고 다시 총선거를 실시할 권한을 가지며 이를 행사한다.
물론 대통령이 있는 이원집정부제도 있지만 이 경우에 대통령은 마치 입헌군주제처럼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며 사실상 의원내각제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일본처럼 국왕이 폐위되지 않고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의원내각제를 통해서 의회 민주주의를 도입했다.
그러나 프랑스나 독일처럼 이미 국왕을 폐위시키고 공화국이 된 상황에서는 국왕 대신에 상징적으로나마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접선거(일부 국가에서는 의회 간접선거)로 선출하되 실질적 권력은 의회 다수파 정당(연합)이 선출한 총리가 행사함으로써 의회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프랑스의 경우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당일 경우에만 대통령이 실질 권력을 행사하고 둘이 서로 다른 당일 경우 총리가 실질 권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이원집정부제는 사실상의 의원내각제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중심제하에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무조건 ‘여소야대’
대통령 중심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든 권역별 비례대표제든 어떤 방식이든, 최종적으로 의회 구성을 ‘총득표율대로 총의석수를 배분하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식은 지금처럼 다원화된 사회, 그리고 정치 이념적 결집력이 약한 사회에서는 필연적으로 과반수 득표 정당이 없는 다당제를 낳는다. 이는 ‘여소야대’ 정국을 ‘구조적’으로 고착화함으로써 행정부와 입법부가 항시적으로 대립하면서 정부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국민의 복리 증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중앙선관위에서 주최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필자가 이렇게 주장하자 국내 정치학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언론에 자주 나오는 중견 정치학자 한 분은 이를 반박하면서 ‘중남미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의한 다당제를 잘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전수조사를 통해 하나씩 살펴보았다.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나라들
우선 형식적 대통령을 가진 이원집정부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통령 중심제를 실시하는 국가들이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지역 | 국가 |
북미 | 미국, 멕시코 |
중남미 | 과테말라,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파나마,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공화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파라과이, 페루, 볼리비아, 에콰도르 |
유럽 | 벨라루스, 키프로스 |
아시아 | 대한민국, 터키, 이란, 필리핀,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몰디브 |
아프리카 | 앙골라, 수단, 이집트, 튀니지, 카메룬, 감비아, 나이지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베냉, 부룬디, 차드, 코모로, 코트디부아르, 적도 기니, 가봉, 가나 공화국, 가이아나, 케냐, 라이베리아, 말라위, 르완다, 세이셸, 남수단, 탄자니아, 토고, 잠비아, 짐바브웨 |
이 나라 중에서 100%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나라들은 다음과 같다.
지역 | 국가 |
중남미 | 니카라과, 도미니카공화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페루 |
아시아 | 인도네시아, 터키, 키프로스 |
아프리카 | 가이아나, 라이베리아, 앙골라, 적도 기니 |
즉 전 세계 206개국 중 15개 국가만이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고, 그중에서도 양원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처럼 단원제인 나라는 터키(600석)와 가이아나(65석), 앙골라(220석), 니카라과(92석), 코스타리카(57석), 페루(130석), 키프로스(59석) 등 7개국에 불과하다.
위의 나라 중에서 라이베리아, 앙골라, 적도 기니는 1인 내지는 1당 장기집권 독재국가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한 벨라루스 역시 아직도 KGB가 존재하는 독재국가다. 키프로스는 그리스계와 터키계의 분쟁으로 인해서 의회의 터키계 몫인 24석이 공석 상태고 북부 지역이 독립을 선언한 상태라서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남미에서는 지면상 대표적인 나라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양원제인 경우는 실질적 의회 기능을 하는 하원을, 단원제인 경우는 해당 의회를 대상으로 삼았다.
주요 사례 분석 1. 브라질
상하 양원제 시스템이다. 상원은 중선거구제를 채택하며 27개의 선거구(26주+1연방특별구)에서 각 3명씩 단순다수득표제로 총 81명의 상원의원을 선출한다. 임기는 8년으로 4년마다 선출하는데 1/3을 먼저 선출하고, 2/3는 다음 임기 만료연도에 선출한다.
하원 선거는 대선거구제를 채택한다. 전체 27개의 광역선거구(26주+1연방특별구)에서 인구비례에 따라 최소 8석 ~ 최대 70석의 의석이 부여된다. 총 513석으로 임기는 4년이며 한 선거구에서 각 정당별로 다수의 후보자가 입후보해 유권자는 그중 후보자 1명에게 투표하고 이를 정당별로 모아서 정당별 의석수를 정한 뒤 해당 정당의 후보자별 득표 순위로 의석을 차지한다. 이를 개방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라고 한다.
브라질의 정당 중 상당수는 중도좌파 및 좌파 이념을 내세우나 사실 내용상 우파에서 한 정당 내에 다양한 이념이 혼재되어 정체성이 모호하며, 정파들/보스들의 대립 결과로 정당이 여러 차례에 걸쳐서 분열되어 정당이 난립한다. 일단 최근 선거인 2018년 총선 결과와 연립내각 구성을 살펴보자.
브라질 2018년 10월 총선 결과
하원 513석에 정당 수는 총 25개다. 연립정부(315석)에 참여한 정당의 수는 총 11개다. 대통령을 배출한 브라질민주운동당이 중심이 되어 친여정당 선거연합이 이루어졌다.
선거연합 | 의석 합계 | 정당 | 의석수 |
브라질 민주운동당 주도 선거연합 |
315석 |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 51 |
진보당(PP) | 49 | ||
민주당(DEM) | 43 | ||
공화당(PR) | 40 | ||
사회민주당(PSD) | 38 | ||
브라질공화당(PRB) | 21 | ||
브라질노동당(PTB) | 16 | ||
연대당(SD) | 11 | ||
기독사회당(PSC) | 9 | ||
인민사회당(PPS) | 8 | ||
국민생태당(PEN) | 5 | ||
노동자당 주도 선거연합 |
125석 | 노동자당(PT) | 61 |
브라질사회당(PSB) | 26 | ||
민주노동당(PDT) | 19 | ||
브라질공산당(PCdoB) | 10 | ||
사회주의와자유당(PSOL) | 6 | ||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 2 | ||
자유조국당(PPL) | 1 | ||
기타 독립 정당들 | 73석 |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 49 |
포데모스(전 국가노동당)(PODE) | 16 | ||
사회질서공화당(PROS) | 11 | ||
사회자유당(PSL) | 8 | ||
전진당(AVANTE) | 5 | ||
녹색당(PV) | 4 | ||
연대휴머니스트당(PHS) | 4 |
브라질 주요 각료(2018.2월 기준, 출처: 브라질 대사관)
2014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지우파 호세트(노동자당)가 2016년 8월에 탄핵당한 이후 당시 부통령이던 미셰우 테메르(기존 연립여당 내의 제2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노동자당은 야당이 되었고 브라질민주운동당은 새로운 연립내각을 구성했다. 연립내각에는 총 11개 정당 및 무소속 출신이 장관에 임명되었다.
정당 | 장관 수 | 부처 |
브라질민주운동당 (PMDB) |
6명 | 대통령실장 |
투자협력부 장관 | ||
체육부 장관 | ||
관광부 장관 | ||
국가통합부 장관 | ||
사회농업개발부 장관 | ||
브라질사회민주당 (PSDB) |
3명 | 대통령 비서실장 |
외교부 장관 | ||
법무부 장관 | ||
진보당(PP) | 3명 | 농업축산부 장관 |
보건부 장관 | ||
도시부 장관 | ||
인민사회당(PPS) | 1명 | 국방부 장관 |
공화당(PR) | 1명 | 교통항만항공부 장관 |
민주당(DEM) | 1명 | 교육부 장관 |
브라질노동당(PTB) | 1명 | 노동부 장관 |
브라질공화당(PRB) | 1명 | 산업통상서비스부 장관 |
브라질사회당(PSB) | 1명 | 광물에너지부 장관 |
사회민주당(PSD) | 1명 | 과학기술혁신통신부 장관 |
녹색당(PV) | 1명 | 환경부 장관 |
무소속 | 7명 | 감사원 원장 |
법무부 장관 | ||
중앙은행 총재 | ||
재무부 장관 | ||
예산기획부 장관 | ||
대통령 경호실장 | ||
문화부 장관 |
한편 그 전 선거인 2014년 총선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 및 연립내각이 구성되었다.
브라질 2014년 10월 총선
총 513석의 하원 의석을 23개 정당이 참여한 3개의 선거연합과 5개의 개별정당들이 나누어 차지했다.
선거연합 | 정당 수 | 의석 합계 | 정당 | 의석수 |
‘민중의 힘’ 선거연합 (친여 노동자당 중심) |
8 | 293 | 노동자당 | 68 |
브라질민주운동당 | 66 | |||
사회민주당 | 38 | |||
진보당 | 36 | |||
공화당 | 34 | |||
브라질공화당 | 21 | |||
민주노동당 | 19 | |||
사회질서공화당 | 11 | |||
‘브라질 변화’ 선거연합 (우파 야당 브라질사회민주당 중심) |
9 | 128 | 브라질사회민주당 | 54 |
브라질노동당(PTB)** | 25 | |||
민주당 | 21 | |||
연대당 | 15 | |||
국민노동당 | 4 | |||
국민동원당** | 3 | |||
국민생태당 | 2 | |||
기독노동당 | 2 | |||
브라질노동당(PTdoB)** | 2 | |||
‘브라질 단결’ 선거연합 (중도좌파 야당 브라질사회당 중심) |
5 | 53 | 브라질사회당 | 34 |
인민사회당 | 10 | |||
연대휴머니스트당 | 5 | |||
진보공화당*** | 3 | |||
사회자유당 | 1 | |||
기타 독립 정당들 | 6 | 39 | 사회기독당 | 13 |
브라질공산당* | 10 | |||
녹색당 | 8 | |||
사회주의와자유당 | 5 | |||
기독사회민주당 | 2 | |||
혁신브라질노동당 | 1 |
브라질 2014년 선거 후 연립정부 구성 정당(335석)
여당인 노동자당은 기존의 선거연합에 4개의 소수 야당을 추가로 끌어들여 연립내각을 구성했다.
- 연립내각 참여 정당: 노동자당(68), 브라질민주운동당(66), 사회민주당(38), 진보당(36), 공화당(34), 브라질공화당(21), 민주노동당(19), 사회질서공화당(11), 브라질공산당(10)*, 브라질노동당(PTB)(25)**, 브라질노동당(PT do B)(1)**, 국민동원당(3)**, 진보공화당(3)***
(* 표시: 기타 독립 정당이 연립내각 참여/ ** 표시: ‘브라질 변화’ 야당 선거연합에서 이탈하여 연립내각 참여/ *** 표시: ‘브라질 단결’ 야당 선거연합에서 이탈하여 연립내각 참여)
브라질 2014년 연립정부 내각 구성
정당 | 장관 수 | 부처 |
노동자당 | 10명 | 대통령실장 |
대통령 비서실장 | ||
법무부 장관 | ||
보건부 장관 | ||
사회복지부 장관 | ||
농촌개발부 장관 | ||
국방부 장관 | ||
홍보부 장관 | ||
지방정부위원장장 | ||
인권위원장 | ||
브라질민주운동당 | 5명 | 광물 에너지부 장관 |
해양수산부 장관 | ||
관광부 장관 | ||
항만위원장 | ||
민간항공위원장 | ||
브리질노동당(PTB) | 1명 | 개발산업통상부 장관 |
사회민주당 | 1명 | 중소기업위원장 |
공화당 | 1명 | 교통부 장관 |
녹색당 | 1명 | 문화부 장관 |
사회질서공화당 | 1명 | 교육부 장관 |
브라질공화당 | 1명 | 체육부 장관 |
사회노동당 | 1명 | 도시부 장관 |
진보당 | 1명 | 국민통합부 장관 |
브라질노동당(PTdoB) | 1명 | 과학기술혁신부 장관 |
민주노동당 | 1명 | 노동부 장관 |
무소속 | 12명 | 감사원장 |
검찰총장 | ||
중앙은행 총재 | ||
재무부 장관 | ||
기획예산부 장관 | ||
외무부 장관 | ||
환경부 장관 | ||
인종평등위원장 | ||
사회적 대화 위원장 | ||
국가전략위원장 | ||
여성정책위원장 | ||
대통령 경호실장 |
주요 사례 분석 2. 아르헨티나
상하 양원제 시스템이며 상원의원은 총 72명으로 임기는 6년이고 2년마다 1/3씩 교체된다. 상원은 중선거구제를 채택하는데 각 선거구(23개 주 및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별로 3명씩 선출되며 폐쇄식(정당에만 투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최다득표 정당에 2석, 차 다득표 정당에 1석이 할애된다.
하원은 257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4년으로 2년마다 1/2씩 교체된다. 대선거구제를 채택해서 선거구별로 최소 2석, 인구 161,000명마다 1석을 배정하고 자투리 인구가 8만 500명 이상일 경우 추가로 1석을 더 배정한다(부에노스아이레스주는 70석 대선거구고 부에노스아이레스시도 25석의 대선거구다. 다른 주는 대체로 5-10석 정도의 대선거구다). 폐쇄식(정당에만 투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3%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정당에만 의석이 배분될 수 있으며 정당별 득표비율에 따라 동트식(D’Hondt system) 배분법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한다.
2018년 1월 현재 5개 주 이상에서 의석을 가진 정당은 총 40개 정당이며 주로 1개 주에서만 활동하는 지방정당은 총 26개다. 아르헨티나의 정당정치를 특징짓는 것은 1) 같은 이념의 정당에서도 보스 간 대립에 의한 정당분열로 신생정당이 급조되고, 2) 정당 간의 이합집산·합종연횡으로 선거연합이 생겼다가 사라지며, 3) 지역마다 소규모 지방정당이 난립하는 현상이다.
정당의 상당수는 그 자체가 정당 보스들의 선거연합 정당이다. 예를 들어 현재 최대정당인 변화당은 공화제안당, 급진시민연맹, 시민연합 ARI 등 중도우파 정당들의 “빅텐트” 정당이다. 2015년 대선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중도우파), 세르지오 마사(Sergio Massa, 페론주의자)는 당시 여당이던 승리전선의 후보인 다니엘 시올리(Daniel Scioli, 페론주의자)에 맞서서 출마했다.
2013년에 여러 정당들이 연합한 ‘단결과 만남 연대전선’(Broad Front UNEN)의 한 멤버였던 시민연합당의 엘리사 카리오(Elisa Carrio)는 해당 연대전선에서 이탈해 마크리의 공화제안당과 연합했다. 얼마 후 ‘단결과 만남 연대전선’의 멤버였던 급진시민연맹도 분열해 이 연합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변화당’이라고 명명했으며 이 세 당의 당수가 연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마크리가 후보로 결정되었다.
지역정당도 유사한 현상이 많아서 코로도바주의 지역정당인 코르도바 연맹은 정의당 코르도바주당, 민주중도연맹, 변화를 위한 행동, 기독민주당의 연합정치조직이다.
아르헨티나 2017년 하원 선거 결과(총 의석수 257석)
순위 | 정당 | 의석수 | 창당 년도 | 비고 |
1 | 변화당 | 109 | 2015 | 중도좌우3개 정당 연합 |
2 | 정의당 | 73 | 1946 | 페론주의 |
3 | 시민연합당 | 30 | 2017 | 중도좌파 11개 정당연합 |
4 | 한나라(1 Pais) | 19 | 2017 | 9개 정당 선거연합 |
5 | 산티아고 시민전선 | 6 | 2005 | 지역 정당 연합 |
6 | 코르도바 연맹 | 5 | 1998 | 지역 정당 연합 |
7 | 콩코르디아 혁신전선 | 4 | 2003 | 지역 정당 연합 |
8 | 노동자 좌파전선 | 3 | 2011 | 트로츠키 정당 연합 |
9 | 시민진화당 | 2 | 2017 | 2개 정당 선거연합 |
10 | 모두를 위한 추부트 | 2 | 지역 정당 | |
11 | 진보시민사회전선 | 1 | 2006 | 지역 정당 연합 |
12 | 비타협 정당 | 1 | 1972 | 페론주의 |
13 | 네우켄 민중운동 | 1 | 1961 | 지역 정당 |
2015년 대선과 여소야대
2015년 대선에서 변화당의 후보인 마크리가 대통령이 되어 독자내각을 구성했다. 그러나 당시 변화당은 하원 257석 중 90석만을 보유해 2017년 총선까지 여당이 35.0%만을 차지한 여소야대 상태로 정국을 운영했다. 2017년 총선에서 여당인 변화당이 선전해 19석을 더 늘려서 109석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42.4%의 의석을 보유해 여전히 여소야대 상황이 이어진다.
주요 사례 분석 3. 인도네시아
일종의 상하 양원제 시스템이다. 상원의 이름은 지역대표의회고 하원의 이름은 국회다. 상원은 정당 후보가 아니라 개인 후보 자격만 입후보가 허용된다. 하원은 560명의 의원 전원이 100% 준개방형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며 2.5% 미만 득표율 정당은 국회에 진입할 수 없다.
2014년 총선에서 경쟁했던 정당의 수는 12개인데 1999년 선거에서는 48개 정당, 2004년에서는 24개 정당, 그리고 2009년에서는 44개 정당이 각축을 벌인 것에 비하면 2014년 총선은 그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2014년 총선 결과
순위 | 정당 | 득표 및 의석 비율 |
1 |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 | 19.0% |
2 | 골카르당(Golkar) | 14.3% |
3 | 인도네시아 대약진운동당(Gerindra) | 11.8% |
4 | 민주당(PD) | 9.7% |
5 | 국민계몽당(PKB) | 9.2% |
6 | 국민수권당(PAN) | 7.5% |
7 | 복지정의당(PKS) | 7.0% |
8 | 민족민주당(NasDem) | 6.9% |
9 | 통일개발당(PPP) | 6.6% |
10 | 민중양심당(Hanura) | 5.5% |
11 | 월성당(PBB) | 1.6% |
12 | 인도네시아 통일정의당(PKPI) | 1.1% |
인도네시아 2009년 총선 결과
순위 | 정당 | 득표 및 의석 비율 |
1 | 민주당(PD) | 20.9% |
2 | 골카르당(Golkar) | 14.5% |
3 |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 | 14.0% |
4 | 복지정의당(PKS) | 7.9% |
5 | 국민수권당(PAN) | 6.0% |
6 | 통일개발당(PPP) | 5.3% |
7 | 국민계몽당(PKB) | 4.9% |
8 | 인도네시아 대약진운동당(Gerindra) | 4.5% |
9 | 민중양심당(Hanura) | 3.6% |
10 | 월성당(PBB) | 1.8% |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은 민주당의 군 장성 출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SBY)로 2004-2014년 동안 재임했는데 2009년 대선에서 약 60%의 지지로 당선되었지만 의회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21% 의석밖에 갖지 못했기에 내각은 민주당, 골카르당, 복지정의당, 국민수권당, 통일개발당, 월성당 등(의석 비율 합산 56.4%) 6개 정당으로 연립내각을 구성했다.
2014년 대선에서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의 후보로 첫 민간인 출신 직선으로 선출(53.1%)된 조코 위도도 대통령 역시 여당이 의회에서 19% 의석밖에 갖지 못했기에 골카르당, 국민수권당, 국민계몽당, 통일개발당, 민족민주당, 민중양심당 등 6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립내각(의석 비율 합산 69%)을 구성했다.
이중 골카르당, 국민수권당, 통일개발당은 그 전 정권인 민주당의 연립내각 파트너였지만 그에 대항했던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 정권에서도 연립내각 파트너로도 참여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여당의 포지션을 유지함으로써 책임정치와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의 의미를 약화했다.
주요 사례 분석 4. 터키
단원제를 채택하며 의석수는 600명이다. 81개 주별로 인구수에 따라서 의석을 1석(바이부르트주)에서 98석(이스탄불주)까지 배분받는 대선거구제를 통해서 100%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출한다. 정당은 의회에 의원을 선출해내기 위해서 전국 투표수의 10% 이상을 얻어야 한다. 10% 이하의 득표를 거둔 정당에 던져진 표는 전부 버려지고, 전국 기준선을 넘은 정당들은 남는 의석을 더욱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그 예로, 2002년 총선에서 여당인 정의개발당이 전체 투표수의 34.28%를 획득했지만 의석 중 3분의 2 정도를 확보한 적이 있다.
이런 10% 진입 제한 규정으로 인해서 정당의 수는 3~4개를 넘지 않으나, 그럼에도 여당의 의석 비율은 35-40% 선에 머무른다. 왜냐하면 소수 정당 후보들이 10% 미만 탈락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의석을 차지하며 일부 소수정당은 선거연합을 통해서 10% 이상 득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소수당을 파트너로 한 연립내각을 구성한다.
터키 2018년 현재 의회 구성
정당 연합 | 의석 점유율 합계 | 정당 | 의석 점유율 |
인민동맹 (연립내각) |
53.7% | 정의개발당 | 42.6% |
민족운동당 | 11.1% | ||
민족동맹 (야당연합) |
33.8% | 공화인민당 | 22.6% |
좋은정당 | 9.9% | ||
지복당 | 1.3% | ||
개별 정당 | 11.7% | 인민민주당 | 11.7% |
무소속 | 0.8% | 무소속 | 0.8% |
주요 사례 분석 5. 페루
단원제로 130석 의원으로 구성되며 임기 5년으로 100% 정당명부식 비례대표로 선출하며 5% 미만 정당의 의회 진입 금지 규정이 존재한다. 2016년에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인 PPK(변화를 위한 페루)의 의석수는 18석(의석 비율 13.8%)이고 독자 내각을 구성했다. 즉 의회에서는 야당이 86.2%의 의석을 차지한다.
페루 2016년 총선 결과
순위 | 정당 | 의석수 | 의석 비율 | 비고 |
1 | 민중의힘(FP) | 73 | 56.2% | 후지모리 당 |
2 | 광범위전선(FA) | 20 | 15.4% | |
3 | 변화를 위한 페루인(PPK) | 18 | 13.8% | 여당 |
4 | 진보를 위한 연맹(APP) | 9 | 6.9% | |
5 | 민중행동(AP) | 5 | 3.8% | |
6 | 민중연합(APRA-PPC) | 5 | 3.8% |
이 밖에도 중남미의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콜럼비아 등 역시 구조적으로 대통령 소속 당이 전체 의석의 약 20% 선에 머무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연립내각을 구성한다. 이 나라들의 국내 정치의 혼란스러운 상황 역시 별로 다르지 않다. 아프리카의 대통령 중심제 아래 연동형 비례대표제 채택 국가는 (가이아나 제외) 모두 독재국가니 논외로 하자.
결론: 예고된 혼돈
결국 이처럼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100% 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해 총득표율과 총의석수가 일치하도록 하는 나라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문제를 갖는다.
- 같은 이념적 정당에서도 보스 개인들 간의 대립 격화로 분당해 신생정당이 다수 생겨난다.
- 지역주의 정당이 다수 존재한다.
- 오직 선거승리만을 위해서 정당들이 이념과 무관하게 이합집산, 합종연횡해 선거연합을 만든다.
- 대통령 당선자를 낸 여당이 다른 여러 정당을 규합해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각종 이권 거래와 정치 협잡이 난무한다.
- 기존 여당 연립내각의 실정으로 야당이 선거에서 승리해 연립내각을 구성할 때도 의석수가 적어서 그 전 정권의 연립내각에 참여했던 정당 중 일부가 다시 새로운 연립내각에 참여할 수밖에 없어서 책임임정치가 약화된다.
- 연립내각 와해를 막기 위해서 소수파 정당들의 극단적 정책에 휘둘린다.
- 소수파 정당들이 탈퇴하고 난 후 (의원내각제와는 달리 의회 해산권이 없으므로) 다음 총선 시기가 도래할 때까지 여소야대 내각으로 운영하면서 의회에서 여당 정책이 제대로 통과되지 않는 상황을 각오해야 한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서 정당주의를 강화하리라고 생각되는 100% 연동형 비례제가 실제로는 대통령 중심제하에서는 오히려 정당을 약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정부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정당 간의 거래에 의해서 운영되며 이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해진다.
물론 중앙선관위 토론회에서 필자가 이런 주장을 하자 그 중견 정치학자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도 여당이 선거를 잘해서 과반을 넘든지 정당 간 협치로 연립내각을 잘 운영하면 된다’고 웃으면서 답했다. 필자도 그에게 답해주고자 한다. “소선거구제하에서도 소수 정당이 정치와 선거를 잘해서 다수당이 되면 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