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에 등록된 OECD 회원국 중 21개국의 소득집중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상위 1%의 집중도’보다 ‘상위 10%의 집중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한국 데이터는 동국대 김낙년 교수가 올린 것이다. 21개국 중 ‘상위 1% 집중도’의 경우 한국은 12.2%였다. ‘상위 10% 집중도’의 경우 한국은 43.3%였다. 상위 1%는 8번째였고, 상위 10%는 4번째였다.
국민일보 기사 「상위 10%가 전체 소득 43% 차지… 진입장벽도 생겨」를 보자. 한국의 상위 1%와 상위 10% 모두 2010년~2016년의 기간을 비교해보면 살짝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 김낙년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근로소득의 격차는 과거보다 줄었으나 금융소득-사업소득의 격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근로소득의 격차는 과거보다 줄었더라도, 여전히 ‘근로소득’의 케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전체 소득의 70% 이상은 근로소득에 의해 좌우된다).
상위 10%는 누구인가? 한마디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양대노총)이다. 그리고 서울지역 명문대를 나온 486-586세대이다. 즉 상위 10%는 ‘양대노총 + 86세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사정위를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재편했다. 민주노총의 참여를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경사노위는 ‘상위 1%’와 ‘상위 10%’가 중심이 된 회의체다. 상위 1%와 상위 10%가 모여서 ‘불평등 대책’을 합의하라고 하면 과연 얼마나 잘 진행될지 의문이다.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지 않으려면 자체적인 정책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형식 및 절차’와 ‘내용=정책 프로그램’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경사노위는 단지 형식-절차일 뿐이다. 형식-절차가 내용-콘텐츠까지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다.
코포라티즘(사회적 합의주의), 사회적 대타협은 1930~1970년대 유럽에서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초입기에 주로 실행된 것들이다. 코포라티즘 전략이 기업별 노조 체계 하에서, 기업 규모별 노동시장 양극화가 매우 심한 상태에서, 2019년을 앞둔 한국에서도 유효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매우 만만치 않다. 코포라티즘을 플랜A라고 표현한다면, 플랜B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원문: 최병천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