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을 연구하고 외부에서도 컴퓨터 게임에 관해서 강의를 자주 하다보니 게임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스러운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오늘도 강의가 끝난 후 쏟아지는 질문들을 들으면서 자녀의 컴퓨터게임에 대해서 그렇게 우려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응을 하기 어려워하는 부모님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1. 게임은 다른 놀이와 다를 바 없다
게임 자체가 너무 폭력적이거나, 자녀가 지나치게 게임을 많이하고 문제를 일으켜서 부모가 걱정을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나는 게임하는 자녀에 관해 우려하는 부모님들에게 우선 두가지를 질문한다.
아이가 친구들과 잘 지내나요? 학교 성적이 나쁜가요?
이 두 가지에 문제가 있다면 우려할 만 하다. 하지만 의외로 그런 경우는 드물다. 게임 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친구들도 많고 성적도 게임 하기 전에 비해서 특별히 나빠지지 않는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아이들에게 컴퓨터게임은 또래문화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면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인 것이다. 그리고 남들 하는 만큼 게임을 하는데 특별히 남들에 비해 성적이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
사실 컴퓨터게임이 부모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대두된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그것은 컴퓨터게임은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또래 놀이라는 점이다. 예전에도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놀았다. 하지만 그 놀이의 장소는 부모들이 볼 수 없는 골목길이나 놀이터 같은 곳이었다. 더구나 아이들의 놀이는 부모들도 해본 적이 있는 고무줄놀이나 딱지치기, 말뚝박기, 자치기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아이들은 안방이나 마루에 놓인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바로 그 또래들의 놀이세계로 빠져든다. 게다가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는 부모들은 해본 적이 없는, 그래서 도무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컴퓨터 게임이다. 컴퓨터 앞에서 웃고 화내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는 무력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요즘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은 부모세대가 즐기던 놀이나 장난감과 똑같다. 따라서 그런 놀이를 대하듯 게임을 대하면 된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게임을 위한 캐시를 충전시켜달라고 할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게임 캐시는 결국 용돈이나 선물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아이가 써도 되는 용돈 범위 내에서 허용하거나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했을 경우에 선물로 주면 된다. 그런데 왜 이런 질문을 할까? 용돈이나 선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기 쉽지만 게임 캐시라고 하니까 뭔가 다른 거 같기 때문이다.
2. 컴퓨터게임을 하지 못해도 이해할 수는 있다
컴퓨터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그 게임을 잘 해야 할까? 농구나 야구경기를 즐기기 위해서 농구나 야구를 잘해야 할 필요가 없듯, 게임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게임을 연구하는 나 역시 온라인 게임을 잘 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별 지장은 없다.
게임 세계에 대해서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자녀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자녀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누구랑 같이 하는지, 그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를 아는 것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그 질의응답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생소한 용어들은 그 게임을 다룬 홈페이지들을 찾아서 알아보면 된다. 인기 있는 게임에는 반드시 그 게임을 해설해주는 홈페이지가 있기 마련이다.
게임의 규칙이 너무 어렵다고 주눅들 필요도 없다. 농구에는 농구만의 룰이 있고 야구에는 야구만의 룰이 있듯, 게임마다 그 게임만의 룰이 있다. 하지만 야구의 규칙을 하나도 모르더라도 상대편을 이겼을 때의 쾌감과 안타깝게 졌을 때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컴퓨터 게임도 결국 농구나 야구 같은 게임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조언해줄 일이 있다면 승리와 패배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하는 보편적인 질문이지, 여기서 점수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전술이나 플레이 방법이 아니다.
3. 게임에도 책임감과 자제가 필요하다
많이 듣는 질문중의 하나는 “자녀에게 게임을 몇 시간이나 허용해야 하는 지”이다. 하지만 여기에 절대적인 시간 기준은 없다. 학교 숙제를 다 마치고, 먹을 것을 제대로 먹고, 다음날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충분히 잠을 자는 범위 내에서라면 몇시간을 게임을 해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것들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게임을 금지해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게임을 잘 하려면 거기에는 노력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자녀들이 게임을 통해서 자기 세대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게임을 허용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면서 노는 법,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4. 가장 나쁜 대응방법 “뭔진 몰라도 하지 마”
게임을 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취할 수 있는 최악의 대처방법은, “나는 네가 뭘 하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게 싫다. 그러니까 하지 말아라” 는 태도이다. 이런 태도는 자녀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모는 내가 뭘 하는지 전혀 모른다. 따라서 게임만 하면 언제든 부모의 통제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로 이 게임세계는 나만의 것이고 우리들만의 아지트이다.”
그 결과 아이들은 더 게임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리고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게 된다. 결과는 어쨋거나 큰 차이가 없겠지만, 부모로서는 계속 찜찜함과 불안감을 가지고 자녀를 지켜보아야 하는 길이고, 자녀가 하는 게임을 통해서 자녀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열쇠를 던져 버리는 실책이다. 그럴 필요는 없다.
출처: 싸이코짱가의 쪽방 / 편집: 리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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