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저하와 인구 감소를 걱정하기보다는 현명한 국민의 선제적 대응이라고 보면 안 될까? 다들 지겹도록 떠들어대는 사‘짜’산업혁명, AI 이런 것은 모두 다 절대적인 인력 수요 감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저런 추세가 강화된다면 사회적 갈등은 폭증할 테지만 인구감소추세에서라면 원활하게 이행할 수도 있다. 애 낳지 않는다고 타박하고 욕할 게 아니라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격려해주고, 그에 걸맞은 사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저출산 대책 예산’을 쏟아붓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마지막 ‘60만 명 세대’의 수능
올해 수능을 치른 학생 대부분은 2000년생, 출생 기준 64만 명이다. 60만 명 세대의 마지막이다. 출생 통계를 보다 보면 강렬하게 다가오는 특정 연도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1984년이다. 1982년까지 80만 이상을 찍다가 1983년 76만으로 내려온 다음, 다시 1984년에는 67만 명으로 내려온다. 2년 사이에 20%라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합계 출산율 2.1명이 붕괴한다(1983년 2.06명, 1984년 1.74명). 60만 명 출생 세대는 꽤 길게 이어졌다. 1984년생부터 시작해서 2000년생까지가 60만 명 이상 태어난 세대다. 그중에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70만 명 넘게 태어난 세대도 존재한다. 만 18~34세의 연령대가 60~70만 세대라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인구절벽의 시작이 본격화된다
1984년만큼 인구 통계로 보면 임팩트가 강하게 다가오는 해가 2002년이다. 2001년생이 55만 명인데 2002년부터 2016년까지 계속 40만 명 세대다. 2년 만에 거의 20%가 감소한 세대가 쭉 이어진다. 이 세대가 성장하면서 유제품을 비롯한 산업계와 사교육 쪽은 혹독한 고통을 겪었다.
이제 대학의 차례가 코앞에 다가왔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수밖에 없으며 과거 같으면 입대가 거부될 자원까지 모두 징집대상이 됨으로써 군대 내 각종 사고도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사회 전반에 걸쳐 인력난에 시달릴 수도 있다. 지금부터 적극적인 구조조정, 공격적인 자동화를 통해 인력 수요를 줄이는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너 말고 할 사람 많아’라고 할 수 없다
얼마 전 누군가 내수 기반 경제 성장이라는 케케묵은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이런 통계를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따름이다. 현재의 생활 수준이라도 유지하려면 더 대외지향적, 더 개방적 경제구조로의 이행만이 살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는 “사람은 많아”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그런 인식이 ‘너 아니고도 할 사람 많거든?’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런 생각을 고쳐먹지 않으면 망하는 회사, 망하는 조직, 망하는 국가가 될 수밖에 없는 순간이 가까이 온다.
원문: 최준영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