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한 권에 끝내는, 회계가 제일 쉬워요.”라고 광고하는 책은 많습니다. 실제로 몇 권 읽으셨다고요? 그런데 왜 회계지식은 1도 늘지 않은 것만 같을까요? 분명 책 읽을 때는 이해한 거 같은데 막상 전혀, 실무에도, 생활(주식투자, 재테크) 어디에도 무용지물입니다.
그 이유를 저는 세 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회계 입문서가 독자에게 안 맞거나
- 읽은 회계지식을 실제로 사용하기 힘들거나
- 배운 회계지식을 이해해도, 직접 쓸 기회가 없어, 금세 잊혀지거나
해결방법은 회계공부에 관한 책은 기초지식을 주기보다, 습관적으로 ‘재무제표 읽기’를 하게끔 만든 걸 골라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필요한 회계정보 활용능력이 갖춰집니다.
또는 학습자 스스로 회계공부의 목적을 발견해야 더 깊게 공부할 의지가 샘솟습니다. 다른 공부와 달리 회계는 첫 진입장벽이 바로 회계 책이 될 수 있습니다. 딱딱하고 지루한 회계 책이나 참고서는 피해야 합니다. 어떤 거냐면 회계원리 책이나 중급회계 등등.
그래서 오늘은 생애 첫 회계자에게 좋은 회계 책일 뿐 아니라, 회계 공부의 목적에 따라 읽어 봄직한 책 몇 권을 추천할까 합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그래도 제가 직접 읽어 본 책 안에서만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솔직히 저 또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라는 책을 썼고, 이 책이 ‘읽는 회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먼저 볼 입문서로 뽑았습니다. 회계정보를 습관처럼 읽는 방법을 담고 있거든요.
일반인 A타입
이 책들은 “회계 한 번 공부해 볼까?” 정도의 가벼운 마음가짐을 가진 이들이 대상입니다. 알면 좋다던데, 해서 회계공부를 시작한 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을 3권입니다. 회계 개념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조금 더 공부하자는 마음이 들 수 있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만만한 회계학』→『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활용법』
1. 『만만한 회계학』 하야시 아쓰무 저 / 케이디북스
일본 책입니다. 출판 강국답게 어려운 회계를 아주 콤팩트하게 다루었습니다. 회계사나 회계실무자가 아닌 교양으로 회계를 접하려는 이들에게 권합니다. 회계원리를 1대 1 대응식으로 다룬 게 아닌, 회계 자체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스타일의 책입니다. 예를 들어 ‘회계는 불완전하며, 결함 투성이인 정보시스템이다’라고 정의하죠.
2.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이승환 저 / 흐름출판
저자는 회계를 ‘읽는회계’와 ‘쓰는회계’로 구분했습니다. 회계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차변·대변, 거래의 8요소 같은 회계 지식은 과감히 생략했습니다. 대신 목적에 맞는 회계 정보 활용법, 재무제표 읽는 법을 정리한 책입니다. 회계 초보자를 위해 복잡한 이론은 최대한 줄였으며, 저자 스스로 직장인이기에 직장인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말로 회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3.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활용법』 메리 버핏, 데이비드 클라크 공저 / 부크홀릭
주식투자자에게 가치투자의 인사이트를 알려 주는 양서이지만, 동시에 재무제표를 읽는 효과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알려 주는 책입니다. 제목은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활용법』이라며 워렌 버핏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읽어보면 그냥 재무제표 읽는 법을 설명한 책에 불과합니다. 책 목차만 봐도 대부분이 재무제표 읽는 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통해서 ‘장기적인 경쟁우위 기업’을 찾는 방법, 혹은 그런 기업을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자인 메리 버핏은 워렌 버핏의 며느리입니다. 시중에 워렌 버핏 이름 단 책은 많지만 실제로 워렌 버핏이 쓴 건 한 권도 없습니다. 며느리의 책은 그래도 한 마디 코칭하지 않았을까요?
일반인 B타입
회계 개념이 부족해 직장 생활이 곤란한 분들을 위한 코스입니다. ‘회계 싫어’ 증이 도지기 전에 보시면 좋을 책이죠. 직장인이 교양으로 회계를 배운다면 이 코스를 추천합니다.
-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 →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이승환 저 / 흐름출판
소개글이 위에 있으니 생략하고 넘어갑시다.
4.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 강대준 저 / 한빛비즈
오래된 스테디셀러입니다. 그동안 무척 많은 회계 기초에 관한 책이 나왔지만, 2012년에 나온 이 책만큼 끝까지 완독하게 만든 건 드뭅니다. 원가부터 경영전략까지 폭넓게 다루면서도 중간중간 쉽게 회계개념을 설명하는 이야기 코너가 흥미로운 책입니다. 임직원, 사장의 입장에서 회계정보가 어떻게 필요한지 맛볼 수 있습니다.
5.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 윤정용 저 / 앳워크
정확히는 회계 분야 책이 아니고, 직장인 자기 계발서 쪽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조하는 ‘숫자에 강한 직장인’이라는 개념 속의 ‘숫자’는 대부분 회계 수치를 의미합니다. 저자는 숫자와 친해지기 위해 계산기, 엑셀, 증빙, 계정 처리 등 실제 직장에서 부딪칠 숫자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역시나 마지막 부분은 재무제표 숫자를 이해하는 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꼽은 한 줄 설명은 “직장인에게 숫자 자신감을!”이라는 슬로건입니다.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 쓴 저자가 먼저 낸 책 『직장인이여 회계하라』도 좋은 회계서적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직장생활 속에서는 이 책이 조금 더 현실적이라서 골랐습니다. 참고하시라고 아래 같이 소개드립니다.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윤정용 저 / Denstory : 회계팀에서 실제로 근무했던 필자의 경험을 살려 직장인이 오해하는 회계 처리, 회계 개념을 잘 풀이한 책이다. 회계사가 아닌 비전공자의, 혹은 직장인 특유의 직관이 돋보인다.
주식투자자 기본형
재테크의 일환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직장인을 위한 코스입니다.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추천서는 아닙니다. 사경인 회계사가 쓰신 책 제목과 같은 취지로 추천드리는 책들입니다. “재무제표 모르면 절대 주식투자하지 마라!”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매일 바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시로 변하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는 건 말이죠. ‘묻지마 투자’, ‘강제적 존버’ 등 수없는 실패 사연을 듣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이 책들을 보시고 도전하시길 권합니다.
-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 『가치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보는 법』
6.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 사경인 저 / 베가북스
책 제목부터 인사이트가 넘쳐납니다. 사실 이 말은 워렌 버핏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저자인 사경인 회계사는 증권가에서 유명한 인물입니다. (편집자 주 ☞ 사경인 회계사의 인터뷰를 ㅍㅍㅅㅅ에서 만나보세요) 7년이 넘는 강의 내용을 정리한 이 책은, ‘재무제표가 정말 수익률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회계지식으로 수익을 얻고 싶은 주식투자자라면 이 책이 절대적으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7.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박동흠 저 / 부크온
국내의 회계사 저작물 중 최초로(?) 원래 그대로의 재무제표를 넣은 책입니다. 꽤 쇼킹한 일이죠. 그런 만큼 14쇄 이상을 찍어낸 베스트셀러가 되는 기염을 토한 책이기도 합니다. 회계공부를 위해 실제 다트 화면을 보여주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이 되도록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하는 회계사인 저자는 이후에도 배당주, 업종별 사업보고서 등 투자자를 위한 재무제표 분석 서적을 많이 냈습니다.
8. 『가치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보는 법』 이상봉 저 / 청람
재무제표를 읽는 주식투자자는 누구나 가치투자를 지향합니다. 가치투자란 무엇일까요? 기업의 내재가치가 주식가치보다 낮을 때,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는 걸 말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봐야만 합니다. 책의 목차는 회계원리처럼 정돈되어 있지만, 그 내용은 매우 심도깊습니다.
주식투자자 심화형
기본형을 통해서 재무제표에 대한 이해를 거친 분이라면 이제 조금 더 분석적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싶으실 것입니다. 여기서 소개해 드리는 2권은 모두 저자가 회계사입니다. 회계 전문가는 어떤 식으로 재무제표를 보고 주식투자를 하는지, 그들이 분석하는 포인트를 알 수 있는 책입니다.
9. 『주식해부학』 배문호 저 / 지식과감성
‘좋은 기업을 알아보기 위한 재무제표 분석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좋은 기업’이란 주식 투자하기 좋은 기업을 뜻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회계사이면서 동시에 직접 주식투자를 하면서, 주식투자를 위한 재무제표 강의로 유명해진 강사입니다. 그런 만큼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0. 『개미마인드』 최병철 저 / 베가북스
“재무제표는 주식투자에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을 곱씹어 보면, 재무제표로 주가가 오를 기업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또한 얼마에 사고 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재무제표를 보지 않았던 걸까요? 아마도 재무제표와 주식투자를 연관지어 보기 힘들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어렵다는 재무제표와 주식투자 사이를 풀어보는 데 도전장을 낸 회계사가 있습니다. 이 책은 본인의 투자 경험이 담긴 파트1, “야, 이런 방법도 있네?” “무턱대고 종목을 고르는 게 아니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파트2, 현금흐름표, 재고자산, 굉장히 쉬운 재무제표 내용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파트3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들 모두 좋다고 추천드리는 이유는, 재무제표를 통해서 많은 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계지식 뿐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원문: 정자동 이과장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