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계사신데 증권가 3대 주식 강사로 더 유명하십니다. 나머지 두 분은 누구세요?
사경인: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강의를 갔는데 담당자분이 저를 3대 강사라고 소개하셔서 쉬는 시간에 여쭤봤습니다. 나머지 두 명이 누구냐고 그랬더니 한 분은 최일 교수님이라고, 외부에는 덜 알려져 계시지만, 증권사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분이 계십니다. CFA 출신이시고, 금융권에서 강의도 많이 하셨고 최근에는 일반인들 대상으로 콘텐츠도 만들고 계세요. 그리고 채권 쪽에 김형호 대표님, 이 두 분과 함께 과분하게 3대 강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참고로 요새는 이선엽 애널리스트가 유명하세요.
최: 회계사는 왜 되셨죠?
사경인: 좀 생뚱맞은 질문이네요(웃음). 어렸을 때 시골에서 공부 좀 했어요. 저희 동네에서 공부 좀 한다 하면 광주일고, 서울대, 사법고시 이런 테크트리를 타는데 전 공부하는 게 엄청 싫었거든요. 고3 때 원서 쓰는데 아버님은 끝까지 법대를 가라 하시고, 전 법대 가기 싫고…
그때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룸메이트가 자기는 무역학과를 갈 거래요. 왜 무역학과냐고 했더니, 거기 가면 회계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데 되게 괜찮다고… 그래? 그럼 나도 무역학과 가서 회계사 할까? 왠지 무역이라면 멋있는 것도 같고…
최: 무역학과랑 회계사가 무슨 관련이 있죠?
사경인: 그러게요. 근데 그때는 그랬어요. 군대나 무기에 관심 많던 제 친구는 무기재료공학과 갔어요. 유기재료, 무기재료의 무기를 군사무기로 알고… 기숙사에서 4명이 방을 같이 썼는데 그 친구 말 듣고 3명이 회계사 된다고 무역학과 갔어요. 회계사는 저만 됐고…(웃음)
최: ……
사경인: 이 녀석이 잘못 알고 얘기한 거였는데 저도 아버님께 법대 말고 무역학과 가서 회계사 되겠다고 설득을 했죠. 아버님도 시골에서 주변 분들한테 물어보시더니 회계사라는 직업도 나쁘지 않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자고 허락하셨죠. 입학하고 나서야 무역학과랑 회계사는 별 관계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근데 IMF 때 집안 형편도 안 좋아져서 밑천 없이 할 수 있는 거로는 회계사가 낫겠다 싶어서 회계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최: 회계사가 공부를 짧게 해서 되는 건 아닌 거로 아는데요.
사경인: 이거라도 해야겠다 하고 시작을 했는데 길어졌어요. 군대 안 가고 29에 붙었으니까.
‘묻지마 투자자’가 재무제표를 분석하게 된 이유
최: 투자는 언제부터 하신 거예요?
사경인: 진짜 제대로 한 건 한 2007년인데, 그때 유행이었죠 주식투자가. 금융위기 오기 전이었고, 주가지수 2,000 깨고 다 날아간다 하고 주식, 펀드 사면 다 부자 된다 할 때, 그때 시작을 했다가.
최: 했다가…
사경인: 2008년도에 박살이 났죠.
최: 그때가 회계사 할 때 아닌가요?
사경인: 네, 회계법인에 있을 때죠. 2004년에 시험 붙고 몇 년 회계사 생활해보니까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죽어라 일만 하지 월급도 많지 않고, 이거 모아서는 집 한 채 장만하다 인생 끝날 것 같고… 근데 2006~2007년 주식시장이 좋으니까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들 소식이 여기저기 들리는 거예요. 뭔가 노력한 것도 없어 보이는데, 주식을 샀다는 것만으로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 같으니까. 또 회계법인에 있으면 여기저기서 정보라며 들려오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그렇게 시작했죠.
최: 회계지식 있어도 별수 없던 건가요? 어떻게 투자하셨길래 확 고꾸라지셨나요?
사경인: 그냥 남들 모르는 정보라고 알려주면 샀어요. 후배 중에 주식을 잘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추천해주면, 뭣 때문에 좋다고 하는 건지 들어보고 말이 된다 싶으면 쫓아서 샀죠. 그렇게 투자하는 사람들 많잖아요? 회계사들도 비슷해요. 그렇게 그 친구가 알려준 종목으로 몇 번 재미 보니까, 점점 규모를 늘렸죠. 그러다 단 한 종목에 반 토막 나고 벌어놓은 거 다 까먹었죠.
최: 재무제표나 공시된 정보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정보로 돈을 번다, 이게 더 사람들이 혹하는 요소가 크죠?
사경인: 훨씬 섹시하죠, 그걸 약형·중강형·강형 이렇게 구분하기도 하는데, 중강형은 남들이 모르는 정보가 있으면 돈을 번다, 약형은 남들 아는 정보로도 벌 수 있다고 하죠. 제가 경험해 본 바로 우리나라는 중강형은 아닙니다. 약형이에요. 그래서 이미 공개된 정보만 가지고도, 이걸 활용해서 좀 더 안전하고 확률 높게 돈을 버는 방법이 아직 있다고 봅니다.
최: 묻지마 투자자가 그렇게 확 전환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경인: 증권사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어요. 증권사 직원들에게 회계나 재무제표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는 건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를 희생양으로 보냈더라고요. 선배 회계사들이 증권사 강의 가서 다 상처 입고 박살 나서 돌아오거든요.
최: 왜죠?
사경인: 회계사한테 회계강의 하라고 하면 차변, 대변 얘기를 많이 해요. 분개나 복식부기 이런 게 회계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니까. 근데 증권사분들은 되게 냉정하시거든요. 초 단위로 움직이는 주가를 쳐다봐야 하고 매일매일 결과가 나오는 전쟁터에 계시는 분들이니까. 그래서 차변·대변 얘기하면 1시간 정도 지켜보다가 조용히 손 들고 질문하세요. “그래서, 뭐 사야 하죠?”라고. 1시간 들었는데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 뭐가 좋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자변대변은 됐고 어떤 종목이 오를 것 같은지 얘기해 달라.
그런데 이 질문을 받으면 진땀 빼고 쭈뼛거리게 돼요. 사실, 회계사는 재무제표는 잘 알지만, 주식은 잘 모르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보고 감사는 잘하지만, 그걸 보고 주식투자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럼 이분들이 수업 듣다 말고 그냥 벌떡 일어나 나가 버리세요. 강의 도중에 일어나서 나가버리니까 상처 입고, 다시는 강의 안 하겠다고 하고.
그래서 다들 가서 공평하게 한 번씩 깨지고 오자고, 연차 낮은 저까지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도 궁금했어요. 재무제표를 가지고 어떻게 주식투자를 하지? 진짜 재무제표가 수익 내는 데 도움이 되긴 하나? 재무제표를 가지고 진짜 종목을 골라 투자해볼까? 이걸 제가 직접 겪어보고 검증하지 않으면, 투자할 때 재무제표가 중요하다는 뻔한 소리를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제가 직접 ‘어떤 종목을 사야 하지?’라는 관점에서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2009년 정도부터입니다.
최: 그래서 그 이후에는 수익 괜찮으셨나요?
사경인: 수익률은 두 자릿수는 나와요.
최: 1년에?
사경인: 제가 그때 한 번 계산해 봤는데 CAGR로 한 20% 정도 나오더라고요.
최: 헐, 올해도?
사경인: 올해는 박살 났죠. 근데 별로 신경 안 쓰고 타격도 크지 않아요. 제가 얼마 전에 강의하며 보여드린 적이 있는데, 작년에 +20%가 나고 올해는 -20%가 나더라도, 수익이 나쁘지 않아요. 작년 하반기부터 주식 비중을 많이 줄였거든요. 플러스 날 때 많이 벌었고, 마이너스 날 때 적게 잃었죠. 그래서 올해 수익률만 보면 마이너스가 크지만, 작년부터 누적해서 조회하니 2년간 수익률이 플러스 40% 정도 됩니다.
최: 오… 그럼 10년 정도 계산해 보셨어요?
사경인: 그건 조회가 안 돼요. 사정이 있어서 계좌를 몇 번 옮겼는데, 이게 금액이 계속 또 들어가면서 불어나니까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수익률보다 수익금으로 관리를 합니다. 수익률을 자꾸 계산하고 신경 쓰면 자꾸 거기에 휘둘릴 수 있어요. 저는 그랬어요. 100만 원으로 30만 원 벌고는 ‘와~ 30%나 수익 냈어. 나, 주식 잘하는데?’ 이렇게 돼요. 그리고는 1억, 10억이 되도 30% 수익이 안 나면 예전보다 수익률이 나빠졌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내게 돼요. 100만 원으로 30만 원 버는 것과 10억으로 1억 버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재무제표로 알아낼 수 있는 것: 거짓 회사, 비싸지 않은 회사
최: 초창기 재무제표 보고 투자하셨을 때랑 지금이랑은 또 많이 다르셨을 것 같아요.
사경인: 처음의 고민은 좋은 기업을 찾는 거였는데, 이제는 좋은 기업 찾는 건 별로예요. 좋은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면 망하는 케이스들이 많기 때문에.
최: 망해요? 좋은 기업이?
사경인: 회계사들이 자주 그러죠. 좋은 회사 찾아서 산 다음에 망해요.
최: 좋은 회사의 ‘좋은’은 대체 뭔가요?
사경인: 재무적으로 돈 잘 벌고 안정적으로 수익 잘 나는 회사죠.
최: 그럼 된 거 아닌가요?
사경인: 단순히 좋은 회사를 찾는 게 목표라면 굳이 재무제표 분석할 필요도 없죠. 삼성전자만큼 좋은 회사가 있을까요? 우리가 아는 업계 1위 회사들, 대부분 다 좋은 회사에요. 하지만 그 회사들의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건 아니잖아요. 아모레퍼시픽만큼 재무제표 좋은 회사도 드문데 주가는 3년 동안 하락했습니다. 중요한 건 싸게 살 수 있어야 해요. 좋은 회사라 해도, 그 가치보다 훨씬 비싸게 사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서 싸냐 비싸냐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해요.
최: 재무제표로는 싼 회사를 찾는 게, 그러니까 얘는 기본적으로 1만 원 짜린데 지금 5,000원 한다 이런 물건을 찾는 데 더 유용하시다는 거죠?
사경인: 네, 그 부분에서도 유용합니다. 싸게 산다는 건 가치보다 가격이 낮을 때 산다는 거예요. 주식의 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지니까, 우리는 주식의 가치를 계산해서 이걸 가격과 비교해야 합니다. 가치를 계산하는 걸 가치평가라고 하는데, 가치평가의 재료가 재무제표에요. 이익의 몇 배를 주던, 자산가치의 몇 배를 주던, 아니면 매출의 몇 배를 주던 결국 그 숫자들은 재무제표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재무제표를 모르면 가치평가를 할 수도 없고, 싼지 비싼지 판단하기도 힘들어지죠.
또 하나 재무제표가 유용한 건 안 좋은 회사를 걸러낼 때예요. 좋은 회사에 대한 정보는 여러 군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쇼핑하다 괜찮은 제품을 보고 제조회사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아니면 신문 기사나 보도, 애널리스트 리포트 등 다양한 곳에서 얘기를 들을 수 있죠. 심지어 너만 알라며 주변 사람이 호재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호재 대부분은 회사가 내부에서 흘리는 거예요. 회사가 스스로 우리 이렇게 좋은 회사라고 밖으로 흘리는 정보가 우리 귀에까지 들어오는 거죠.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호재를 밖에서 끄집어내기는 힘들잖아요. 근데, 이게 광고랑 비슷합니다. 스스로 우리 회사 이렇게 좋다고 자랑하는 건데, 그 광고만 믿고 살 거냐는 거죠. 광고에서 자기 제품 안 좋다고 하는 회사는 없잖아요? 그럴 때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도움이 돼요. 재무제표는 회사가 하기 싫은 얘기도 적어야 하니까, 감추고 싶은 부분이나 밖에 얘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도 확인할 수 있어요. 또 회사 말만 들어보면 이래서 대박, 저래서 대박이라 그러는데 이게 실제 회사 숫자와도 일치하는지 검증해 볼 수 있습니다.
거짓 회사를 걸러내는 것, 그리고 비싸지 않게 사는 것, 이게 투자할 때 재무제표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됩니다.
최: 근데 회계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감추려고 작정하면 또 감출 수도 있잖아요? 분식회계까진 아니더라도. 그런 부분을 찾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사경인: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포인트가 몇 군데 있어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회사가 이익을 늘리려고 하는가 줄이려고 하는가. 이 두 가지 포인트에서만 출발해도 돼요. 회사 현금흐름표의 현금하고 손익계산서 이익을 비교해보면, 현금이 안 들어오는데 자꾸 이익이 난다고 주장하는 회사가 있고, 현금은 들어오는데 이익이 안 난다고 주장하는 회사가 있어요. 그게 사실은 큰 힌트죠.
최: 현금이 없는데 이익이 난다고 주장하는 데는 블러핑이고, 반대인 경우에는 어떤 경우가 일반적인가요? 세금?
사경인: 돈 많이 들어오면 세금 줄이려고 이익을 줄이려는 회사들이 있고, 상장을 앞두었다거나 경영진이 바뀐다거나 이럴 때 올해의 실적은 안 좋게 만들어 놓고, 아껴 놨다가 내년에 쓰려고 그럴 경우에 들어오는 이익을 줄여서 반대로 보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게 반대가 보이면 사실 기회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 연말 매출을 내년으로 넘기거나 혹은 반대로 해 달라고 하는 것이군요. 그런 경우가 큰 기업은 더 많은 것 같아요.
사경인: 그걸 분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연말에 바겐 세일하는 것도 다 분식이 돼버립니다. 백화점이 연말에 세일 하는 게 분식은 아니잖아요. 대신에 그 흔적을 보는 겁니다. 연말에 가서 밀어내기 매출을 만들면 재고자산은 많이 줄고 매출채권이 늘어나는 대신 이익률은 떨어집니다. 숫자가 그렇게 나오는 원인이 뭘까, 회사가 뭣 때문에 이럴까 유추해 보는 거죠. 상장하는 회사들, IPO 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아요. 그럴 수밖에 없죠. 상장한 연도에는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다가 땡겨서 숫자를 좋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래서 정황하고 같이 봐야 합니다. 얘들이 왜 지금 돈이 안 들어오는데 이익은 난다고 그럴까, 반대로 돈 잘 들어오는데 왜 이익을 줄일까. 요새 말 나오는 것들인데, 합병하기 전에 삼성물산이 왜 아파트 래미안을 안 하고 접겠다고 했을까, 왜 삼성물산이 이익이 안 좋다고 계속 얘기를 했나. 그런 것들 있거든요. 이게 무슨 의도가 있는지, 그거에 맞춰가지고 숫자를 부풀리고 싶어 하는구나, 줄이고 싶어 하는구나, 근데 그 안에서 구체적으로 들어가다 보면 조금 어려워요. 소위 말하는 회계 처리를 알아야지 이해가 되는 숫자들이 나오니까. 그래서 현금과 이익을 비교하는 데서 출발하고, 정황을 살펴서 하나씩 공부를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최: IFRS 적용을 하면서 더 어려워진 거 같아서요.
사경인: 그렇죠. 유도리라는 게 생긴 건데, 그 유도리가 원래 취지는 나쁘지 않아요, 근데 그걸 악용을 하니까 문제죠. 근데 회계를 좀 아는 사람한테는 더 좋아졌어요. 악용하려는 의도를 볼 수 있게 됐으니까. 회계 처리하는 방식만 봐도 얘가 뭘 하려는지 의도가 보이는 거죠. 자유를 줬을 때 개성이 드러나잖아요.
최: 개인투자자들이 공시정보와 기업소개서를 같이 보면서 판단을 해야 하는 거잖아요.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그럼 어디부터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사경인: 밸류에이션부터 출발을 하라고 말씀을 드려요. 어차피 싸지 않으면, 들어가서 먹을 게 없잖아요. 이 회사가 좋은 회사냐 나쁜 회사냐를 다 펼쳐서 뒤지기에는 한참 걸리는데, 주가가 실적에 비해서 싸냐 비싸냐는 생각보다 빨리할 수 있어요. 그것부터 먼저 하고, 비싸다 싶으면 전 별로 뒤져보지도 않아요. 예를 들어 아모레 옛날에 30만 원 40만 원 할 때 들어가서 분석해 보면 다 좋아요. 근데 너무 비싸거든요. 이미 좋은 회사고, 중국에서 화장품 대박 나면 앞으로 더 성장할 거고, 그건 알겠지만 이 가격? 이익의 40배 60배? 이미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만 보기에 좋은 회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 회사가 좋다는 걸 이미 알고 베팅이 몰린 거죠. 전 반대로 다른 회사에 관심을 갖습니다. 어 잠깐만? 이 회사 싼데? 라는 회사부터 찾아요. 싼데 왜 싼 걸까? 분명히 쌀 때는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가 뭘까 그걸 찾으려고 들어가 봅니다. ‘비싼데 그럼에도 사야 하는 이유’를 찾을 거냐, ‘싼데 그럼에도 들어가지 말아야 할 이유’를 걸러낼 거냐의 관점이죠.
최: 실적에 비해 싸냐 비싸냐는 사실상 동종업계의 상대적인 비교밖에 안 될 것 같은데.
사경인: 그래서 저는 절대적인 비교를 합니다. 절대가치법이란 걸 써요. RIM(Residual Income Model)이라는 방법을 쓰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습니다.
최: RIM은 어떤 변수들로 절대가치를 계산하나요?
결과적으로는 ROE(Return On Equity) 하나예요. 이거저거 여러 변수가 들어가면 밸류에이션 모델이 아니라 장난질이 될 수 있거든요. DCF(Dividend Cash Flow model)가 딱 그렇죠. 온갖 변수가 들어가 버리니까. 제가 쓰는 모델에서는 ROE 하나만 고민하고 나머지 변수들은 시장에서 주어지는 값을 씁니다. 예를 들어, 할인율도 여러 변수가 조합된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을 써서 추정하지 않고 그냥 트리플B 회사채 수익률을 써요. 조합에 따라서 추정범위가 넓게 나오면 자기가 보고 싶은 쪽으로만 보게 되거든요.
저는 변수를 ROE 하나로만 두고 여기에 집중합니다.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이유도 바로 그 회사의 미래 ROE를 추정하기 위해서예요. 이 회사의 ROE가 내년에 얼마 정도 될지 추정하려면 회사에 대해서 잘 알아야만 가능해요. 소위 말하는 비용구조나 재무구조를 알아야지, 이게 매출이 20% 늘어나면 이렇게 저렇게 가서 ROE가 이 정도까지 올라가겠네 계산이 서는 거죠. 워런 버핏이 ‘잘 모르는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제 입장에서 회사 ROE가 추정이 안 된다면 제가 잘 모르는 회사가 돼요.
재무제표나 추정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일단은 시장에서 나온 컨센서스를 가지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애널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건 믿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추정하는 실적자료들은 참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초보자가 혼자서 해보는 것보다는 훨씬 정확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추정하니까. 그렇게 시장에서 예측하는 컨센서스를 일차적으로 쓰고, 만약 컨센자료가 없는 회사라면 그냥 그 회사 과거 평균 써요. 너네 뭐 대박 난다고 하는데 근데 지금까지 ROE 10%밖에 안 나왔잖아. 그러면 앞으로도 10% 나온다고 봤을 때 어느 정도 가치가 적정한 가치인지. 회사가 내는 ROE 가지고 계산해보면 적정가치가 5만 원 나오는데 지금 주가는 20만 원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가 앞으로 4배 이상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주가에 이미 다 반영이 됐네. 나 혼자 생각해낸 포인트, 아니면 나만 알게 됐다고 생각하는 정보가 남들도 이미 다 아는 거였네. 성장까지도 다 반영이 된 주가겠네. 이렇게 해석하게 됩니다.
최: 처음에는 밸류에이션을 절대가치 기준으로 잡고,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사경인: 첫 시작이 밸류에이션은 아닙니다. 일차적으로는 투자 후보군을 좁히는 데 그건 그때마다 달라요. 예를 들어서 지금 같은 장에서는 배당 많이 주는 회사들 위주로 찾을 거예요. 지금은 장이 안 좋은 것도 있고, 그다음 장의 문제도 있지만 제가 개인적인 관심이 배당주로 가 있어요. 배당이 많이 나와주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산을 주식이랑 채권, 이런 식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시스템자산이냐 투자자산이냐 이렇게 나누거든요. 시스템자산은 이걸 내가 들면 꼬박꼬박 수익이 나오는 거, 투자자산은 그 자산 자체의 가격이 움직여야 하는 거. 부동산도 내가 만약 월세를 준다고 하면 나한텐 시스템자산이 될 거고, 전세로 갭투자를 한다 그러면 그건 투자자산이 될 거고. 주식도 마찬가지로 시세차익을 노리면 투자자산이 될 거고, 꼬박꼬박 나오는 배당을 노리면 시스템자산이 되죠. 투자자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하면, 시스템자산으로 전환하는 게 좋아요. 제 관심이 그쪽으로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자산 많이 불리려고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그냥 내 통장에 한 달에 500만 원씩 꼬박꼬박 꽂히면, 그럼 나는 일생 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겠다, 그래서 자산이 막 움직이는 것보다 그냥 여기서 돈이 꼬박꼬박 나오는 게 좋죠. 시장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이 주식은 1년에 배당이 얼마씩 나와, 그러면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오래 들고 갈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저한테 삼성전자는 분기 배당이 매력적이에요. 배당을 1년에 4번씩 주는데 배당수익률이 금리보다 높다면 매력적이죠.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내가 사 놓은 주식인데도, 주가가 더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더 떨어져야 더 살 수 있으니까요. 배당수익률이 지금은 1%대지만 주가가 더 떨어져 준다면 2%, 3%로 올라가 주니까 나쁘지 않죠.
어렸을 때는 투자자산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배당주에 관심이 있고 그때그때 관심이 바뀌는데 거기에 맞춰 투자 후보군을 뽑습니다. 어떤 이벤트에 맞춰서 뽑을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잘못된 기사들이 나가면서 유보이익에 과세하겠다는 이상한 얘기들을 했었죠. 유보이익이 회사가 쌓아 둔 돈이라고 잘못 알려지면서 거기에 세금을 때려야 경제가 살아난다면서 무슨 환류세제 어쩌고 하는 제도가 만들어졌어요. 근데 그런 이벤트가 있으면 회사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거든요.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 다른 액션들을 취합니다. 그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할지 예측하고 모멘텀이 생길 종목들을 압축하는 식입니다.
최: 결국, 투자 후보군은 본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느냐인거네요. 그리고 트랜드.
사경인: 그렇게 후보군이 좁혀지면 그 안에서 좀 싼 애들이 뭐가 있을까, 절대가치로 밸류에이션을 하게 됩니다. 절대가치로 싼 애들이 나오면 그 뒤에 고민은 ‘왜 쌀까’에요. 왜 싼지 고민할 때는 재무제표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안팎으로 계속 왔다 갔다 움직입니다. 왜 싼지 알 수 있는 주식이 좋아요. 예를 들어서 그런 애들이 있거든요, 회사가 든 금융자산보다도 시총이 낮은 애들이 있습니다. 통장에 있는 현금하고 금융자산 가지고 빚을 다 갚으면 남는 돈이 시총보다 더 많아요. 지금도 대여섯 개 정도 그런 회사가 있거든요? 얘네들 왜 이렇게 싼지 고민하고 찾다 보면… 회사가 주가를 눌러 놓고 싶어 하는 게 보이는 거죠. 예를 들어 주가가 바닥인 상태에서 내부자매수가 계속 들어옵니다. 아들이 계속 사는 거예요. 원래 아버지 회산데 아들한테 물려줘야 하니까 계속 눌러놓는 거죠. 그러면 아 이거는 승계가 어느 정도 끝날 때까진 계속 눌러져 있겠구나, 어느 정도 승계가 끝나면 그때 뭔가 만들고 신사업을 하든지 그러겠구나, 그래서 그런 종목은 거기에 맞춰서 삽니다. 제 아들이 사요. 저희 아들도 주식계좌를 만들어 줬는데 아들놈 계좌에서 그걸 사요. 그 아들 클 때까지 너도 같이 가자. 내가 너를 재벌 2세로 태어나게는 못 해 줬지만 재벌 2세가 사는 걸 너도 사 줄게 이런 식으로. 이런 종목은 당분간 재미없을 겁니다. 아들 지분확보가 끝날 때까지는 계속 재미없겠지만, 그렇다는 걸 알고 예상하기 때문에 투자하면서 걱정은 안 되죠. 주가 오르지 않는다고 조바심낼 필요 없이 아들 세뱃돈 생길 때마다 사주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왜 싼지를 알면 기다릴 수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모른 체 무턱대고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투자하게 되면 기다리는 게 힘들어요. 말이 쉬워 장기투자지, 진짜 누구 말대로 약 먹고 한 3년 자다 깨지 않는 이상 버티기가 힘듭니다. 싼데 왜 안 오르지, 도대체 왜 안 오를까. 내가 놓친 다른 악재가 있나? 이러다가 결국 못 기다리고 던진 다음에 ‘주식은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봐, 역시 테마주에 올라타야 하나 봐’ 이렇게 되거든요.
최: 업종에 따라서 그게 잘 통하는 게 있고 안 통하는 게 있을 거 같단 느낌이 들거든요. 고전적인 회사들 있잖아요, 제조업이라든지 자산 많고 그러면 맞을 것 같은데, IT 쪽은 좀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요?
사경인: 맞아요. 저런 식으로 밸류에이션을 하고 나면 바이오, 화장품, IT 같은 업종, 사람들이 관심 갖고 시장에서 기대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비싸다고 나올 겁니다. 그러면 얘는 이렇게 비싸도 된다는 근거를 찾아야 하는데 그걸 저는 못 찾겠어요. 그냥 쉽게 이쪽 업종은 3배를 줘도 돼, 이쪽은 4배를 줘, 이쪽은 5배를 줘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근데 그건 그냥 주가가 거기서 움직이니까 거기에 맞춰서 4배, 5배를 주겠다는 거예요. 싸냐, 비싸냐의 판단은 가격하고 가치를 비교해서 내리는 건데… 시장에서 4배를 주니까 4배를 줘도 된다는 건 그냥 가격하고 가격을 비교하는 겁니다. 시장이 맞다는 전제를 하고 시장 평균하고 비교를 하는 건데, 저는 시장이 항상 맞다고는 생각 안 하거든요.
최: 왜죠?
사경인: 시장이 맞다면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반 토막이 나고, 1주일 사이에 기업가치가 20%씩 변한다는 얘기가 되겠죠. 2008년엔 주가가 6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났고, 몇 주 전에도 지수가 1주일 만에 20%나 빠졌잖아요. 그런 움직임이 정말 기업가치를 반영해서 나온 걸까요. 평균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순간순간을 보면 오히려 맞는 순간이 별로 없는 거죠.
최: 화장품, IT 같은 쪽은 거의 안 보시는 건가요?
사경인: 네, 잘 안 보게 돼요. 화장품, IT라서 안 보는 게 아니라 비쌀 때는 안 봅니다. 이벤트 때문에 잠깐 들어갈 때는 있어요. 시장에서 관심이 뜨거운 주식들이 저한테는 잘 안 맞았어요. 제가 계좌를 구분해서 투자해 봤거든요. 초기에는 자금 목적에 따라 계좌를 따로 뒀는데 그다음에는 스타일에 따라 따로 둬 봤어요. 나는 어떤 스타일 투자가 수익이 제일 잘 나오나. 그 계좌 중에 소위 말하는 테마나 이벤트 계좌도 있었습니다. 회계사이고 증권사에 강의도 많이 다니다 보니까 계속해서 어떤 얘기들이 들려오거든요. 소위 말하는 내부 정보라며 들어오는 얘기도 있고 하니까… 근데 결국 저는 그게 더 수익이 안 났어요. 그게 맞다 틀리다 얘기는 못 하겠지만, 내가 가진 정보력 가지고는 수익이 안 나는구나, 그래서 저는 그 방식의 투자를 아예 접었던 거고. 오히려 그냥 재무제표 보면서 길게 갔던 계좌들, 핫한 업종보다는 저평가된 쪽에서 비교적 수익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스타일이 맞구나를 알게 되는 거고.
최: 대표님도 가치투자자?
사경인: 그렇죠. 저는 모든 투자는 가치투자라고 봐요. 사람들이 가치를 어디에다 두느냐의 차이일 뿐 투자라는 건 어떻게든 가치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재무제표와 숫자를 바탕으로 두고 가치를 측정하는 거고, 누군가는 차트나 수급을 보고 싸다 비싸다 판단을 하면 그게 또 가치투자일 수 있다고 봐요. 가격하고 가치를 비교하는 과정이 있어야 투자라고 볼 수 있겠죠. 그게 없으면 트레이딩이라고 봅니다.
가치와 가격을 비교한 다음, 싼데 왜 싼지 이유를 알겠다는 때가 오히려 저는 좋아요.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회사가 앞으로 좋아진다’만 보는 것 같아요. 가격이 가치보다 높다면 회사가 앞으로 좋아진다는 게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는데 확인을 해보지 않아요.
최: 나는 잘 알겠다, 가 지식이 일천한 상태에서 그건 굉장히 위험한 걸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짬이 있어야지 되는 건데, 거꾸로 얘기하면 짬 없는 놈들은 투자하면 안 되나요?
사경인: 그래서 짬이 없는 초기에는 싼 종목부터 찾는 연습을 하는 게 좋아요. 내가 틀리더라도 손해가 작거든요. 아, 이게 싼 이유가 내가 생각했던 부분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거구나. 잘 못 판단했던 거구나 하더라도 손해가 크지 않습니다. 이것 때문에 싸나, 저것 때문에 싸나 어차피 싼 거였기 때문에. 내가 해소되길 기다려야 하는 포인트를 잘못 잡았을 뿐이지, 이유를 잘 못 파악해서 더 떨어지는 케이스가 많지는 않으니까.
일반인들이 투자하면 대부분 손해 볼 확률이 높습니다. 그 이유가 좋은 회사를 못 찾아서가 아니에요. 잘 모르는 초보자가 보기에도 괜찮다고 덤빌 때는 누가 보더라도 좋은 회사일 확률이 높습니다. 테마에 사기당한 게 아니라면. 근데 돈을 못 버는 이유는 비싸게 들어갔기 때문이에요. 누가 보더라도 좋아서 이미 가격은 원래 가치보다 몇 배가 되었는데 이 가격에 대한 판단을 잘 못 하니까. 일반 물건은 그냥 가격이 높으면 비싼 거, 낮으면 싼 건데 주가는 좀 다르거든요. 250만 원이던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하고 5만 원이 됐는데도 둘이 같은 가격이라고 하니까. 주식 수 때문에 5만 원과 250만 원이 같은 가격인 거죠. 판단이 잘 안 돼요. 그래서 무턱대고 회사가 좋다, 앞으로 더 좋아진다만 보고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가치를 따져보고 싸게 들어가는 것부터 연습을 해야 됩니다.
아예 하지 않거나, 열심히 공부하거나
최: 대표님이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건?
사경인: 사실은 그걸 안 정해 두려고 해요. 투자는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거고 그래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게 뭐든지 상관없다고 보거든요. 그게 뭐 가치투자가 됐든 차트투자가 됐든. 대신 자기 생각이 있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 생각이 없으면 이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투자랑 관련된 의사결정은 제가 보기에 정말 높아야 70% 맞고 30% 이상 틀릴 텐데, 틀렸을 때도 가져갈 게 있어야 하거든요. 자기 생각 없이 다른 사람 말을 듣고 사면 남는 게 없습니다. ‘어? 저 사람이 저거 괜찮다고 해서 샀는데 떨어지네’ 하면 얻게 되는 건 딱 하나에요. 아, 앞으로 저 사람 말은 듣지 말아야겠구나. 그리고는 다른 전문가라는 사람들 찾으러 다니고 계속 그걸 반복합니다.
자기 생각이 있어서 ‘나는 이렇게 판단해서, 이것 때문에 투자했는데 잠깐만, 내 생각대로 안 되네? 그러면 내가 뭘 놓쳤던 거지? 내 생각에서 어떤 것들을 보완을 해야 하지?’ 이렇게 살을 붙여 나가고 개선을 해나가고 피드백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게 내공이 쌓이는 거고 발전하는 거죠.
최: 강연할 때 수강생들이 가장 어려워한 부분은 어떤 건가요?
사경인: 회계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다들 어려워하세요. 숫자나 모델도 그렇죠. 이게 저희가 말로 했을 때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은 별로 없는데 아까 할인율 같은 거 얘기할 때 CAPM 나온다거나, 여러 가지 것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극소수는 좋아하는 분도 계시지만 모델로 들어가면 조금 어려워하세요.
최: 어려워도 필요하니까 말씀해주시는 거잖아요?
사경인: 그렇죠. 중요한 건 ‘왜냐?’인데 그 ‘왜’를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왜 가격이 쌀까? 왜 가격이 비쌀까? 그리고 왜 가치 평가에 이런 걸 써도 되고, 이런 건 안 써도 될까. 이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숫자가 많이 나와요.
최: 결국 모르면 투자하지 말아라…
사경인: 그렇죠. 제 책 제목도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잖아요. 책에 맺음말로 그 말을 썼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마지막 결론이 둘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 하나는 주식이 어렵구나, 제대로 공부해야겠구나. 아니면 주식이 어렵구나, 하지 말아야겠다. 아예 안 해야겠다거나 할 거면 공부를 제대로 하고 해야겠구나 둘 중 하나로.
최: 그럼 강연에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 거죠?
사경인: 우선 왜 투자할 때 재무제표를 읽으라고 하는지에 대해서… 필요성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건 안전벨트거든요. 투자란 게 8-9번 성공하다 1번 깨지면 그냥 끝나 버릴 때가 많아요. 아마 대부분 느끼실 거예요. 작년 재작년 주식이 재밌구나, 신나구나 했는데 이번에 장이 이렇게 되는 순간 여태 벌었던 게 다 없어지는… 40% 올라갔다 10% 떨어지면 다 없어지거든요. 계속 자기는 투자금을 불려가야 하니까, 1,000만 원일 때 40% 올랐는데 1억 투자했더니 10% 빠져 버리면 끝나 버리는 거니까. 그래서 안전장치 차원에서 재무제표는 꼭 봐야 하고, 그렇다면 볼 때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 건지. 사람들이 재무제표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데 왜 어렵냐면, 만드는 입장에서 봐서 그렇거든요. 근데 투자자가 재무제표 만들 필요 없잖아요? 투자자 입장에서 꼭 봐야 하는 재무제표, 기본적인 부분부터 공부가 필요한 부분까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경인] 재무제표 모르면 절대로 투자하지 마라(12/20)
강연내용_세줄요약
- 주식투자에 있어서 재무제표에 관한 지식은 필수다.
- 주식으로 돈을 못 버는 건 수익이 낮아서가 아니라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 손실을 줄이면 수익률이 오른다. 재무제표로 위험한 회사를 걸러라.
누가 이 강연을 들으면 좋을까요?
- 재무제표에 대한 지식 없이 투자하는 투자자 모두
- 겁 많고 보수적인 투자자
이 강연을 들으면 뭐가 남나요?
- 투자자 입장에서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할 재무제표의 포인트를 알게 됩니다.
- 위험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려가는 투자의 기초를 알게 됩니다.